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도 ‘소음 스트레스’ 받는다

소리 나면 껍데기 닫아

파도치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풀벌레 소리, 시냇물 흐르는 소리 등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오래전부터 이런 자연의 소리를 담은 CD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팔리고 있다. 요즘은 자기 전이나 휴식 취할 때 들을 수 있는 휴대폰 앱(애플리케이션)도 많다.

소리 가운데는 듣기 좋은 소리도 있지만, 소음처럼 듣기 싫은 소리도 있다. 듣기 싫은 소리를 억지로 듣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다.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까지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굴은 주변 환경에 따라 껍데기를 닫기도 하고, 조금 열기도 하고, 많이 열기도 한다.  ⓒ 김웅서

굴은 주변 환경에 따라 껍데기를 닫기도 하고, 조금 열기도 하고, 많이 열기도 한다. ⓒ 김웅서

바다에도 소음공해가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척추동물도 발달된 청각기관을 가지고 있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토끼는 바스락 소리에도 큰 귀를 쫑긋하고 혹시 포식자가 다가오지 않나 경계한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은 바다에서도 심각한 공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고래와 물고기 경우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음이 무척추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소음의 영향은 고사하고 무척추동물이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조차 잘 모른다.

무척추동물 가운데는 오징어가 소음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다른 무척추동물 경우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러면 굴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듣는다면 영향을 받을까 아리송해진다.

프랑스 보르도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각각 굴(학명은 Crassostrea gigas, 지금은 Magallana gigas로 사용함) 16개체로 구성된 여러 실험 그룹을 대상으로 소음 영향을 조사하였다. 수중 스피커를 통해 10~20000헤르츠(Hz)의 다양한 주파수 소리를 발생시키고, 얼마나 많은 굴이 껍데기를 닫는지, 소리가 발생한 후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닫는지 등을 관찰하였다.

굴은 주변 환경에 따라 껍데기를 닫기도 하고, 조금 열기도 하고, 많이 열기도 한다. 주변이 안전하면 껍데기를 많이 열고 물을 여과하여 먹이를 먹는다. 그렇지만 위협 요인이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빨리 닫아버린다.

연구자들은 물속에서 소리 주파수가 10~1000 헤르츠일 때, 굴이 껍데기를 재빨리 닫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2017년 10월 25일자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하였다.

저주파 소리에 민감해

굴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파수 대역은 10~200 헤르츠였다. 파도가 깨질 때 또는 해류가 흐를 때 생기는 소리나 진동의 주파수는 굴이 감지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 굴이 바닷물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부분 바다 소음은 선박에서 나는 소리로, 굴은 특히 화물선에서 나오는 저주파 소리를 가장 잘 듣는다. 바다 소음의 원인은 선박에서 나오는 소리 말고도 많다. 수중 폭파 작업할 때, 지구물리 또는 해저지층 조사를 위한 탄성파 탐사나 시추할 때, 수중 공사로 파일 박을 때 나는 소리들, 해상풍력 발전을 하는 터빈에서 나는 소리도 바다 소음 공해의 원인이다.

해양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바다 소음 공해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청각이 발달한 고래의 경우 피해가 많다. 주변이 시끄러우니 고래들이 더 큰 소리를 내서 의사소통하는 바람에 체중이 줄어든다는 뉴스도 있었다.  우리도 주변이 시끄러운 식당에서는 자연스레 큰 소리로 이야기하게 되듯 말이다.

바다에는 고래와 같은 포유류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바닷새, 바다거북과 바다뱀과 같은 파충류, 많은 종류의 어류가 있다. 이와 같은 척추동물은 청각 기능이 발달하였다. 우리가 잘 모르지만 이들도 분명 소음공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게다. 무척추 바다생물이 소음을 피해 이사 간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척추동물보다 더 종류가 많은 무척추동물의 청각 능력과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가리비나 홍합, 굴처럼 조개 종류는 어류의 이석처럼 평형석을 가지고 있다.

척추동물의 청각기관처럼 소리로 전해지는 압력 차이를 느껴 소리를 감지한다. 이번 연구로 굴이 10~1000헤르츠 주파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소음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부를 정도로 영양만점 수산물이다. 소음으로 굴이 껍데기를 닫는 일이 잦으면 먹이를 잘 먹지 못해 성장이 더디어진다. 우리가 만든 소음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결국 우리 식탁을 초라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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