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균형 잃은 삶을 다룬 실험 다큐멘터리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인간과 현대 소비사회, 그리고 문명과 자연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실험 다큐멘터리 영화 ‘코야니스카시(Koyaanisqatsi)’는 미국의 영화감독 갓프리 레지오(Godfrey Reggio)의 ‘카시 3부작(Qatsi Trilogy)’ 가운데 첫 번째 작품으로 1982년 제작되었다. ‘카시’는 호피(Hopi)족 인디언 언어로 ‘삶’이라는 뜻으로, ‘코야니스카시’는 ‘균형을 잃은 삶(Life Out of Balance)’을 의미한다.

‘코야니스카시’는 일반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와는 다르게 대사나 내레이션 없이 영상과 음악의 결합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슬로 모션이나 타임 랩스(Time lapse) 영상을 과감하게 사용하였다. 저속 촬영 기법인 타임 랩스는 카메라 촬영 속도를 조절하여 장시간의 사건을 압축하여 짧은 시간에 보여주며,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는 고속 촬영 기법도 사용되었다.

코야니시카시 / Ⓒ Godfrey Reggio

특히 광활한 자연과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이면(裏面), 그리고 다양한 인간 군상을 비언어적 다큐멘터리(Non-verbal Documentary) 영상에 담고 있는 ‘코야니스카시’의 음악은 미니멀리즘(Minimalism) 음악의 거장 필립 글라스(Philip Glass)가 맡아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학과 철학을 전공했던 필립 글라스는 뉴욕 줄리아드 음악대학에서 다시 작곡을 공부했고, 프랑스 작곡가 나디아 불랑제(Nadia Boulanger, 1887~1979)와 인도의 음악가 라비 샹카르(Ravi Shankar, 1920~2012)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카시 3부작’ 전편의 음악을 맡아 작곡했다.

포와카시 / Ⓒ Godfrey Reggio

‘변형된 삶(Life in Transformation)’을 뜻하는 ‘포와카시(Powaqqatsi)’는 ‘카시 3부작’ 중에서 1988년에 제작된 두 번째 영화로서, 특정한 주인공 인물 없이 세계 각국의 인간 삶과 노동의 모습이 미디어와 광고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과 대비를 이루며 영화 전면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포와카시’에서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 전통적인 생활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노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본주의 산업화의 확장으로 인한 새로운 삶의 방식 사이의 갈등과 충돌에 중점을 두고, 인간 문명의 ‘변형’을 깊은 영화적 시선으로 직시한다.

나코이카시 / Ⓒ Godfrey Reggio

‘나코이카시(Naqoyqatsi)’는 2002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전쟁의 삶(Life as War)’을 뜻하는 ‘카시 3부작’ 중 마지막 세 번째 영화로서, 인류 역사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 즉 자연의 환경에서 테크놀로지 환경으로의 변화를 새로운 영상에 담고 있다. ‘나코이카시’에서의 테크놀로지는 ‘문명화된 폭력’과 ‘서로를 죽이는 삶’, 그리고 ‘삶의 방식으로서의 전쟁’을 은유한다.

Visitors Ⓒ Godfrey Reggio

이 밖에도 갓프리 레지오 감독은 독일의 씽크 팝(Synth-pop) 밴드 알파빌(Alphaville)의 음악을 단편 영화 ‘Songlines(1989)’로 만들었고, 세계자연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후원으로 생물학적 다양성 프로그램을 위한 단편 영화 ‘아니마 문디(Anima Mundi, 1992)’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갓프리 레지오 감독은 과학 기술과 현대의 삶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룬 단편 영화 ‘증거(Evidence, 1995)’를 연출했고, 인간과 기술의 ‘꿈결 같은 관계’를 다룬 실험 다큐멘터리 영화 ‘방문자(Visitors, 2013)’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이 작품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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