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실종된 과학기술정책, 향후 방향은?

2021 과학기자대회, 과학기술 현안 논의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주권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과학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인데 우리 과학기술정책에는 과학이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30일 열린 2021 과학기자대회에서는 ‘과학이 실종된 과학기술정책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향후 과학기술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과학기술에서의 과학 실종이라는 우려에 대해 “현대 과학기술이 발전해 온 역사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과학기자협회는 30일 2021 과학기자대회를 갖고 주요 과학 현안들에 대해 토론하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 과학기자대회 영상 캡처

과학이 실종된 과학기술정책 어디로?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을 갖고 있는데 정부와 정치, 정권과 관계없는, 일관된 과학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 과학기술이 정부의 R&D 지원을 통해 발전해 온 구조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정책이 정부, 정권, 정치로부터 완전히 분리될 수는 없다는 것이 염 부의장의 설명이다.

그래서 염 부의장은 “현재의 과학기술정책은 R&D정책 위주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가와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고 과학에 기술이 포함되면서 산업과 환경, 보건, 국방 등으로 그 개념이 확대됐으나 R&D 중심의 과학기술정책이 확대된 개념 영역에서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과학이 실종됐다는 얘기가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우성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도 “시대가 변하고 국가역량도 성장하면서 우리가 기대하는 과학기술의 역할이 바뀌게 되었는데 과학기술정책이나 거버넌스는 과거의 패러다임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 과학이 실종된 것처럼 느끼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예를 들면 과거에 우리 사회가 과학기술에 요구하던 것이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특히 선진국을 추격하는 산업 R&D였던 것이 국가역량이 커지면서 탈추격형, 선도형 R&D 정책으로 바뀌게 됐다며 정 교수는 “이제는 R&D 정책이 과기정책의 부분집합이 됐고 경제. 사회정책과도 교집합 영역이 상당히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정책이 각 교집합 정책과의 소통과 조정의 역할 기능을 찾는 것이 실종된 과학을 찾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한웅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이 ‘과학기술정책의 거버넌스-현황과 발전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 과학기자대회 영상 캡처

향후 과학기술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염 부의장은 혁신 활동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과학기술 중심 행정체계 구축과 혁신생태계 조성을 제안했다. 이는 기술패권 경쟁이 강화되는 만큼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총집결하여 그에 대응하고 R&D 지원 기능을 통합하는 혁신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전환적 혁신 플랫폼 구축도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 거버넌스가 R&D 조정 기능을 넘어서는 경제사회 전반의 국가 혁신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그것이 현재는 부재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염 부의장은 “과기계가 경제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혁신의 주체로서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환적, 포괄적, 임무 지향적 과기정책 필요

또 박상욱 서울대학교 과학기술미래연구센터 센터장도 과학기술혁신 거버넌스 개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탈 추격기 시장을 지향하는 혁신 촉진자로서, 포괄적인 혁신정책 추진에 대응하는 통합형 정부조직이 필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미래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부처가 필요하며 사회적, 산업 경제적 난제에 대응하는 임무 중심형 혁신정책을 추진하는 임무 지향형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박상욱 서울대 과학기술미래연구센터장은 ‘차기 정부 과학기술혁신정책 행정체계의 고려점’을 주제로 발제했다. © 과학기자대회 영상 캡처

즉 사회 기술적 전환에 대응하고 전환적 혁신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전환적, 포괄적, 임무 지향적 과학기술혁신정책의 추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란 얘기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한 차기 정부의 과학기술 혁신정책 행정체계를 ‘(가칭)혁신전략부’ 또는 ‘과학기술 혁신전략부’로 제안했다.

이는 현재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2차관, 과학기술혁신본부에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일부 기능과 현재 기획재정부 혁신성장 관련 기능을 합한 것으로, 박 교수는 “그 목적이 국가 미래전략 수립과 과학기술혁신, 산업통합, 조정과 총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과학기술 관료가 일반 관료와 달리 주로 연구자를 바라보고 정책을 펼쳐 과학기술 관료만의 전문성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체제를 자꾸 바꾸게 되면 관료집단의 전문성이 와해 되고 안정성이 저해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여러 가지 과학기술에 주어지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연구지원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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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신종오 2021년 10월 7일12:08 오전

    정치(정부, 정권)와 과학기술정책. 그 시각에 많은 차이가 있네요. 정권에 휘둘리지 않는, 전문가의 말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보고 싶은데… 돈은 우리가 주니 우리말을 들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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