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교육‧비즈니스에 게임을 입히다

[세계 산업계 동향] 세계 신산업 창조 현장 (147)

10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영국의 문학지 뉴에이지(New Age)가 지난 24일 흥미 있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 브리검영 대학교(BYU)에서 보건학을 가르치고 있는 조쉬 웨스트(Josh West) 교수가 시장에 나와 있는 2000개 피트니스 앱(fitness app)을 조사했다는 것.

그리고 이중 대다수가 ‘게임화(gamification)’ 제품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gamification’이란 2010년 스마트폰 앱이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말이다. ‘game’과 ‘fication’을 합성해 만든 신조어로 앱 등에 ‘재미’를 주는 게임적 요소를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BYU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수의 앱들이 게임을 적용하면서 10~20대들에게 일반적인 또래 문화(peer group culture)를 조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 문화란 비슷한 나이를 가진 일정 집단이 함께 향유하거나 즐기는 문화를 말한다.

각국 정부 게임화 프로그램 대거 도입

젊은 층의 경우 또래 문화에 합류하지 않을 경우 심리적인 압박(peer pressure)을 받을 수 있다. BYU는 2000개 앱 가운데 45%가 이 심리적인 압박 효과를 기대하면서 게임화 된 소프트웨어를 보급하고 있다. 앱들이 선보이고 있는 포상(24%)과 경쟁(18%)이 곧 압박수단이다.

‘게임화(gamification)’ 기술이 공공행정, 교육, 산업 각 분야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게임 '틸트 월드(Tilt World)' 사이트.

‘게임화(gamification)’ 기술이 공공행정, 교육, 산업 각 분야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환경보호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게임 ‘틸트 월드(Tilt World)’ 사이트. ⓒ http://www.tiltworld.com/

그러나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앱은 물론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게임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미래정부(Asia Pacific FutureGov)가 발간하고 있는 ‘FutureGov’는 미국 육군이 미래 군인을 육성하기 위해 고가의 몰입형 게임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또 호주 통계청은 인구 조사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젊은 층 조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참여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게임화 프로그램 ‘런 댓 타운(Run That Town)’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 정부는 자동차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게임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과학단속 카메라인 ‘스피드 카메라 로터리(Speed Camera Lottery)’를 보급한 후 속도를 준수하는 사람에게 포상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태국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교육 사무국에서는 ‘사이 파(Sai Fah: The Flood Fighter)’란 게임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폭우로 홍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태국의 지리적 상황을 고려해 홍수에 대한 대처 방식을 학습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싱가포르 국립문화유산위원회에서는 역사 교육을 위해 중학교 역사 강의서를 기반으로 3D 형태의 게임을 제작했다. 호주 빅토리아 주정부에서는 6~24세 젊은 층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법을 교육하기 위해 ‘Party of Your Rights’란 게임을 제작 보급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 정부 역시 다양한 게임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교육부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위탁해 ‘진로탐험대’ 프로그램을 운용하면서 직업 및 진로 지도, 상담 관련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70%, 게임 마케팅 도입 의사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에서는 ‘온라인 법 체험 테마파크’를 통해 법 질서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게임, 동영상, 청소년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을 볼 수 있다.

과거 민간 부문에서 시작했던 게임화 작업이 지금은 각국 정부를 통해 공공 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 기업인 ‘태스크래빗(TaskRabbit)’ 역시 게이미피케이션으로 탄생한 기업이다. 창업자인 리 부스케(Leah Busque)는 회사를 창업하기 전 어느 날 강아지 사료를 사러 가는 것이 귀찮아 심부름해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다니던 IBM에 사표를 냈다. 그리고 심부름을 아웃소싱할 수 있는 ‘태스크래빗’을 창업했는데 그 방식이 재미있다. 의뢰인과 심부름꾼이 메시징 시스템을 통해 접촉한 후 의뢰인이 포시팅한 지불 가능 금액을 심부름꾼이 입찰하는 방식이다.

이 입찰 방식이 게임화 돼 있다. 심부름꾼의 레벨이 높아져 10 이상이 되면 비즈니스 카드를 받아서 그것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게임처럼 다음 레벨 업을 위한 포인트를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이용자 후기, 친구 추천 등을 통해 포인트를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T 분야 리서치업체인 가트너(Gartner)의 브라이언 버크(Brian Burke) 부사장은 최근 강연을 통해 이런 ‘게임화(gamification)’ 추세가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인류 놀이 문화를 계승한 것이며, 최근 디지털 환경에서 크게 꽃을 피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세계 2000개 글로벌 기업 중 70%가 이 게임화 기술을 마케팅에 활용할 의향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 규모 역시 2011년 1억 달러에서 오는 2018년 55억 달러로 크게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게임화(gamification)’이 페이스북, 이베이, 아마존 등과 같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트렌드로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SNS가 더 확대되고, 소셜 및 모바일 게임이 더 성장하면서 게임화 시장도 함께 성장한다는 것.

버크 부사장은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게이미케이션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될 것”이라며,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등과 함께 미래를 바꾸어놓을 핵심 기술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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