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것을 도박이라고 한다. 게임을 통해서, 혹은 스포츠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도박이 성행하고 있다. 이를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이라고 한다.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할 만큼 빈번하게, 또 반복적으로 도박에 탐닉하는 것을 말한다.
병적으로 도박에 탐닉할 경우 삶 전반에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대인관계가 파괴되는 것은 물론 직장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도박중독자에게 발생하는 정신적 질병 때문이다.
미국정신의학회(APA)가 발간하는 2013년 판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따르면 많은 병적 도박자들이 자폐증, 조현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과학계에서 도박중독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도외시해왔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병적 중독자의 경우 과학적으로 심각한 폐해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americanaddictioncenters.org
도박중독자들, 조현병 고통 등 불행한 삶
23일 ‘네이처’ 지에 따르면 과학계에서는 이 심각한 문제를 도외시해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병적 도박과 관련된 다양한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데 캐나다 라발 대학(Laval University) 연구팀이 29편의 발표된 논문 내용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 선별을 위해 4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실제로 병적인 도박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과 또 다른 도박자, 정상인 등과 비교 연구가 수행돼야 하며, 도박 정도를 정확히 측정할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 등.
연구를 이끈 사람은 라발 대학의 심리학자 로버트 라두커(Robert Ladouceur) 교수이며, 논문 제목은 ‘Responsible gambling: a synthesis of the empirical evidence’이다. 지난해 ‘테일러 & 프란시스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9편의 논문 분석을 통해 많은 국가의 사법기관들이 책임감 있는 도박(Responsible Gambling, RG)을 위한 법률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과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에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도박중독에 빠져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다. 많은 미디어 들이 도박과 관련된 내용들을 비판 없이 게재하면서 도박중독에 대한 두려움을 간과하고 있다는 것.
지난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 부호인 노라 알-다헤르(Nora Al-Daher)의 사례가 대표적인 경우다. 장관 부인이었던 그녀는 런던을 여행하던 중 한 카지노를 방문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2800만 달러의 엄청난 빚을 지게 된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카지노 측이 그녀의 도박심리를 이용, 큰돈을 갈취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법원의 반응은 냉담했다. 간단한 절차를 통해 소장을 기각했다. 법원 판결을 바라보는 대중 여론 역시 매우 냉담했다.
피해 줄이기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다수의 미디어들은 이 사우디 여성부호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 보다는 어떻게 그처럼 많은 재산을 상속받았는지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도박보다는 부호들의 사생활에 대한 기사가 지면을 채우고 있었다.
논문은 그러나 이 여인처럼 정상적인 상태에서 도박중독에 빠져들고 있는 사람들이 수백만 명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도박 피해자들을 동정이나 비난이 아닌 도움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도박과 관련된 사법구조, 정부 정책 방향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박중독자들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책임감 있는 도박을 권장하기보다 도박 피해자 입장에서 이들을 방어해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으로 도박장을 당연시 하는 분위기 역시 도박 피해를 조장하고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해 경마나 룰렛 테이블에 접속할 수 있으면서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많은 사람들이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
심리학자들이 크게 우려하는 것은 충동을 유발하는 컴퓨터 게임이다. 도박성을 갖고 있는 게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병적중독 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장애(Gaming Disorder)’를 공식 질병 목록에 등재할 계획이다.)
게임중독에 대한 연구가 부실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책입안자, 의료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도박관련 데이터가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도박 관련 연구가 부실한 것은 사회적으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박중독으로 인해 어떤 피해가 발행하고 있으며, 또한 이 재난이 어떤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가오는지, 피해자들에게 어떤 유형의 정신적·육체적 피해가 발생하는지 등에 대해 자료가 축적돼 있지않아 적절한 법률개정, 정책 집행이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많은 국가들은 미국의 2004년 레노 모델(2004 Reno Model)을 기초해 ‘책임감 있는 도박 정책(Responsible Gambling Strategy)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카지노와 같은 도박산업에 가이드라인을 정해놓는 정책이다.
이 정책의 특징은 도박에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도박금액의 한도를 규제하며, 도박을 특정구역에서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역적인 규제를 병행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 집행에 과학적인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을 일부 정부 당국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NCRG(US National Center for Responsible Gaming)에서는 지난 1996년 설립 이후 과학적 연구를 위해 27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NCRG가 기존의 카지노기업, 관련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 등 도박산업계 자금으로 설립된 만큼 연구의 신빙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돼왔다. 관계자들은 순수 과학 차원에서 도박피해를 바라볼 수 있는 연구가 더 다양하게 시도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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