남성도 골다공증 나타난다

폐경 여성에게 나타난다는 인식과 달라

일반적으로 골다공증은 폐경 후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여성 질환’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남성에게서도 골다공증은 많이 나타난다. 유럽과 미국에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반골절을 앓는 환자의 3분의 1은 남성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문링크)

오기원 한림대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팀은 2004년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한바 있다. 40세 이상 남성 152명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 허리등뼈에서 3.9%, 엉덩이뼈에서 5.9%의 유병률을 보였다. (원문링크)

이번 조사를 보면 한국 남성의 골감소증 유병률은 30~50%로 상당히 높게 나왔다. 특히 고연령, 마른 체형, 흡연, 성장호르몬결핍 등은 남성 골다공증의 위험군으로 꼽히기도 했다. 즉, 폐경 이후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골다공증이 남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골다공증은 남성과 여성에게서 모두 나타나지만, 연구는 주로 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젊은 백인 여성'의 골밀도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은 정상적인 뼈의 모습이며, 오른쪽은 골다공증에 걸린 뼈의 모습

골다공증은 남성과 여성에게서 모두 나타나지만, 연구는 주로 여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젊은 백인 여성’의 골밀도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사진 왼쪽은 정상적인 뼈의 모습이며, 오른쪽은 골다공증에 걸린 뼈의 모습 ⓒ Anatomy & Physiology (http://cnx.org/content/col11496/1.6/)

골다공증은 지금까지 폐경기 여성이 주로 걸리는 질병으로 알려져있었고, 그 가설 아래 골다공증 검사나 진단, 치료가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남성에게서도 골다공증이 많이 나타나며, 특히 ‘골절’로 인한 결과는 남성에게서 훨씬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이는 연구에 있어 성(性) 차이가 적용되지 않았기에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젠더혁신의 측면에서 본다면 남성의 골다공증 연구도 한가지 사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심장질환을 포함한 여러 연구는 남성에게서 주로 많이 나타난다고 생각했고 그를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많이 발표되기도 했다. 즉, 여성이 표준으로 세워진 남성에게서 벗어난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반면 골다공증은 진단 모델이 ‘젊고 건강한 백인 여성’이었다. 이들의 골밀도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정 반대의 ‘나이 많은 남성’에게 노출된 위험 요소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게 세워지지 않았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진단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래서 젠더혁신의 한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근에는 골다공증과 관련된 연구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 남녀의 질병 진행경과를 고려하고, 각 성별이 가지고 있는 특정적인 모델을 참고하여 질병의 위험 요소를 평가하는 것이다.

우울장애 있는 남성, 골다공증 위험률 높아

지난 4월, 남성에게 노출된 골다공증 위험요소 한가지가 밝혀졌다. 바로 우울장애이다. P.H. 라우마(Rauma) 이스턴핀란드 대학교(University of Eastern Finland, Finland)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은 주요 우울 장애가 되풀이 되는 남성은 골밀도 수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원문링크)

물론 개인의 몸무게와 골밀도를 측정한 뼈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항우울제 복용이 낮은 골밀도 수치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4세 이상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 928명을 대상으로 각각 팔뚝, 척추, 골반 등 주로 사용하는 뼈에 대한 골밀도 검사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주요 우울 장애 여부는 임상 면접을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계속해서 우울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신체 부위 중에서도 팔뚝의 골밀도가 낮게 나타났다. 우울장애를 1회 경험한 사람의 경우, 엉덩이 골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울장애와 골밀도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우울증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장기간 계속되는 우울증에 걸리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염증지표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s)라는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 약물이 뼈 건강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먹은 약이 뼈 건강을 약화시키게 된 것이다. 이런 순환구조가 반복되다보면 뼈가 약해져 골다공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우울증이 골다공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를 뒷받침하며, 우울장애가 있는 여성처럼 남성 역시 같은 상황에서 골밀도가 낮아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성·젠더 분석을 통한 남성 골밀도 연구

지난 2002년 미국 질병통제관리국(CDC)은 기존의 골다공증 정의와는 다른 내용을 밝히기도 했다. 백인 여성 집단을 제외하고는 다른 집단의 저골밀도의 정의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골다공증이 백인 여성만 걸리는 질병이 아니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골다공증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여 남성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에 취약한 소수집단을 포함하여 더 많은 환자를 포함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새로운 연구를 위한 시발점 중 하나는 바로 성·젠더 분석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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