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속에 숨은 ‘마법의 각도’가 만들어내는 초전도 상태의 특성을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발견됐다.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전기적 성질을 띠는 두 물질 사이에 작용하는 쿨롱 상호작용을 조작할 수 있게 된다.
그래핀 속에 마법의 각도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2018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물리학자들에 의해서다. 당시 MIT 연구진은 두 개의 그래핀을 1.1도의 각도로 비틀어 쌓으면 초전도체의 특징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초전도체란 무저항으로 전기를 전도한다는 뜻이다.
벌집 모양의 육각형 나노 탄소구조물인 그래핀은 뛰어난 강도와 유연성, 경량성을 지녀 ‘꿈의 나노물질’로 불린다. 그런데 이 물질이 초전도성이라는 특성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물리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브라운대학 연구진은 ‘마법의 각도’를 이루는 그래핀에서 쿨롱 상호작용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함으로써 이 물질이 어떻게 무저항으로 전기를 전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 ©Li lab(Brown University)
그래핀은 두 개의 원자층과 하나의 원소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화학적 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연구하기 쉽다. 그래핀의 이 같은 단순성은 초전도 현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탐구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로 만들어준다.
게다가 그래핀 초전도체는 기존의 초전도체와 달리 상온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기존의 초전도체는 절대영도(-273℃)에 가까운 극저온으로 낮출 때 전기저항이 0에 가까워지는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래핀 초전도체는 그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도 초전도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새로운 장치 만들어 쿨롱 상호작용 조작
미국 브라운대학 물리학과의 지아 리(Jia Li) 조교수팀은 그래핀 마법의 각도에서 전자쌍을 조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쿠퍼쌍은 전자를 특정 거리에서 함께 고정시키는데, 이는 전자를 밀어내려는 쿨롱 상호작용과 경쟁하게 된다.
즉, 쿨롱 상호작용을 약화시키면 이론적으로 쿠퍼쌍은 더욱 강하게 결합되어 초전도 상태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에서 쿠퍼 메커니즘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진은 쿨롱 상호작용을 조작하기 위해 ‘베르날 이중층(Bernal bilayer)’이라고 불리는 장치를 만들었다. 이 장치는 다른 유형의 그래핀 시트와 매우 가까운 곳에 그래핀 마법각 시트를 가져올 수 있다.
두 층은 매우 얇고 가까우므로 마법각의 전자가 베르날 층의 양전하 영역에 아주 약간 끌리게 된다. 층들 사이의 이 같은 인력은 마법각 내의 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쿨롱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약화시키는데, 연구진은 이를 ‘쿨롱 스크리닝(Coulomb screening)’이라고 부른다.
베르날 층의 한 가지 속성은 이 연구에서 특히 유용했다. 베르날 층은 수직으로 적용되는 전압을 변경하여 도체를 절연체로 전환할 수 있다. 클롱 스크리닝 효과는 베르날 층이 전도 단계에 있을 때만 발생한다.
새로운 유형의 재료 설계에 도움 돼
이를 통해 연구진은 쿨롱 상호작용이 약화될 때 초전도 단계가 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상이 분해되는 온도는 더 높아졌고, 초전도체를 방해하는 자기장이 더 강해진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지아 리 교수는 “이 재료에서 이런 쿨롱 효과를 보는 것은 좀 놀라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리 교수는 브라운대학의 박사 후 연구원이자 이번 논문의 공동저자인 샤오수 류(Xiaoxue Liu)가 만든 장치 덕분에 이번 연구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만든 장치는 그래핀의 비틀림 각도에서 층 사이의 간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나노미터 단위로 엄청나게 정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그래핀 마법각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새롭게 밝혀냈지만, 이 기술이 밝혀낼 수 있는 것은 훨씬 더 많다. 예를 들어 이번 연구는 마법각의 초전도성에 대한 위상 공간의 한 부분만을 조사했을 뿐이다.
리 교수는 초전도 단계의 동작이 위상 공간의 각 부분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이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쿨롱 상호작용를 선별하는 능력은 양자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실험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이 방법은 모든 2차원 재료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유형의 재료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17004)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폐암 세포의 성질을 변환시켜 전이를 막고 약물 저항성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암 세포를 전이시킬 능력이 없는 상피세포가 전이 가능한 중간엽세포로 변하는 '천이 과정'(EMT)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암세포 상태를 수학모델로 만들었다.
중성자별끼리 충돌해 초강력 폭발을 일으키며 금을 생성하는 '킬로노바'(Kilonova)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이를 준비 중인 쌍성계가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런 쌍성계는 1천억개가 넘는 우리 은하 별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극히 드문 것으로 제시됐다.
2016년 알파고가 바둑을 둘 때 소모한 전력은 가정집 100가구의 하루 전력 소모량과 맞먹고, 2021년 테슬라가 발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학습 서버 한 대의 전력소모량이 알파고의 10배를 넘는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초저전력·고성능을 특징으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인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전자의 회전 방향을 제어해 정보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자) 기술 혁명이 필요한 이유다.
멸종한 인류의 사촌인 네안데르탈인이 아시아 코끼리의 2∼3배에 달하는 '일직선상아 코끼리'를 사냥해 먹을 만큼 큰 집단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안데르탈인은 기껏해야 20명이 넘지 않은 작은 집단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대 13t에 달하는 고대 코끼리를 잡고 그 고기를 모두 소모한 걸로 볼 때 훨씬 더 큰 집단 생활을 한 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드론은 저렴한 가격과 기동성으로 소방·정찰·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운용 주체·의도를 숨길 수 있어 군뿐만 아니라 범죄 집단, 테러리스트들도 쓰는 도구가 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는 공항·국가 중요 시설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안티드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안티드론 기술 평가장이 되고 있다.
진화적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 중 하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10대 청소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30일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 결과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냉장고 디스플레이에 경고가 뜨고 가스 밸브가 자동으로 잠긴다면 훨씬 안전할 수 있다. 기상청은 '지능형 사물인터넷'(사물지능융합기술·AIoT) 기술을 활용한 지진정보 전달체계를 마련하는 '차세대 지진재난문자 서비스 연동방안 연구'를 올해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