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그래핀 기술로 국내 노벨상 수상 가능할까?

[2020 노벨상] 노벨위원회도 인정한 ICT 혁신 기술 (3) 그래핀

경영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기술이 일상에 미치는 과정을 설명한 적이 있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기술은 연구, 개발 그리고 사업의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연구에서는 발견의 작업이 이뤄지는데, 기초 과학이 이러한 분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개발은 발견의 결과물을 응용하는 단계로 공학이 이러한 분야에 해당한다. 사업에서는 상용화 한 단계를 거친다. 다른 말로 혁신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을 일상생활에 적용해 새로운 추세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기초 과학의 발견은 혁신까지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첫 단추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첫 단추를 잘 찾거나 살 살린다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핀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노벨 수상자

그래핀 구조 ⓒWikimedia

그래핀(Graphene)은 삶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줄 발견 중 하나로 볼 수 있는데, 특히 그래핀 혁신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래핀의 역사는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립 러셀 왈라스(P. R. Wallace) 캐나다 맥길대학교 교수는 그래핀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러나 그래핀을 얻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핀은 원자 1개의 두께로 이뤄진 아주 얇은 막인데, 크기가 약 2나노미터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엉뚱한 방법으로 그래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2004년에 소개됐고, 이러한 연구 성과로 2010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2010년 그래핀을 얻을 방법으로 노벨상을 받은 주인공은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교수의 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콘스탄티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이다. 그래핀 얻는 방법은 매우 기발하면서도 단순했다. 연필 흑심에 스카치테이프를 수십 번 떼었다 붙였다 하는 방식으로 얻어냈다.

사실 그래핀은 매우 투명한 색깔을 띠고 있는데, 흑연이 까맣게 보이는 이유는 이러한 그래핀이 무한히 겹겹이 쌓여서 빛을 모두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래핀이 바꿀 ICT 역사

그래핀이 꿈의 소재로 불리는 이유는 2가지다. 첫째는 우수한 전기 전도율이다. 전선으로 활용되는 구리보다 100배 이상으로 전기전도율이 좋다. 둘째는 내구성이다. 그래핀으로 이뤄진 다이아몬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그래핀은 매우 견고하다. 특히나 단단하면서도 유연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그래핀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기존 디스플레이는 백라이트(Backlight)에서 빛을 쏘면 유리로 된 크리스털에서 빛을 여과해서 화면을 표출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반면 OLED는 기존 디스플레이와 달리 유기체에 전류를 흘려보내 자체적으로 빛을 발하게 한다.

따라서 그래핀은 OLED와 결합해 유연한 소재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데, 기존 디스플레이와는 그래핀을 결합할 수 없다. 이유는 백라이트에서 빛을 보내 여과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구부리면 빛의 왜곡이 발생해 화면 표출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내부 크리스털이 깨질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현재 여러 ICT 기업에서는 그래핀을 결합한 전자기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LG디스플레이는 접을 수 있는 전자기기를 선보인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창가에 커튼 형식으로 텔레비전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싶으면, 구부러진 디스플레이를 펴서 시청할 수 있는 방식이다.

또 다른 적용 가능 분야로는 배터리가 있다.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에서는 배터리가 핵심 관건이다.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다르다. 태양광 에너지를 예로 들면 낮과 밤에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다르다. 그러므로 전기 생산량이 많을 때는 배터리에 여분의 전력을 담아두고, 필요할 때는 꺼내 쓸 수 있는 배터리와 같은 장치가 필요하다. 참고로 이러한 장치를 전력장치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이라고 부른다.

두 개의 분야 모두 효율적으로 전력을 저장하고 담아둘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이 필요한 셈인데, 그래핀이 이러한 해법이 될 수 있다. 배터리에서의 핵심은 양극재 부분에 관한 연구이다. 양극재의 전도도를 높이는 연구가 중요한데 니켈, 망간, 리튬 등 여러 소재를 활용해 최적의 전도 효과성을 낼 수 있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런데 연구 일환으로 그래핀을 적용한 연구도 한창이다. 다시 말해 양극재 부분에 그래핀을 입혀 최적의 전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삼성SDI, LG화학 등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를 연구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국제전자박람회에서 벤츠(Benz)는 미래 자동차인 ‘비전 아바타(AVRT)’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전기자동차를 그래핀을 적용해 15분 충전으로 700킬로미터까지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행거리, 충전시간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배터리보다 2배가량 효율이 더 높다.

그래핀을 장착한 벤츠의 AVRT ⓒ유성민

그래핀이 넘어야 할 장벽

그러나 그래핀의 기초 과학 연구가 끝난 것이 아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그건 바로 밴드갭(BandGap)을 만들어내는 문제이다. 밴드갭은 일반 도체에서 에너지 준위차를 만들어내 전자가 자유롭게 이동하게 함으로써 전력을 흐르게 하는 원리이다. 그런데 그래핀에서는 밴드갭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밴드갭과 관련한 그래핀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래핀 부분에서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민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에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연구 성과를 내고 있어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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