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정보 활용해 산사태 예측한다

조기경보시스템 개발…산사태 단계별 위험등급도 제공

최근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한 펜션이 무너진 토사에 파묻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면서 산사태가 일어난 것. 이 사고로 펜션을 운영하던 일가족 3명이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산사태가 더 충격적인 것은 지난 2011년 서울 우면산에서 벌어졌던 산사태의 악몽을 다시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면산 지역에는 시간당 113㎜의 물폭탄이 떨어지면서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났다.

지난 2011년에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재난 현장 ⓒ wikipedia

이처럼 산사태 문제가 장마철에 조심해야 하는 재난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처하기 위한 국내 연구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기상정보와 연동하는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 및 산사태 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기상정보 연동시킨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 개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장마철만 되면 해마다 크고 작은 산사태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빗물이 땅에 스며들면 토양이 물을 머금어 무거워지면서 암반에 붙어있지 못하고 중력에 의해 아래로 쓸려 내려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해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내리고 있는 올해 장마로 인해 전국에 있는 산지의 토양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은 시기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장마에 강풍까지 더해지면 산사태 발생 확률은 급격히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태풍 같은 강풍은 ‘풍압(wind pressure)’이 존재한다. 풍압이란 바람에 의해 물체가 받는 압력을 가리킨다. 강풍에 의해서 건물이나 구조물이 무너지는 것처럼 지반 구조가 약한 산에 강풍이 불면 산사태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국내 연구진이 지금까지 밝혀진 산사태 발생 원인에 더해 기상정보까지 활용한 새로운 산사태 재해 예방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산사태 발생 위치 및 발생 시점, 그리고 피해 범위를 미리 예측하여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 개발의 주인공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환경연구본부 소속의 산사태 연구팀이다. 이 팀의 연구진은 한반도 지질 및 지반 특성에 최적화된 산사태 모니터링 기술과 물리적 기반의 산사태 예측 기법을 적용한 기상정보 연동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했다.

기상정보와 연동된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 ⓒ 지질자원연구원

기상정보와 연동된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은 강우정보 분석 시스템을 통해 예측된 강우정보를 바탕으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을 평가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산사태가 발생했을 시, 피해 위험지역을 빠르게 선정할 수 있다. 또한 산사태 발생 위험에 따라 산사태 조기 경보 발령도 가능하다.

강우정보 분석 시스템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의 기상청 예보 자료와 기상레이더 분석 자료, 그리고 지질자원연구원의 강우 모니터링 자료를 매시간 수집하고 분석하여 활용한다.

이렇게 확보한 강우정보 분석 시스템을 활용하여 연구팀은 현재 지리산 국립공원의 천왕봉 일대를 대상으로 개발된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을 시범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연구지역 내에 위치한 4개소에 산사태 모니터링 스테이션을 설치하여 시범 구축된 산사태 조기경보시스템에 대한 정확도 및 활용성 검증을 완료했다.

산사태 조기 경보도 중요하지만 산사태 발생 이후 피해 범위를 산정하는 것도 필수 작업 중 하나다. 산사태 피해 범위 산정 기술은 산사태 발생 위치에서의 붕괴 토사량과 붕괴 토사의 도달거리를 계산하고, 토석류의 유동 및 퇴적 특성을 경사도 인자로 변환하여 산사태 피해 범위를 산정한다.

이 기술 역시 연구지역인 지리산에서 산사태 발생 이력과 강우정보를 바탕으로 산사태 발생 재현 계산을 실시한 결과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도심지역을 대상으로 개발된 기술을 확대 적용하여 실시간 산사태 조기 경보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제공하는 산사태 정보

산사태 예방에는 발생 가능성이 있는 위험 지역처럼 산사태 전반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도 한몫을 한다. 이 같은 산사태 전반에 대한 정보는 산림청이 운영하는 ‘산사태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산사태정보시스템 홈페이지의 ‘위치 검색’ 메뉴에서 거주지를 설정한 뒤 ‘정보 보기’를 누르면 해당 지역의 산사태 위험등급을 확인할 수 있다. 산사태 위험이 매우 높은 1등급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5등급까지, 모두 5단계로 분류된다. 이 같은 단계는 과거 산사태 발생 자료를 바탕으로 등급을 나눴다.

하지만 산사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워낙 다양해서 등급이 낮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산림청의 조언이다. 실제로 일가족이 숨진 경기도 가평의 펜션은 산사태 위험등급이 5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5등급은 산사태 가능성이 ‘매우 낮음’이다.

산사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산사태정보시스템 ⓒ 산림청

한편 산림청은 모바일로 산사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스마트 산림재해’도 서비스하고 있다. GP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통해 현재 위치에서의 산사태 위험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산림재해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자신이 위치한 지역의 산들이 갖고 있는 산사태 위험 정도를 주의보와 경보로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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