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은 짧은 다리, 불룩한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때문에 덤벙거리는 하루를 보낼 것 같지만 사실은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며 온종일 바다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성실한 일상을 사는 동물이다. ⓒ게티이미지
‘펭귄 마을’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남극 킹조지 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 펭귄은 짧은 다리, 불룩한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때문에 덤벙거리는 하루를 보낼 것 같지만 사실은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며 온종일 바다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성실한 일상을 사는 동물이다.
여름이면 북극으로, 겨울이면 남극으로 떠나는 동물행동학자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매년 한 번씩 남쪽의 끝과 북쪽의 끝으로 날아가 그곳에 사는 동물의 행동 생태를 연구한다. 그런 그가 남극에서 부지런히 뒤를 쫓으며 연구하는 동물은 펭귄이다.
12월부터 2월 사이는 남극에도 여름이란 계절이 찾아오는 시기다.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것만으로 ‘여름’과 ‘따듯하다’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곳. 남극에 여름이 오면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5000여 쌍은 킹조지 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라 불리는 펭귄 마을에 모여 부지런히 둥지를 만들고 알을 부화해 새끼를 키운다.
펭귄들이 새끼를 키워내느라 두 달 남짓한 짧은 여름을 압축해서 사는 바로 그 시기에, 이원영은 남극의 킹조지 섬으로 날아가 세종과학기지에 짐을 풀고 매일같이 펭귄 마을을 찾는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펭귄 박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평소 현장에서의 과학적 발견을 사람들과 나누는 데 관심이 많아 SNS는 물론 네이버 오디오클립, 팟캐스트, 한국일보 연재 등으로 극지와 펭귄, 동물과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부지런히 전해왔다.
하지만 이 책에는 ‘펭귄 박사’ 이전에 ‘펭귄 덕후’인 그의 면모가 더욱 짙게 담겨 있다.
펭귄의 성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진심이 글과 그림으로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동물을 향한 애정과 그들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한 연구자의 기록이 아주 먼 극지의 동물을 새롭게, 그리고 아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펭귄의 여름 ⓒ 생각의힘
저자는 어릴 적 좋아하는 곤충을 채집하고 재미 삼아 키워보려 했다가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금방 죽어나가는 모습에 자신의 애정이 잔인함이었음을 깨달았다. 그 후로 표현의 방식을 ‘채집’에서 ‘바라보기’로 전환해, ‘바라보기’로 동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동물행동학자가 되었다.
이 책은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의 생활과 펭귄의 생물·생태학적 특징(수면, 잠수 깊이와 시간, 번식과 성장, 취식지, 깃갈이 등)을 다양하게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한 인간이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귀여운 생김새 때문에 너무나 쉽게 유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펭귄. 그러나 펭귄은 사실 남극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동물이다.
인류에게 언제나 신비로운 장소인 남극과 매년 여름 한곳에 모여 번식을 이어가는 5000여 쌍의 펭귄을 관찰하는 과학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펭귄과 극지에 대한 지식은 물론 동물과 함께 지구에 공존하는 한 생물종으로서의 인간을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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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남극 앞바다의 기후 변화가 태평양 수온과 열대 지역 비구름에 미치는 효과를 규명했다. 16일 UNIST에 따르면 도시환경공학과 강사라 교수 연구팀은 기후 모델(Climate Mode) 실험으로 남극 앞바다의 냉각이 적도 태평양의 수온을 낮춘다는 내용을 입증했다. 특히 남극 앞바다의 온도와 열대강우(비구름) 사이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밝혔다. 남극 앞바다가 차가워지면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고, 그 영향으로 열대강우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으면 더 덥고 불쾌하게 느껴지는데, 상대습도를 반영해 산정하는 체감온도인 '열파 지수'(HI)가 최근 잦아진 극단적인 기온에서 실제 인체가 느끼는 온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열파 지수를 토대로 여름철 위험 경보를 발령하는데 인체가 느끼는 온도와 많게는 2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제시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기후학자 데이비드 롬프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NWS가 이용해온 기존 열파 지수의 한계를 보완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환경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음식물에 들어 있는 글루코스(포도당)는 우리 몸이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인다. 암세포도 자기 복제를 하는 데 엄청난 양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종양이 성장하려면 암세포의 복제에 필요한 여러 가지 합성 작용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포도당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암세포가 흡수한 포도당에서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지 않고 대부분 폐기물로 반출한다고 여겼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배중면·이강택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이찬우 박사 공동 연구팀이 상용 디젤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개질(Reforming) 촉매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디젤은 수소 저장 밀도가 높고 운반·저장이 쉬워, 개질을 통한 수소 공급 장치를 트럭 보조전원장치 등 모바일 연료전지 시스템에 적용하려는 연구가 지속돼왔다. 연구팀은 촉매 입자 내부의 금속 나노입자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용출 현상을 통해 합금 나노입자를 형성해 촉매 성능을 향상하도록 촉매를 설계했다.
광도(밝기)가 급격히 떨어졌던 오리온자리의 가장 밝은 α별인 적색초거성 '베텔게우스'가 별의 표면인 광구(光球)의 일부가 대형 폭발로 날아가는 '표면질량분출'(SME)을 겪고 서서히 회복 중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텔게우스의 SME는 태양의 바깥 대기에서 플라스마를 대량 방출하는 '코로나질량분출'(CME)의 약 4천억 배에 달하는 관측 사상 전례가 없는 것으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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