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기독교 상징 ‘물고기 문양’의 비밀

[이태형의 생활천문학] 이태형의 생활천문학 77

오는 일요일은 예수님이 태어나신 성탄절이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생일만큼이나 성탄절을 손꼽아 기다린다. 물론 산타할아버지의 선물 때문일 것이다.

인터넷에는 산타할아버지의 위치를 알려주는 사이트도 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에서 운영하는 산타 추적 사이트(www.noradsanta.org)가 바로 그곳이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12월 24일 오후 4시부터 이곳에서 산타할아버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산타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멋진 성탄절을 맞이하기 바란다.

산타 추적 사이트 www.noradsanta.org. ⓒ 이태형

산타 추적 사이트 www.noradsanta.org. ⓒ 이태형

성탄절 저녁 북서쪽 하늘에는 북십자성으로 알려진 십자가 모양의 별자리가 보인다. 그리고 남쪽 하늘 중앙에는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된 물고기자리가 보인다. 기독교에서 예수님을 상징하는 물고기 문양의 기원이 밤하늘의 물고기자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밤하늘의 별자리가 어떻게 예수님과 관련될 수 있었을까?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된 물고기 문양의 기원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예수님을 상징하는 물고기 문양

물고기 문양은 오래 전부터 예수님의 상징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 기원은 로마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의 폭정 속에서 몰래 회합을 가졌던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을 알리는 암호로 물고기 문양을 사용하였다. 서로가 기독교인인 것을 확인하기 위해 한 사람이 먼저 한쪽 호를 그리면, 다른 사람이 나머지 호를 그려 물고기 모양을 완성하였다. 또 회합 장소를 알리기 위해 물고기 문양을 그 장소에 표시하기도 했다.

물고기 문양과 익투스 ⓒhttp://www.welcomehomeoc.com/thefish.htm

물고기 문양과 익투스 ⓒhttp://www.welcomehomeoc.com/thefish.htm

기독교에서 물고기 문양이 최초로 등장한 것은 서기 2세기경으로 알려져 있다. 2세기 후반에는 로마 제국 전체에서 쓰였고, 3,4세기경에는 전 세계로 퍼졌다. 그 후 물고기 문양 안에 ‘물고기’를 뜻하는 익투스(ΙΧΘΥΣ, 이크티스라고도 읽는다)라는 그리스어가 적힌 문장이 널리 사용되었다. 익투스는 ‘하느님의 아들이자 구원자인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말로 알려져 있다.

물고기 문양이 기독교의 상징으로 쓰이는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있다.  천문학에서는 물고기 문양의 기원을 황도 12궁 중 하나인 물고기자리에서 찾고 있다.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하늘의 지점이 춘분점이다. 춘분점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날 태양이 위치하는 곳이다. 지구의 그리니치 천문대와 같은 지점이 바로 하늘의 춘분점인 것이다. 춘분점은 지구의 세차 운동으로 인해 26,000년을 주기로 바뀌는데,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양자리에 춘분점이 위치했다. 따라서 점성술이 만들어지던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양자리가 황도 12궁중 제 1궁이었다.

춘분점은 매년 조금씩 서쪽(시계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예수님이 탄생하던 시기에 양자리에서 물고기자리로 옮겨졌다. 당시 로마 제국의 박해를 받던 초기 기독교인들은 예수님의 탄생으로 춘분점이 새로운 별자리로 이동했다고 생각했고, 예수님의 시대를 물고기자리 시대로 불렀다.

이러한 이유로 당시 기독교인들은 물고기 문양을 자신들을 나타내는 표식, 혹은 암호로 사용한 것이다.

황도 12궁. ⓒ 천문우주기획

황도 12궁. ⓒ 천문우주기획

춘분점이 물고기자리로 옮겨 온지 2000년 이상이 지났다. 황도 별자리가 모두 12개이기 때문에 춘분점이 한 별자리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2100년 정도이다. 앞으로 100년 정도 안에 춘분점은 다음 별자리인 물병자리로 이동하게 된다.

서양의 점성술사들 중에는 이 시기에 새로운 구세주가 등장하여 물병자리 시대를 열 것이라고 예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물병자리 시대를 과학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유토피아적인 시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십자성

성탄절 저녁에 보이는 십자가 모양의 별자리는 백조자리이다. 백조자리는 전체적으로 커다란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북십자성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북십자성은 세로가 가로보다 긴 로마식 십자가의 모양을 하고 있다. 백조자리는 여름철 별자리지만 저녁 하늘에 지는 때가 바로 12월 하순인 성탄절 무렵이다.

기독교인들은 성탄절 무렵 서쪽 하늘에 걸려 있는 북십자성을 보며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북십자성보다는 남십자성이 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남십자성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남반구 하늘의 별이다.

요즘 저녁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서쪽 하늘의 금성이다. 금성의 밝기는 1등성보다 무려 100배 이상 밝다. 따라서 저녁 하늘에서 “와!”하는 탄성을 지르게 하는 것이 바로 금성이다.

백조자리는 금성의 오른쪽으로 약 60도 정도 떨어진 곳에서 볼 수 있다. 십자가의 아래쪽 끝 양 옆으로 두 개의 밝은 별을 볼 수 있는데 오른쪽이 직녀이고 왼쪽이 견우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습도가 내려가서 대기가 투명해지고, 그만큼 별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번 성탄절은 날씨가 맑아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달이 없어서 별을 보기에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맑은 하늘 아래서 밤하늘 별자리를 찾으며 세상도 겨울 하늘처럼 맑고 투명해지길 기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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