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잡한 코로나19, ‘전염병 X’의 패턴”

바이오코리아 2020 코로나19 특별세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백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모더나, 이노비오 등의 임상시험이 코로나19가 발견된 지 4개월 만에 진행됐는데, 이처럼 빠른 대처에는 ‘전염병 X’에 대한 연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가 국제 감염병 기구 CEPI가 대비하고 있었던 ‘전염병X’의 패턴과 일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 게티이미지뱅크

제롬 김(Jerome H. Kim)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전 세계 최악의 팬더믹(대유행)을 몰고 온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상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바이오코리아 2020(BIO KOREA)’의 기조 연설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백신 개발의 중요성과 함께 안전한 백신 개발을 촉구했다.

최악의 바이러스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언제 될까

18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되는 ‘바이오코리아 2020(BIO KOREA)’는 올해 특별히 ‘코로나19 특별세션’을 마련해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해 각국의 노력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기존의 전염병보다 코로나19의 백신 개발 시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 바이오코리아 2020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기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확진자는 전 세계 누적 490만 명, 사망자는 31만 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동향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렇게 전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 백신을 만들 수는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포유류 사이에 감염되는 ‘난잡한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우리가 에볼라 사태로 알 수 있는 것은 발병 기간 내 백신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백신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금액과 오랜 연구 기간이 필요하다. 에볼라는 최악의 바이러스였지만 9개월 내 유행이 잦아들었다. 서둘러 백신을 연구한 기업들 중 대부분이 수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업계에서는 통상 5~10년이 걸린다고 본다. 백신은 안전성이 최우선 과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1차부터 3차 임상시험이 필수다. 안전을 위한 1상, 면역성을 위한 2상을 통해 백신이 의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내는지 알아보고 3차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이 충족돼야 비로소 인기 있는 백신이 된다.

이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약 5억에서 15억 달러. 하지만 불행하게도 천문학적인 비용과 기간을 투자하더라도 백신이 세상에 나오는 일은 요원하기만 하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3차 임상시험을 거치고 FDA 승인이 나기까지 약 93%의 백신은 실패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동안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등장해도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쉽게 백신을 만들기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는 상황이 긍정적이다.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 최악의 바이러스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전염병을 연구하는 국제기구 창설에 앞장섰다. 국제 민간 공동기구인 감염병 혁신연합(CEPI)은 지난 2017년 1월 출범한 후 10억 달러 이상의 기금을 모아 유행병 백신에 투자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16개월, 임상시험 앞당겨 가능

감염병혁신연합(CEPI)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 X’에 대해 대비하기 시작했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바로 ‘전염병X’의 패턴을 보였다”며 “1월 중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의 유전자 배열을 발표한 후 4개월 만에 백신 임상시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때 준비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혁신연합(CEPI)의 지원을 통해 백신을 만드는 4개 단체는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와 이노비오, 유럽의 큐어백, 퀸즐랜드 대학이다. 이 중 모더나와 이노비오는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섰다. 표적 집단에 대한 시험 단계까지 진입한 것.

19일 코로나19 특별세션에서 이정은 수젠텍 부사장은 자사가 개발한 항체 진단 방식을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바이오코리아2020

이제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전염병의 백신 연구개발 기간을 1/3 이상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때문에 기존의 1, 2차 임상시험을 하나의 단계로 만든다. 이렇게 하면 6개월~18개월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축 과정이 백신의 안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제롬 김 사무총장은 이를 위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을 3~4년 이상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의 안전성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와 불신감 조성은 전염병 종식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 18세기 천연두를 막기 위해 우두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팔에서 소가 자라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두 백신은 최상의 선택이었다. 우두 백신 덕분에 1979년 WHO는 천연두의 종식을 선언할 수 있었다.

한편 19일 열린 코로나19 특별 세션에서는 전 세계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의 ‘방역 효자’ 아이템인 진단키트 개발 현황과 수출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효과를 보기 전까지 코로나19 대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규모의 신속한 진단 검사가 해답이다. 국내 진단키트의 우수성은 전 세계에 우리나라가 의료강국임을 각인시켰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임채승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높은 농도의 병원체를 가진 검체를 이용한 급속 진단(RDT)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 시간을 40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분자진단(PCR)은 급속 진단(RDT) 대비 잠복기 상태인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를 잡아낼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지만 방법이 복잡하고 비싼 기구와 훈련된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임 교수는 처음부터 100배 농축된 병원체를 이용하여 기존의 급속 진단법의 문제점을 보완한 ‘등온유전자 증폭법’을 소개하며 연구결과 리얼타임 PCR 검사법에 크게 떨어지지 않은 우수한 감도와 속도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정은 수젠텍 부사장은 자사가 개발한 항체진단 방식을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식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분자진단(PCR)은 바이러스 자체를 확인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무증상이었을 때는 음성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이 부사장은 “항체는 감염이 되면 바로 생기기 때문에 앞으로 항체 신속 진단법이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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