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꿈과 희망을 보여주는 ‘햇빛 영화관’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39) 샤이니와 스파크

아무리 소득 수준이 낮은 저개발국가의 주민들이라 할지라도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문제는 저개발국가의 경우, 이 같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공연장이나 전시장 같은 시설은 물론, 영화관처럼 가장 기본적으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장소도 극히 부족한 상황이다.

저개발 국가 주민들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적정기술이 영화관과 악기 등을 제공하고 있다 ⓒ Sudha Kheterpal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적정기술 전문가들이 저개발 국가 주민들을 위한 ‘햇빛 영화관’과 ‘일석이조 악기’를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태양광으로만 작동하는 프로젝터 개발

크지는 않지만 이동할 수 있는 영화관으로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한 적정기술 단체는 삼성그룹이 운영하는 ‘창조 랩(Creative Lab)’과 사회혁신 전문 투자 컨설팅 기업인 미스크(MYSC)의 ‘햇빛 랩(Hatbit Lab)’이다.

두 단체가 적정기술을 활용해 작은 영화관을 만들게 된 계기는 아프리카 말라위에 사는 한 소년의 편지 때문이었다. 이 소년은 자신의 꿈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꿈을 이룰 방법을 알려달라고 편지로 요청했다.

전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이라면, 이 같은 꿈을 이루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소년이 사는 마을은 가난한 나라인 말라위의 여러 지역 중에서도 특히 열악한 환경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두 단체의 연구원들은 전기 공급 없이도 태양광을 낮에 저장해 두었다가, 이를 밤에 스크린을 비추는 에너지로 바꿔주는 ‘햇빛 영화관’ 개발을 구상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마침내 태양광 에너지만으로 작동하는 프로젝터인 ‘샤이니(Shiny)’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완성된 샤이니의 구조를 살펴보면, 직육면체의 외관은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무 상자 안에는 폐휴대폰과 태양광 충전 패널이 연결되어 있고, 값싼 렌즈가 부착되어 있어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한 샤이니 프로젝터를 통해 밤에 영화를 볼 수 있다 ⓒ Hatbit Lab

이에 대해 햇빛 랩의 관계자는 “태양광 프로젝터인 샤이니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10만 원이 조금 넘는 11만 원”이라고 밝히면서 “단돈 11만 원으로 아프리카 말라위의 마을 주민들이 밤마다 행복해질 수 있는 영화관이 완성되었다”라고 소개했다.

두 단체는 햇빛 영화관을 완성한 후, 자신들에게 영감을 제공해 준 말라위의 소년을 제일 먼저 초청했다. 그날 밤,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이 소년의 눈앞에는 햇빛 영화관이 제공하는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졌다.

햇빛 영화관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자금과 인력을 제공한 창조 랩의 관계자는 “이 작은 영화관 하나가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어린이들에게는 희망을 안겨준다는 사실에 감격했다”라고 언급하며 “값싸고, 누구나 만들 수 있고, 이동까지 가능한 태양광 프로젝터를 통해 아프리카 곳곳에 밤마다 작은 영화관이 열리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현재 햇빛 영화관은 말라위 외에도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여러 지역에 보급되어 있고, 네팔 같은 세계의 오지 마을에도 속속 공급되고 있다.

리듬 악기가 흔들릴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 이용

우리나라의 적정기술로 개발한 햇빛 영화관이 아프리카 오지 마을에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면 영국의 발명가가 만든 악기는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즐거움과 에너지 보급이라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발명가이자 연주자인 ‘수다 케테르팔(Sudha Kheterpal)’은 아프리카를 방문했다가 전기가 없어서 밤이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러면서 과거 드러머로 활동하던 시절에 흥미를 느꼈던 관심사가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연주자 시절에 관심을 가진 분야는 바로 타악기의 움직임이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친분이 있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악기를 이용한 에너지 발전장치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주하면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악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스파크(SPARK)라는 이름의 이 악기는 흔들었을 때 나는 소리로 박자를 맞출 수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할 수도 있다.

악기는 흔들었을 때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스파크 ⓒ Sudha Kheterpal

스파크의 원리를 묻는 말에 대해 케테르팔 연주자는 “스파크를 연주하면 내부에 탑재된 자석이 구리 선 코일로 만들어진 솔레노이드(solenoid) 중심 사이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전기가 생성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스파크에 내장된 배터리에 에너지가 충전되기 때문에 낮에 연주 과정을 통해 충전하면 저녁에 전구를 밝힐 수 있다. 충전식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어서 10분 정도를 흔들면 소형전구를 1시간 정도 밝힐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된다는 것이 케테르팔 연주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케테르팔 연주자는 “스파크는 리듬 악기로 유명한 쿠바의 마라카스(maracas)와 비슷하다”라고 소개하며 “흔들면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비록 적은 양이지만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충전된 스파크에는 USB 포트가 장착되어 있어서 전구를 연결하면 밤에도 공부할 수 있고, 핸드폰을 연결하면 급한 연락을 할 수도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아프리카 지역에 많이 보급되고 있는 모바일 뱅킹 사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786)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