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럼 수천만 년 동안 군집생활을 해온 꿀벌은 어떻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살아남았을까.
최근 이와 관련한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애덤 둘레잘 교수팀은 꿀벌들이 이스라엘 급성 마비 바이러스(IAPV)에 걸렸을 경우 군집에서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했다.
꿀벌들은 수만에 이르는 개체가 가까운 곳에서 군집을 이루어 산다. 코로나19처럼 파급력이 큰 전염병이 들불처럼 번지게 되면 꿀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일리노이대학의 대학원생인 팀 게르나트는 그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꿀벌 수천 마리의 행동을 자동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꿀벌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군집에서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게티이미지
그리고 그중 일부 개체에 IAPV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후 벌집으로 들여보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꿀벌은 날개를 떨다가 온몸이 마비되면서 죽으므로 자칫하다간 군집 전체가 붕괴할 수 있다.
하지만 꿀벌들의 대응 전략은 놀라웠다. 꿀벌들이 구강 대 구강으로 하는 영양교환 행동이 기존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팀 게르나트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애덤 둘레잘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이 연구에서 그들이 서식지 안에서 친구들과 교류할 때 감염된 벌들은 감염되지 않은 벌들보다 접촉 행동의 빈도수를 줄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면역반응에 의한 행동
꿀벌들은 어떻게 알고 이런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연구진은 꿀벌에게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대신 면역체계를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킨 뒤 똑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면역체계가 활성화된 개체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와 똑같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꿀벌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은 바이러스에 의해서가 아니라 면역반응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바이러스도 꿀벌들의 이런 전략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벌집 앞을 지키는 경비 벌은 다른 군집에서 온 꿀벌이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게끔 지킨다. 그러나 연구 결과 IAPV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외부 벌은 15%만 통과시키는 데 비해 IAPV에 감염된 외부 벌은 그 두 배에 달하는 30%나 통과시키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에 대해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꿀벌의 유기 분비물 성분을 변화시켜 경비 벌을 속인다고 추정했다.
한편, 최근에 북미의 꿀벌들을 위협하는 것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아시아계의 거대 말벌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복스(Vox)’는 ‘킬러 말벌’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벌떼가 미국에 침투해 수분 작용을 하는 꿀벌들과 거기에 의존해 사는 양봉업자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에 서식하는 장수말벌이 북미에 출현해 꿀벌들의 위협이 되고 있다. ⓒ Alpsdake/wikipedia
여기서 말하는 킬러 말벌은 한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하는 장수말벌을 가리킨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로 알려진 장수말벌은 3.8㎝까지 자랄 수 있으며 여왕벌의 경우 5㎝에 이르기도 한다.
장수말벌은 인간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침을 가지고 있는데, 그 침은 대부분의 벌들과 달리 한 번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수말벌이 가장 좋아하는 공격 대상은 바로 꿀벌들이다. 이들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꿀벌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데, 1분당 40마리의 꿀벌을 죽일 수 있다. 때문에 장수말벌이 몇 마리만 나타나도 수 시간 내에 한 무리의 꿀벌을 몰살시킬 수 있다.
북미 꿀벌 위협하는 아시아 거대 말벌
지난해 말 미국 워싱턴주 농업부는 북서부에서 장수말벌을 최초로 발견한 후 이의 확산을 추적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장수말벌을 발견하는 즉시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캐나다 관리들도 지난해 8월에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장수말벌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미국 당국이 장수말벌의 등장에 긴장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북미의 꿀벌들은 장수말벌의 위협에 대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아의 꿀벌들은 장수말벌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벌집에 침입한 장수말벌을 가두는 방어막을 만든다. 그런 다음 날개를 진동해 열을 발산시키고 이산화탄소를 쌓이게 하면 정찰을 온 장수말벌이 질식사해 자신의 동료들에게 벌집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서식하는 장수말벌이 어떻게 태평양을 건너갔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장수말벌이 컨테이너선에 우연히 숨어들었거나 수입업자들이 의도적으로 들여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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