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수학 교사로 일하다가 미국에 가서 박사학위를 받고 연구 중인 한국인 수학자가 이산 수학 분야 난제 중 하나인 ‘칸-칼라이 추측’을 증명해냈다.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스탠퍼드대 등에 따르면 박진영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조교수는 같은 대학 소속 박사과정생 후이 투안 팜 씨와 함께 ‘칸-칼라이 추측 증명'(A Proof Of The Kahn-Kalai Conjecture) 논문을 최근 프리프린트(학술지 출판 전에 사전 공개되는 논문)로 공개했다.
칸-칼라이 추측은 지난 2006년 미국 럿거스대학교 제프 칸 교수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 질 칼라이 교수가 제기한 문제로, 다양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상 전이'(phase transition)의 정확한 지점을 결정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상 전이가 발생하는 정확한 지점을 계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데, 박 교수는 동료 연구자와 함께 칸-칼라이 추측이 참이라는 것을 증명해 냄으로써 상 전이가 발생하는 정확한 지점의 근사치를 계산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박 교수는 2년 전 칸 교수 등과 함께 해당 문제를 약한 수준에서 증명했으나 이번에 간단하고 직접적인 논거를 바탕으로 이를 완벽하게 증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칸 교수와 함께 그가 증명해낸 연구 결과는 지난해 수학계 최고 저널 중 하나인 수학 연보(Annals of Mathematics)에 게재된 바 있다.
박 교수는 2004년 서울대 사범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후 서울 용강중학교와 세종과학고등학교에서 수학 교사로 약 7년간 근무했으며, 미국에 가서 2020년 럿거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IAS)를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활동 중이다.
박 교수는 25일 밤(한국시간) 연합뉴스와의 화상인터뷰에서 “학부 시절 대학원은 먼 이야기였고 전공이 수학교육과라 당연히 교사 임용을 생각했다”며 “대학교에서 수학, 수학교육, 일반 교육 등 다양한 과목을 접했는데 수학이 가장 재미가 있었고 공부해보고 싶었다”며 연구자의 길을 걷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늦게 선택한 연구자의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박 교수는 회고했다. ‘나만 뒤처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 럿거스대 지도교수인 칸 교수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박 교수는 “칸 교수님이 ‘빠른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깊게 공부하는 것'(It’s good to be quick, but it’s more imoportant to be deep)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을때 그 감정을 생생히 전달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칸) 교수님께서 제 상황을 잘 이해해주셨다”며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연구를 중단하지 않고 깊게 연구해 의미있는 결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자신과 같이 조금 늦게 연구자의 길을 고민하는 ‘미래 수학자’들을 위해 “조급해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뒤 충분히 생각해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도 진로 고민을 위해 찾는 학생들에게 ‘많은 경험을 하고 주변을 탐색해보라’고 권유한다”며 “개인적으로 운이 좋아 늦게 (연구를) 시작했는데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경험을 한 뒤 진로를 탐색한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마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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