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마다 만나는 과학의 세계

‘금요일에 과학터치’ 성황리 개최

▲ 학생들이 강의실에서 도입강연을 듣고 있다. ⓒ황정은


황금 같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 주 5일제 수업이 확산되면서 금요일을 마무리하는 아이들의 마음도 가벼울 이때, 대전의 교육과학연구원은 초등학생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부모와 함께 과학 실험실습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학생들이 한데 모인 것이다.

아이들이 찾은 강의는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에서 진행하는 ‘금요일에 과학터치’다. 해당 강의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 함께 주관하는 교육기부 사업 중 하나로,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최신 연구성과를 국민과 함께 나눠 대중들이 과학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 대구 등 전국 5개 도시에서 매주 금요일에 동시 개최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의 작동원리부터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궁금하게 여겼던 사항까지 세밀하게 짚어줘 흥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다른 주제로 진행되는 강의는 도입 강연과 본 강연으로 나눠 진행된다.

여름철 불청객, 모기를 쫓아라

도입 강연은 본 강연이 시작되기 전, 약 30분가량 진행되는 강의를 말한다. 현재 교직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직접 강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실생활과 관련된 주제를 선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22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에서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 도입 강연에서는 여름철의 불청객으로 불리는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모기퇴치제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퇴치제를 만들기에 앞서 모기에 대한 교사의 설명이 시작됐고, 이를 듣는 아이들의 눈망울은 모두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모기는 어떤 환경에서 잘 자랄까요?”

교사가 질문을 던지자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손을 들고 “저요!”를 외쳐댄다. 일부 학생들은 선생님의 ‘간택’(?)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듯, 손을 들지도 않은 채 이미 답을 말해버리기도 했다.

“더러운 곳이요!”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대답은 대부분이 정답이었다. ‘더러운 곳’, ‘땀 냄새 나는 곳’, ‘더운 곳’ 등 계속해서 이어지는 학생들의 대답에 강의를 지도하는 교사도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맞아요, 모기는 따뜻하고 더러운 곳, 그리고 사람의 열이나 땀냄새가 많이 나는 곳에 주로 가요. 또 화장품의 냄새를 더듬이로 감지해서 찾아가기도 해요. 그럼 모기를 쫓아낼 수 있는 모기퇴치제를 만들어볼까요?”

▲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모기퇴치제를 만들고 있다. ⓒ황정은


모기 퇴치제의 제작원리는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의 성분을 사용하는 데 있다. 제충국과 시트로넬라, 제라늄, 로즈마리, 라벤더 등이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한방에서 이용하는 산초와 계피, 마늘 등 자극적인 식물의 향을 싫어하는 모기의 특성을 이용한 것이다.

이날 실험 역시 이러한 원리를 이용, 시트로넬라와 제라늄, 로즈마리를 혼합한 ‘방충오일’과 멘톨 등으로 퇴치제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이 엄마와 함께 실험을 시작하자 강의실 안에는 모기퇴치제 특유의 매운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매운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던지 실험을 시작한 학생들이 코를 손가락으로 막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강한 멘톨의 향을 맡는 게 고통스럽다는 듯, 한 손으로는 코를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비커를 젓는 자녀들을 보며 부모님들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자녀들과 함께 실험에 참가한 박진희(대전 둔산동) 씨는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모기퇴치제를 만들다보니 아이들이 매우 신기해 한다”며 “학교에서도 과학실험을 하지만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재도 친근한 만큼 아이들이 어려워하지 않아 과학에 대한 거리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강의를 진행하는 선생님들도 현직 교단에 서는 분들인 만큼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이날 실험에 참가한 김희창(용산초‧3년) 학생은 “여름에 많이 있는 모기를 쫓을 수 있는 퇴치제를 직접 만들 수 있어 매우 신기했다”며 “냄새가 조금 매웠지만 이번 여름은 엄마와 만든 이 퇴치제를 모기약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의를 진행한 대전자운초등학교의 김성식 교사는 “도입 강의는 실생활과 관련된 것에서 소재를 찾아 진행한다”면서 “과학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친근한 소재를 이용하는 만큼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 운영체제의 미래는?

▲ 반효경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스마트 디바이스와 운영체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황정은


도입 강연 이후 본 강연에서는 반효경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전통적인 컴퓨터 운영체제와 스마트 디바이스에 대한 강의를 이어나갔다. 운영체제가 스마트 디바이스 환경에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강의 초반, 반효경 교수는 ‘CPU 스케줄링’과 ‘메모리관리’, ‘디스크 스케줄링’에 대해 설명했다. 컴퓨터에 하나밖에 없는 CPU가 매순간 명령어를 어떻게 실행하는지에 대한 ‘CPU 스케줄링’, 한정된 메모리를 어떻게 쪼개어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메모리관리’, 디스크에 들어온 요청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디스크 스케줄링’에 대한 강의를 선보인 것.

그는 “컴퓨터 시스템 내에서 여러 프로그램이 수행 중일 때 CPU와 메모리를 어느 프로그램에 우선적으로 할당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CPU 스케줄링과 메모리 관리 기법은 컴퓨터 시스템의 전체적인 성능 향상을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가 중요하다”며 “일부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형평성 문제까지 다루므로 사회적 통치규범까지 내포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 대덕고등학교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황정은


반 교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 수행되는 프로그램이 여러 항목에서 전통적 컴퓨터 시스템과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며 “무엇보다도 스마트 디바이스는 사람과 밀착해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된다. 잠을 잘 때도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두는 등 ‘인간밀착형’ 디바이스로, 그 프로그램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프트웨어가 IT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식의 형국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회사들을 인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추세에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많은 것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은 물론 스마트폰과 로봇, 의료, 자동차 등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상당히 발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많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강의를 들으러 온 학생들을 독려했다.

이날 강의를 접한 조장근(대덕고‧1년) 학생은 “강의를 듣는 내내 그동안 아쉽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계속 떠올랐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지만 OS는 안드로이드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 우리나라에서 만든 기기에 맞도록 OS를 새롭게 개발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자녀와 함께 강의를 들은 남정이(대전 탄방동) 씨 역시 “과학분야의 소식과 지식은 신문을 통해 아는 것이 한계가 있는데, 그동안 알지 못했던 과학 상식의 많은 부분을 가져갈 수 있어 도움이 됐다”며 “자녀에게도 과학의 기초적인 맥락을 잡아줄 수 있어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금요일에 과학터치’는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반에 진행, 유치원생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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