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다양한 전문가의 시각을 한 자리에, 「기후위기와 나」

[사타가 간다]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제2회 컨퍼런스

‘사타가 간다’는‘ ‘사이언스타임즈가 간다’의 줄임말로, 과기계 이슈가 있는 어떤 곳이든 리포터가 찾아가 관련 인터뷰·현장 취재·리뷰 등을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3월 25일 금요일,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모여 ‘기후위기와 나’라는 주제로 다양한 시선과 담론을 나누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및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공동주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원으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작년 10월에 이어 제2회를 맞이했다.

이 날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기후학자, 문명학자, 교사, 기후정의활동가, 과학기술사학자들의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졌으며, 또한 zoom을 통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으로 온라인으로만 70명 이상의 접속자를 유지했다.

3월 25일 열린 ‘기후위기와 나’ 컨퍼런스, 온라인으로도 코멘트가 제시되는 등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진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컨퍼런스였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1부 – “인류가 2℃ 내에서 기후위기를 막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기후과학자이자 현재 기상청 정책자문위원인 부경대학교 김백민 교수는 ‘기후위기와 티핑포인트’라는 주제로 발제했는데 티핑포인트에 대한 색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지구의 시스템은 복잡하기에, 하나의 티핑포인트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 여러 요소에서 티핑포인트가 존재한다”며 “티핑포인트보다는 티핑 요소가 더 맞는 말”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IPCC 기후변화 보고서로부터 기인한 ‘티핑포인트 2℃’라는 개념이 고착화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또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티핑포인트’를 촉발하는 것만이 기후위기의 유일한 돌파구”라며 금융시장(투자), 정보, 거주지, 규범과 가치, 교육, 에너지 생산과 저장 등 6가지의 티핑 요소를 말했다.

이어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의 정준호 교수가 ‘기후위기와 건강의 위기’라는 주제를 맡아 ‘지구’보다는 ‘인간’에 초점을 맞춘 담론을 들려주었다. 기후 위기에 따른 감염병 증가의 위험성을 촉구하며 “연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주요감염병 발생률이 4.27%씩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2017~2018년부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감염병이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를 통해 보았듯 초기에 감염을 충분히 통제하지 못하고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지 못하면 감염 및 변이위기가 증가한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또한 “현재의 생태적 접근보다는 투약 중심의 대응 과정에서 과도한 탄소발자국이 남는다”며 감염병에 대한 생태적 접근 및 대응과 의료분야에서의 탄소배출량 감소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부의 발제 후 패널 토론은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과학기술경영정책 이종민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플로에의 청중과도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김백민 교수는 IPCC와 다른 방식으로 티핑포인트를 바라보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질문에 “인류가 2℃ 내에서 기후위기를 막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십니까?”라 반문했다. “연 500억 톤의 탄소를 쓰며 살고 있는데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2050년까지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2℃는 넘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벌써 1.2℃가 올랐고, 이제까지의 추세를 보면 2030년에는 1.5℃를 넘어설 것”이라 답하며 “지킬 수 없는 목표점을 보며 현실성 없다고 하기보다는, 3℃라는 굉장히 위험하더라도 지구를 구할 수 있는 희망이 남아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목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준호 교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적인 의료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정준호 교수가 언급한 수치에 의하면, 전 세계 탄소배출량에서 의료분야가 4위를 차지한다. 또한 한국에서도 탄소배출량의 5.3%가 보건의료분야에서 나오며, 한국의 보건의료분야 세계배출량 순위가 8위일 정도로 그 양이 상당하다. 정준호 교수는 이에 비해 “의료계 대응은 아직 활발하진 않다. 국제적 단체도 최근에야 활발히 활동을 시작했으며, 한국에서는 치과협회 등에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하는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이제 초기 단계인 만큼 다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며 소회를 표했다.

 

2부 – 희망은 어디에… 교육은, 정의는, 연대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2부의 시작은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원정현 교사가 ‘기후 변화 교육 : 지구 시스템의 물질 순환 개념으로 접근하기’라는 주제로 열었다. 원정현 교사는 현 기후변화교육의 여러 문제점을 말했는데, ‘환경’교과가 필수가 아닌 선택교과로서 그 선택률 추이가 점점 감소하는 추이임을 지적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우는 과학지식이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좋은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연계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 현 기후교육의 현실”이라며, ‘누가 이산화탄소를 만드는가?’,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화학공정의 과정과 엔트로피의 법칙 등 과학지식과 접목시켜 답해주었다. 또한 이를 “일상의 실천을 기후위기와 연결하는 교육”과도 접목시켰다.

다음은 기후정의활동가인 김선철 활동가가 ‘기후위기와 사회 (부)정의’라는 뜻깊은 주제로 발제를 열었다. 김선철 활동가는 빈부와 불평등과 자본주의, 기후정의와 부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지구적인 기후극복을 위해서는 ‘기후위기의 주범’인 선진국과 기업들이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후위기에 따라 동물이 입는 피해, 그에 따른 생태적 책임을 말하며 기후위기는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타자화하고 대상화하는가. 생태계와 그 속의 생명들까지 생각을 하는가”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와 같은 결과는 체계와 시스템에 실수가 있거나 잘못돼서가 아니라, 의도대로 잘 작동했기 때문이다”라 말하며 “지금의 패러다임과 시스템을 바꿔야한다”,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은 이들의 목소리를 새로운 주체로서 등장시켜야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동국대 다르카말리지 박진희 교수는 ‘기후변화담론과 과학기술학 연구’라는 주제로 마지막 발제를 맡았다. 박진희 교수는 일전의 기후회의론자들이 주류 기후학을 공격하며 지구온난화 부정론을 어떻게 확산시켜나갔는지를 추적했다. 또한 ‘로컬 연대’를 강조하며, “기존의 ‘하나의 지구’라는 단일장소 패러다임은 연대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예시로써 인도에서 자체적으로 미래 기후에 관한 지식을 모으는 플랫폼 ‘INCCA(Indian Nehdtltwork for Climate Change Assessment)’를 언급하며, “글로벌 기후모델로 인식론적 의미가 사라졌던 국가영토가 의미를 얻으면서, 인식론적 주권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역지식과 지역연대에 대한 희망을 표했다.

2부 토론은 한밭대 인문교양학부 유상운 교수가 맡았고 많은 질답이 오갔다. 같은 질문에 여러 발제자가 각자의 관점에서 대답을 하거나 서로의 코멘트를 하는 등의 의견교환이 이루어졌다.

원정현 교사는 토론을 통해 “우리나라의 환경교육은 기후위기의 현상은 설명하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이 되어있지 않다”며 교육의 쇄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에 김백민 교수는 “교육 분야의 사회적 티핑 포인트”를 언급하며 동의하는 한편, 박진희 교수의 발제에 대해서도 “크게 공감한다”며 “기후변화 담론이 너무나 글로벌하게 흘러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IPCC의 담론을 그대로 수용하지 말고, 우리나라 정부와 학계가 로컬하게 비판적으로 해석해서 국가에 도움이 되는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외에도 김선철 활동가는 “현재의 시스템에서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새로운 주체를 만들어낼 것인가. 비판적인 담론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가”의 어려움과 깊은 고민을 털어놓았으며, 이에 박진희 교수는 “의식만 갖고 우리가 바뀔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분명 아니다”라며 공감하는 한편, “우리 사회는 아직 ‘나도 뭔가를 직접적으로 해보자’ 이 정도의 차원은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부분이 있다”며 희망을 표했다. 더불어 “시민과학과 시민연구소, 지방의 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쪽에서 그리고 실천과 활동 쪽에서 지식을 축적해나가는 지역사회의 힘, 거기서 희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표했다.

 

시민과 전문가들이 오프라인 광장에서 만날 날을 꿈꾸며

이번 컨퍼런스를 주관한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는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과학기술연구자들, 과학문화활동가들, 과학기술정책전문가들, 과학기술 관련 교육을 받고 있거나 과학문화에 참여하는 시민구성원들 등으로 구성된 단체이다. ‘과학기술과 사회’라는 교양학술지를 출판하고, 시민사회친화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일을 한다. 추후 과학기술사회 뉴스레터 발행과 과학기술 정책위원회도 출범할 예정이다.

또한 1년에 두 차례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지난 컨퍼런스는 작년 2021년 10월 ‘성찰적 팬데믹’이라는 주제로 열렸으며, 올가을에 제 3회 컨퍼런스가 예정되어 있다.

‘기후위기와 나’ 컨퍼런스 오프라인 참석자들에게 제공되는 교양학술지와 책자이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야하는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전문가들의 의견이 오가고 시각이 보태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청중으로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다채로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을 듣는 것도, 미처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는 것도 모두 유익한 시간이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참석자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더 적극적으로 교류할 기회가 부족했다는 점이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연관을 고민하고 이것이 실제 변화를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대가 반드시 수반되어야한다. 이후 팬데믹이 종료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열릴 과학기술과 사회 컨퍼런스에 있어, 더 많은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넓은 광장에서 만나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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