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열대 빙하 사라질 위기

파푸아의 푼착자야 빙하 10년 내 사라질 듯

적도 인근에도 빙하가 존재한다. 탄자니아의 킬리만자로와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의 푼착자야(Puncak Jaya) 산에 있는 빙하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열대 빙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9일 ‘미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푼착자야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 10년 내로 사라질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의 관심은 주로 북극과 남극 빙하 해빙에 쏠려 있지만, 열대 빙하는 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규모를 체감하는 척도가 된다.

2014년 촬영한 푼착자야 빙하. 과거보다 많이 축소된 상태다. © Adventure Consultant

2014년 촬영한 푼착자야 빙하. 과거보다 많이 축소된 상태다. © Adventure Consultant

열대 빙하, 온난화에 더 큰 영향 받아

해발고도 4884m인 푼착자야 산 정상의 평균 온도는 해수면보다 약 34℃ 낮아지게 된다. 인근 지역의 기온을 고려하면 연중 내내 0℃보다 조금 낮거나 비슷한 온도를 유지해서 빙하가 존재하므로 기온이 1도만 상승하더라도 많은 것이 변하게 된다.

과거 사진을 보면 푼착자야 빙하가 지금보다 훨씬 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빙하의 축소는 꽤 오랫동안 지속된 것이지만, 최근 들어 급속히 빨라지는 추세다.

푼착자야 빙하의 2010년 모습. © Lonnie Thompson

푼착자야 빙하의 2010년 모습. © Lonnie Thompson

2019년 촬영한 푼착자야 빙하로 9년 만에 약 75%가 사라졌다. © Ana Maria Giraldo

2019년 촬영한 푼착자야 빙하로 9년 만에 약 75%가 사라졌다. © Ana Maria Giraldo

연구를 주도한 오하이오 주립대 ‘버드 극지 기후 연구센터(Byrd Polar and Climate Research Center)’의 로니 톰슨(Lonnie Thompson) 교수는 이런 현상을 ‘탄광 속의 카나리아’라고 표현했다. 과거 광부들이 탄광의 유해 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일산화탄소 등에 유독 민감한 카나리아를 갱도 안에 넣어뒀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톰슨 교수는 “파푸아의 빙하가 전 세계에서 일어날 일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열대 빙하가 가장 먼저 사라질 것이고, 다른 빙하들도 확실하게 같은 전철을 밟게 된다”라며 푼착자야 빙하를 탄광 속 카나리아처럼 기후 위기의 징조로 여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10년 안에 푼착자야 빙하가 사라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마도 다음번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빙하가 완전히 녹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2016년에도 엘니뇨 현상이 심해지면서 빠르게 녹았던 전례가 있다. 엘니뇨는 자연현상이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 영향이 증폭되었다.

빙하 용해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톰슨 연구팀은 2010년부터 푼착자야 빙하를 감시해왔다. 빙하 주변의 대기 구성과 온도를 관측하기 위해 얼음 시추공을 뚫었다. 그때도 빙하는 줄어들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빙하가 150년 전부터 녹기 시작했지만, 지난 10년 사이 해빙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원들은 빙하의 윗부분과 아랫부분 양쪽 모두에서 녹은 흔적을 발견했다. 2010년 시추를 통해 와이어 로프로 연결된 PVC 파이프를 빙하 속에 설치했는데, 빙하가 줄어들면서 남은 부분을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얼마나 많은 얼음이 녹았는지 관찰했다.

2015년 11월 말뚝을 측정했을 때 약 5m의 로프가 드러나면서 빙하 표면이 연간 약 1m의 속도로 녹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2016년 5월에 다시 측정한 결과, 약 0.74m의 로프를 추가로 발견하여 6개월 동안 용해량이 급격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2010년부터 2018년 사이에 줄어든 표면적은 무려 75%에 이른다.

소멸하고 있는 페루의 우아이따빠야나(Huaytapallana) 빙하. © Zachary Bennett

소멸하고 있는 페루의 우아이따빠야나(Huaytapallana) 빙하. © Zachary Bennett

다른 열대 빙하도 사라지고 있어

톰슨 교수는 “열대 빙하는 작고 더 따뜻하기 때문에 기온 상승에 훨씬 취약하다. 주변 온도가 녹는점에 가까워서 조금만 기온이 상승해도 쉽게 녹아버린다”라면서 킬리만자로나 페루의 쿠엘카야(Quelccaya) 같은 빙하가 곧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기후 변화로 빙하 주변의 공기는 점차 따뜻해지고 있다. 또한, 비가 눈으로 변하는 고도를 바꾸기도 한다. 과거에는 빙하 위에 눈이 내려 해마다 얼음 쌓이도록 도움을 줬지만, 지금은 종종 비가 내린다.

물은 눈보다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빙하 위에 있는 물을 증가시키면 더욱 따뜻해져서 얼음이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톰슨 교수는 “만약 열대 빙하를 죽이고 싶다면 그냥 물을 뿌려라. 물은 온수 드릴처럼 얼음을 뚫고 곧장 암반까지 도달한다”라고 말했다. 강우량 증가는 열대 빙하에 곧 종말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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