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사이버 안보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첨단기술에서 우위를 장악하기 위한 ‘독한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과거 패권 경쟁과는 달리 기술패권이 경제패권으로 바로 이어지는 현시점에서, 세계 1·2위 경제 강국의 전방위적 충돌과 대립이 주변국들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이렇게 복잡해진 양상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을 모색하고, 발 빠르게 실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른바 ‘기술패권 시대’에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술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방향의 전략이 필요할까.
각계에서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26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제455회 과학기술정책포럼을 개최해 ‘과학기술혁신 거버넌스의 방향성’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26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제455회 과학기술정책포럼을 개최해 ‘과학기술혁신 거버넌스의 방향성’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STEP 과학기술정책포럼 캡처
환경의 변화, NIS에도 혁신이 필요
이민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혁신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혁신정책 거버넌스 체계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제발표를 통해 말했다.
기술패권시대로 진입한 지금, 지식생산방식은 매우 복잡해졌다. 관련 요소들의 융합과 통합, 이동은 비선형성을 갖기 때문에 효율성 강화를 위해서는 포괄적인 조정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
우리나라는 정부 부처들의 자체 R&D 사업이 확대되면서 정부의 혁신정책 거버넌스의 역할이 강조돼왔다. 또한, 당면한 국가·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국가혁신시스템(NIS)을 설계·구축했다.
따라서 현재 NIS 구조 안에서 대학·기업·출연연으로 구성된 연구인프라는 사회적 이슈에 정합한 솔루션을 제시해왔고, 더 나아가 의제 도출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지식-기술’, ‘기술-시장’의 구조가 다면화·다층화되고, 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정책 거버넌스에는 ‘혁신’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 위원은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하면서 “‘지식-기술-시장’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정착되면서 지식이 바로 시장에 직접 이동 가능한 유연한 구조의 거버넌스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지식-기술’, ‘기술-시장’의 구조가 다면화·다층화되고, 환경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층위별 역할 강화한 新거버넌스 구조 필요
이날 포럼에서는 ‘환경 변화’, ‘거버넌스의 구조 변화’라는 두 축의 균형 맞추기가 주요 논점이었다. 다시 말해 기술패권 시대로 상징되는 세계정세 변화에 적합한 연구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 거버넌스의 ‘수직적 조정’ 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직적 조정’은 상위 컨트롤타워로부터 전략이 고안되고, 전략기획과 예산배분, 사업기획관리 과정을 거쳐 사업을 수행하게 되는 전형적인 ‘탑다운(Top-down)’ 구조다. 이 같은 구조의 단점은 분야별 중장기 계획이 난립하고, 부처 간 경쟁 구도는 고조되지만, 실제 사업 수행 단계에서는 협업 구조가 형성되지 않아 주체 간 역량 차이가 드러나고 경직적 운영으로 인해 미흡한 성과 도출의 위험이 있다.
토론에 참여한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캐치업(Catch-up) 경제에서 스타트업(Start-up)경제로 넘어왔다. 이제는 산업생태계를 유지하는데 ‘컨트롤타워’보다 ‘협업’이 중요한 시대라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구조가 이렇게 확연히 변화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의 R&D 방식이 유지되면 기술패권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덧붙여서 이 위원과 토론 참가자들은 컨트롤타워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혁신성장 전략 분야의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해 전략과 종합조정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기술패권 시대로 상징되는 세계정세 변화에 적합한 연구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STEP 과학기술정책포럼 캡처
아울러 이 위원과 박현성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기초연구 분야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은 “현재 범정부차원의 종합적 연계조정체계가 구축되지 않아 대학의 고유 기능인 연구와 교육이 분리돼 있지 않다.”라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2017년 이후 기초연구사업에 대해 꾸준히 지원을 확대해오고 있다. 연구 분야의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기초연구는 새로운 기술개발의 보고(寶庫)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온 이유이다.
박 교수도 “대학은 혁신적 인력 양성의 인큐베이터”라며, 대학에서의 기초연구가 기술패권 시대의 경쟁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연구현장에서는 연구 환경 조성에 많은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융합분야 연구 추진이 미진하고 연구 수행과 평가 및 관리시스템이 주객전도된 상황이라는 것. 이러한 현장 의견을 반영해 2022년부터는 제도개선 계획안이 제시되었는데, 이에 대한 실효성을 기대하려면 ‘새로운 균형’ 찾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510)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잉여 영양분을 세포 안에 축적해 살이 찌게 하는 '백색 지방세포'를 영양분을 태워 없애는 '갈색 지방세포'로 바꾸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과 고명곤 교수팀이 전북대 안정은 교수팀과 공동으로 TET(Ten-eleven translocation) 단백질을 억제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화 되고, 기존 갈색 지방세포는 더 활성화돼 열량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처럼 몸에서 나는 냄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알아보고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친구를 맺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보다 체취가 비슷할 가능성이 높으며,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확인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케미가 맞는다'라는 말을 많이 해왔는데 실제로 후각 차원에서 화학(chemistry)이 작용하는 셈이다.
기후변화로 대기 중 오존 농도가 짙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후변화와 오존을 주제로 한 현안 보고서를 27일 홈페이지(www.nier.go.kr)에 공개한다. 보고서는 그간 나온 국내외 논문·통계자료·기사 등을 종합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오존 농도는 1989년 0.011ppm에서 2020년 0.03ppm으로 상승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물체 전자광학 감시 시스템(OWL Net)으로 누리호 탑재 위성들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누리호가 성능검증 위성과 더미 위성을 궤도에 무사히 올려놓은 것을 확인한 것이다. 천문연은 누리호 발사 당일인 지난 21일 오후 8시 20분부터 모로코에 있는 OWL Net 2호기로 추적을 시작해 22일 낮 12시 52분 3초와 오후 1시 3분 26초 사이에 발사체 3단과 더미 위성을 관측했다.
노화는 인간을 비롯해 모든 동물의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장수'의 상징이 돼온 일부 거북 종은 놀라울 정도로 적은 노화 현상만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최신호에서 이런 증거를 제시한 두 편의 논문을 나란히 다뤘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생태학 부교수 데이비드 밀러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팀은 거북은 물론 양서류와 뱀, 악어 등을 포함한 사지 냉혈동물 77종의 노화와 수명을 비교했다.
유방암은 흔한 암 유형 가운데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유방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30만 명에 달한다. 유방암도 초기에 찾아내면 대체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부위로 전이된 상태에서 발견되면 훨씬 더 치료하기 어렵다. 암의 전이는, 원발 암에서 떨어져 나온 '순환 종양 세포' 클러스터(CTCs)가 혈류를 타고 다른 기관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양을 형성하는 것이다.
화성 탐사 후발주자인 중국이 미국보다 2년 앞서 화성 암석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것이라고 중국 우주탐사 관계자가 밝혔다. UPI 통신과 우주 전문 매체 '스페이스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의 화성탐사 미션 '톈원(天問)1'을 설계한 쑨쯔어저우 연구원은 지난 20일 난징대학 개교 120주년 세미나에 참석해 우주선 두 대를 활용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가져오는 '톈원3호' 계획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