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숲 복원이 기후 변화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며, 숲이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탄소의 3분의 2를 포획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가 나왔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4일 자에 발표된 이 연구(세계의 나무 복원 가능성, The global tree restoration potential)는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자랄 수 있는지,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그리고 숲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지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도시나 농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세계 삼림지역을 3분의 1 정도 더 증대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밝혀냈다. 면적으로 치자면 브라질보다 큰 미국 넓이 정도다.
일단 새로 조성한 숲이 무성해지면 산업혁명 이래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3000억 톤의 대기 중 잉여 탄소량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2050억 톤을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제1저자인 취리히 연방공대(ETH-Zurich) 크로터 교수 랩의 장-프랑수아 바스탱(Jean-Francois Bastin) 박사는 경작지와 도시에서 나무를 재성장시킬 수 있는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하고, 임업을 겸한 농업(agroforestry)과 함께 도시지역의 나무들이 기후변화를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동영상)
“지금 행동하면 100년 전 수준으로 되돌려”
이 연구 보고서는 무엇보다 이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기후는 이미 변하고 있고, 새로운 숲을 조성할 수 있는 토지는 해마다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도로 제한하더라도 삼림 복원 가용 면적은 2050년이면 5분의1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톰 크로터(Tom Crowther) 교수는 “우리 모두는 숲 복원이 기후 변화를 막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이해하지 못 했었다”며, “이번 연구는 숲 복원이 현재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후 변화 해결책임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이를 위한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지금 행동한다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최대 25%까지 줄여, 거의 100년 전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숲이 성숙해 이런 가능성을 실현하려면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 크로터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현존하는 숲을 보호하고 다른 기후 해결책들을 가동하는 동시에 화석 연료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는 실천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 걸쳐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모든 가용 토지가 있는 지역. 현재 삼림이 있는 지역과 복원에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을 합한 것이다. ⓒ ETH Zurich / Crowther Lab
행동 계획을 위한 벤치마크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의 정부간 패널(the UN’s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이 제시한 미래 시나리오에 따르면,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로 제한하려면 에너지 사용이나 운송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급격히 줄이더라도 2050년까지 수십억 헥타르의 숲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그 같은 주장을 처음으로 평가하고, 나무들을 어느 지역에 복원할 것인가 그리고 그럴 경우 얼마나 많은 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이 시나리오의 예측이 “현재의 기후 상태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달성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다.
현재 지구상에는 55억 헥타르의 숲이 있고(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적어도 토지의 10%는 나무로 덮여있으며 인간의 활동이 없는 땅으로 정의), 나무가 우거진 곳은 모두 28억 헥타르로 추산된다.
크로터 랩은 현재 도시가 있거나 농경지로 사용되지 않는 인간 활동이 적은 지역 가운데 17~18억 헥타르에 나무를 재성장시킬 수 있고, 이중 9억 헥타르에서는 숲을 울창하게 조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지역이 원래 초지나 습지였던 곳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나무가 자랄 수 있는, 생태계가 저하된 곳이라는 점이다.
만약 농경지와 도시 지역이 포함된다면 추가로 14억 헥타르의 토지에서 나무가 재성장할 수 있고, 7억 헥타르는 숲이 우거질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숲이 복원될 가능성이 있는 곳의 절반 이상을 다음의 6개국에서 찾아냈다. 즉 러시아(1억5100만 헥타르), 미국(1억300만 헥타르), 캐나다(7800만 헥타르), 호주(5800만 헥타르), 브라질(5000만 헥타르), 중국(4000만 헥타르) 등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세계 여러 숲 복원 계획의 목표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효과적인 삼림 관리와 복원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더 나은 국가 차원의 숲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초 48개국이 2030년까지 3억5000만 헥타르의 삼림 복원을 목표로 하는 본 챌린지(Bonn Challenge)에 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연구팀이 확인한 결과 이들 국가의 10%는 숲 성장에 적합한 토지보다 훨씬 많은 땅을 숲으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한 반면, 43% 이상은 새로운 숲을 조성할 수 있는 지역의 절반 이하만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해 숲 복원에서의 국가 간 불일치를 드러냈다.
시베리아와 같은 북부 아한대 숲 지역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삼림 면적이 증가할 것을 예상되나, 열대우림에서의 기후온난화에 따른 손실에 비하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 Wikimedia
기후 온난해지면 나무 잘 자란다?
이번 연구는 또한 일부 기후모델이 기후 변화에 따라 지구의 숲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나무가 자라는 면적이 평균 30~40%를 차지하는 시베리아와 같은 북부 아한대(Boreal) 숲 지역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삼림 면적이 증가할 것을 예상된다. 그러나 이는 통상적으로 숲이 90~100%를 차지하는 열대우림에서의 기후온난화에 따른 손실에 비하면 과대평가됐다는 것이다.
크로터 교수는 숲 복원과 관련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정부의 행동이 필수적이지만, 숲복원은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해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후 변화 해결책”이라며, “누구나 직접 나무를 기를 수 있고, 숲 복원 기구에 후원을 하거나,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직접적인 나무 측정치를 환경 특성과 연결해 지구상에서 나무가 자랄 수 있는 가능한 곳을 양적, 공간적으로 나타낸 최초의 연구로서, 세계 삼림 관측 자료와 구글 어스 엔진(Google Earth Engine)의 무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작업했다.
연구팀은 북극의 툰드라에서 적도의 열대우림까지 인간 활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보호구역의 우거진 삼림을 분석해 8만개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분석한 다음, 각 생태계 삼림의 자연적인 수준을 추산했다.
이어 구글 어스 엔진에서 기계 학습으로 각 생태계 숲의 우거짐 정도를 결정하는 10개의 토양과 기후 변수를 확인해 현재의 환경조건에서 숲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는 곳을 매핑하는 예측 모델을 생성했다.
이와 함께 2050년도에 수풀이 얼마나 우거질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 잘 알려진 세 개의 기후모델을 사용해 각 변수에 대한 변화를 업데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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