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에게 직접 듣는 인공위성 이야기

[2020 온라인 과학축제] 과학 덕분에(2) 박종석 항우연 책임연구원

지난 2월 19일 남아메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기아나 우주센터. 수많은 과학자들의 시선이 발사대로 몰렸다. 약 10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발사 준비를 마친 ‘천리안위성 2B호(이하 천리안2B호)’가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 현지시간 19시 18분경, 요란한 굉음과 함께 솟구친 천리안2B호의 발사 성공은 국내 우주항공기술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장면이었다.

지난 4월 30일 진행된 과학 토크쇼 ‘과학 덕분에’의 2부에서는 ‘천리안위성 2B호(이하 천리안2B호)’ 제작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과학자의 생생한 비하인드스토리가 펼쳐졌다. 박종석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천리안 2B호 발사 성공의 가치와 의미를 짚어주며, 재미난 위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는 먼저 ‘발사 이전과 이후 가장 달라진 것’을 묻는 질문에 “정시 퇴근”이라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관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어 “사실 발사가 성공한 이후에도 지상과의 교신, 적정 궤도 진입 확인 등 뒷일 역시 만만치 않다. 그나마 시기상 코로나19를 살짝 비껴갈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리나라는 천리안 2B호 개발을 통해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천리안2B호를 점검하고 있는 모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사실 위성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한 다음에도 연구원들의 일은 끊이지 않는다. 위성 상태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탑재체를 통해 촬영한 영상을 보정하는 등 수많은 작업이 이어진다는 것. 박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특히 보정 작업에만 반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그러한 작업을 다 마쳐야 하기에 해양탑재체는 오는 10월,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에 정상 서비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장 등 이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위급상황을 대비해서는 백업 유닛을 마련해 놓는다”라며 “여러 경우를 상정한 대처 시나리오가 다 짜여 있기에, 그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전했다.

“특별 컨테이너 제작에 20시간 비행까지, 쉽지 않던 발사 과정”

발사 자체에 고생했던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특히 많은 연구원들이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운송. 민감한 위성이 탈 없이 발사장까지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온도, 습도 등을 모두 맞춘 특별 컨테이너를 제작해야 했다고.

문제는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정지궤도위성과 이를 담은 컨테이너가 한꺼번에 들어가야 하는 비행기를 구하는 일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일반 화물기로는 어림도 없었다”라며 결국 “안토노프(AN-124)라는 굉장히 큰 화물기를 이용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발사가 진행된 프랑스령 기아나까지 가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브라질 바로 옆,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 여정이었기에 연구원들의 고초도 남달랐다. 실제 발사를 위해 위성과 동행했던 박 책임연구원 역시 “2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탔다”며 “공항에 내린 후에도 발사장까지 육상운송, 위성 상태 확인, 연료 주입과 마지막 테스트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쳐 겨우 발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4월 30일 진행된 과학 토크쇼 ‘과학 덕분에’의 2부에서는 ‘천리안위성 2B호(이하 천리안2B호)’ 제작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과학자의 생생한 비하인드스토리가 펼쳐졌다. 박종석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천리안 2B호 발사 성공의 가치와 의미를 짚어주며, 재미난 위성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사이언스올 캡처

“수명 다한 인공위성, 폐기 궤도로 멀리 보내 처리”

이렇게 힘들게 우주 공간에 안착한 천리안2B호의 예상 수명은 10년이다. 이는 지난 2010년 발사된 천리안1호의 7년보다 무려 3년이나 연장된 것. 인공위성의 수명에 대해 박 책임연구원은 “위성의 수명은 보유한 연료량과 연관이 있다”고 말하며 “정지궤도에 안착한 위성도 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조금씩 움직여야 하는데, 이때 작은 로켓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자체 동력 확보를 위한 태양전지판 등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탑재체 운영 등에 사용되는 수준으로, 로켓을 분사해 위성을 움직일 만큼은 안 된다는 것이 박 책임연구원의 설명. 그는 “결국 보유한 연료를 모두 소모하면 위성의 수명이 다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은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박 책임연구원은 “경제적 효용 가치가 높은 정지궤도 위성은 국제기구로부터 궤도 위치나 사용 주파수 등을 할당받아 사용한다”며 “위성의 수명이 끝나면 원래 사용하고 있던 궤도 위치나 주파수를 다른 위성이 할당받게 된다”고 말했다.

원래 위성은 폐기 절차에 들어가고, 새로운 위성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는 의미다. 박 책임연구원은 “폐기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남은 위성이 주변 위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생긴다”고 경고하며 “때문에 기존 궤도보다 몇 백 ㎞ 높게 고도를 높인 일명 ‘폐기 궤도’에 인공위성을 보낸다. 땅으로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고 밝혔다.

천리안2호 위성이 A,B로 나뉜 까닭

천리안위성 2호 위성이 ‘2A호’와 ‘2B호’로 나뉜 까닭도 소개됐다. 박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천리안위성 개발 초기, 연구원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인공위성의 크기였다고. 그에 따르면 탑재체 성능이 높아지면서 크기 역시 커졌기에 이를 전부 한 위성에 넣기에는 부담이 됐다고 한다.

탑재체 간의 영향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위성 하나에 여러 탑재체가 있을 경우, 서로 간섭을 일으켜 성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 박 책임연구원은 “결국 한 위성에 2개 이상은 안 싣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하에 위성 자체를 2개로 나눠 개발, 최대한의 효율을 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천리안 2B호는 어디에서 지상을 관측하고 있을까. 지도 한가운데 검은 모양이 천리안 2B호가 위치한 곳이다. ⓒ 사이언스올 캡처

한편 천리안2B호 발사의 과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국내 기술의 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해외 업체와 공동 개발했던 천리안 1호 때와 달리, 2호부터는 독자적으로 정지궤도 위성을 설계하면서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박 책임연구원은 “천리안 2호 개발을 통해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통신위성, 항법위성 등 다른 위성을 개발하고 활용하는데도 이 플랫폼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좀 더 확대해서 해석하자면, 위성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쾌거이기도 하다. 박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위성 기술 개발은 크게 ‘저궤도위성’, ‘정지궤도위성’이라는 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중 저궤도위성 분야는 기술발전이 많이 진행돼 세계적 수준에 이른다”고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저궤도위성 기술은 수 십 ㎝ 해상도 촬영도 무리 없이 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 천리안2B호 발사 성공은 정지궤도위성의 기술까지 어느 정도 보유했다는 증거가 되기에 그 의미가 크다. 박 책임연구원은 “향후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을 다듬고 조금 더 발전시켜 나가면 정지궤도위성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진행된 1부에서는 유튜브 채널 ‘1분 과학’, ‘과학 쿠키’를 운영하는 이재범, 이효종 유튜버가 출연했다. 이들은 우주와 지상을 연결하는 ‘우주엘리베이터’, 태양을 둘러싸는 구조물을 만들어 태양에너지를 100%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의 ‘다이슨 스피어(Dyson Sphere)’ 등 흥미로운 우주 미래 기술을 소개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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