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히말라야의 인도군을 무혈 진압한 비결?

[밀리터리 과학상식] 극초단파 비살상 무기의 위력

미국의 극초단파 비살상무기 ADS ⓒ Public Domain

올 10월 초 히말라야에서 인도군과 국경 분쟁 중이던 중국군이 인도군을 향해 극초단파 비살상무기를 발사해 인도군을 죽이지 않고 무력화시켰다는 보도가 있었다. 극초단파 비살상무기에 15분간 노출된 인도군은 구토를 일으키다 퇴각했고, 중국군은 인도군이 사라진 고지를 쉽게 차지했다는 것이다.

비록 인도군은 이러한 보도를 부인했지만, 이러한 보도는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극초단파를 사용한 비살상무기가 활발하게 연구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원리는 각 가정에 있는 전자레인지와 매우 유사하다. 전자레인지는 극초단파를 이용해 식품 속의 물과 지방 분자를 자극해 식품의 온도를 높인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사람에게도 극초단파를 쏘면 체내의 물과 지방을 자극해 체온을 높이고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의미다.

극초단파를 사용해 적을 죽이지 않고 격퇴

지난 2007년 개발된 미국의 ADS(Active Denial System, 능동 거부 체계)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극초단파 사용 비살상무기다. 다만 전자레인지용 극초단파는 식품 깊숙이까지 온도를 높여야 하므로 주파수가 낮고(2.45 GHz) 파장이 긴 극초단파를 쓰는데, 비살상무기용 극초단파는 피부 표층만 가열해도 충분한 타격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주파수가 높고(미국의 ADS 시스템의 경우 95GHz) 파장이 짧은(3.2mm) 고출력(100kW) 극초단파를 사용한다.

ADS에 노출된 인간의 피부 온도는 노출된 거리와 시간에 따라 섭씨 44~58도까지 높아진다. 그러나 파장이 짧기 때문에 피부 깊은 곳까지 완전히 구워버릴 수는 없다. 이 극초단파의 에너지는 인간 피부의 17mm 깊이까지만 전달되며, 그 대부분은 0.4mm 깊이까지만 전달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1~2도 화상을 입힐 정도의 위력을 전달한다. 실험 시 이 무기의 사격을 받고 5초 이상 버틴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지향성 무기가 흔히 그렇듯이 표적 지역의 모든 것에 투사가 가능하므로, 적절한 보호 장비를 갖추거나 사거리 밖으로 도망가는 것 외에는 이 무기를 막을 수 없다. 보호 장비로는 반사율이 높은 소재(알루미늄 호일과도 비슷한)로 만들어진 보호복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으로 ADS는 비살상무기답게 꽤 안전하다. 콘택트렌즈나 안경,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표적에 대한 시력 저하 효과, 화장품 등의 화학물질을 바른 표적의 피부를 파괴하는 효과, 상표적의 피부를 노화시키는 효과, 남성 표적의 생식력을 저하시키는 효과 등은 거의 없다. 그러나 과용할 시 조작자나 표적에게 화상을 입힐 수는 있다. 또한 그러한 화상이 후일 피부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낮게나마 존재한다.

ADS 역시 지난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바 있다. 또한 최근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경계가 삼엄해진 미국 백악관에 배치되는 것도 논의되었으나, 이는 불발로 끝났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우선 극초단파를 약화시키는 기상조건, 즉 강수와 안개에 취약하다. 그리고 표적의 맨살에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표적이 두터운 의복을 입고 있다거나, 하다못해 다른 사람이나 물체 등 장애물 뒤에 숨기만 해도 효과는 크게 저감되는 것이다. 이번 사례에서 인도군이 15분이나 버틴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지는 한랭한 고산지대라 악천후가 심한 데다, 모두 두터운 방한 피복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에 부담 적어 활발한 연구 개발

이러한 극초단파 비살상무기는 의외로 오래전부터 개발이 진행되어 왔다. 이미 지난 1970년대 구 소련이 극초단파 비살상무기로 미국 외교관들을 공격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또한 방위산업체 레이시온 사는 ADS의 축소판인 ‘사일런트 가디언(유효사거리 250m, 출력 30 kW급)’을 만들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군(郡) 교도소 역시 폭동 진압용으로 비슷한 장비를 쓰고 있다. 또한 인간뿐 아니라 무인기 격추 등 대물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비살상무기는 군대의 좋은 장비가 될 수 있다. 오늘날의 군대는 함부로 사람을 죽일 수 없는 OOTW(Operation Other Than War)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졌고, 상대를 죽이거나 영구적인 상처를 입히지 않아 정치 윤리적인 부작용도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상 무기와는 달리 상대가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비교적 쉽고, 고문 도구 등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1957)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