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도 아닌데 과학으로 먹고산다고?

고호관 작가가 알려주는 ‘비전공자가 과학으로 먹고사는 법’

“안녕하세요. 과학자도 아닌데 과학으로 먹고사는 고호관입니다.”

지난 20일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주최하는 실시간 진로탐구 프로그램 ‘멘토링의 제왕’에 과학멘토로 등장한 고호관 작가는 자신을 ‘과학자도 아닌데 과학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과학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과학 전문 작가다. 고 작가는 ‘AI 시대, 본능의 미래’, ‘인류의 문명을 바꾼 약의 탐험가들’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서적을 번역하고 교양과학서 ‘우주로 가는 문, 달’,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학 2- 펄럭펄럭 달력’ 등을 저술했다.

20일 열린 서울시립과학관 ‘멘토링의 제왕’에는 과학 저술가 고호관 작가(오른쪽)가 멘토로 등장했다. ⓒ 서울시립과학관

최근 그는 보다 흥미롭고 새로운 방식으로 과학 콘텐츠를 대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중이다.

지난 11월 과천과학관이 개최한 ‘SF 미래 과학축제’에서는 송예환 디지털 아티스트와 공동 작업한 모바일 북 ‘SF 스토리 체험’을 선보였다. ‘SF 스토리 체험’은 관람객이 직접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인터랙티브 SF 소설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과학콘텐츠로 먹고살려면 뭐가 필요할까

고 작가처럼 ‘과학자도 아닌데 과학으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과학적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과학 분야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은 고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웠다.

먼저 독자들에게 다가갈 좋은 과학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고호관 작가는 좋은 과학콘텐츠 만들려면 ‘새로운 소식’, ‘실용성’, ‘재미’, ‘독자의 관심’과 ‘작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호관 작가는 AI, 우주 분야 등 과학 교양서와 SF 소설, 인터랙티브 북 등 다양한 과학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 서울시립과학관

먼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독자들의 흥미를 끌 만한 ‘재미’가 있어야 한다. 다른 콘텐츠도 그렇지만 과학은 딱딱하고 어렵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재미 요소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마다 재미를 느끼는 요소도 다르기 때문에 최근 유행하고 있는 이슈를 수집하고 독자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작가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여야 한다. 고 작가는 “글 쓰는 당사자가 관심이 있어야 글을 쓸 때도 자료를 수집할 때도 즐겁다”고 답했다.

‘새로운 소식’이면서 ‘실용성도 있고’, ‘독자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작가 자신도 관심을 가지는’ 주제를 찾을 수 있을까. 채팅창에는 이런 주제가 있었냐는 돌발 질문이 올라왔다.

고 작가는 ‘힉스 입자’가 발견된 때를 떠올렸다. 그는 “이슈도 있고, 독자들도 재미있게 느낄 대사건이었다. 저도 직접 힉스 입자를 취재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차올라 힘든 줄도 모르고 콘텐츠를 준비했다”라고 답했다.

재미 위해 과장하는 것이 문제정확한 사실 전달 중요

무엇을 쓸지 정했으면 어떻게 쓸지를 생각해야 한다. 소재는 다양한 분야에서 얻을 수 있다. 고 작가는 “생활의 모든 것이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주변을 보면서 항상 엮을 거리를 찾아야 한다. 사회적 화제, 사건, 영화, 음악은 물론 사람들 사이에 유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 다양한 구성을 염두에 두고 연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과학 콘텐츠를 쓸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과학 콘텐츠는 정확한 사실 전달이 생명이다. 그러면서도 대중성과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최근 과학 콘텐츠에는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단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이 내용과 맞지 않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과학 콘텐츠는 무엇보다 정확한 사실 기반을 전달해야 한다. 고 작가는 ‘엄밀함’을 강조했다. ⓒ 게티이미지뱅크

고 작가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최근 과장된 제목들이 늘고 있다. ‘암 정복 가능’, ‘XX 신약 발견’ 등 이런 단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으로 관심을 끄는 콘텐츠들이 넘쳐난다”며 “막상 논문을 찾아보면 논문 자체는 문제가 없다. 콘텐츠에 과장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전공자면서 과학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과학자가 아니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고 작가는 “어느 순간 자신이 과학자처럼 전문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 그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실수하지 않는다”라며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지 않도록, 과장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채팅창에는 ‘비만 치료제에 맨날 낚이는 1인’, ‘다양한 시각에 과학을 보는 눈이 필요할 것 같다’, ‘어려운 것을 쉽게 전달하기 어려울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왔다.

고 작가는 직접 발로 뛰면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또한 현장을 누비며 많은 경험을 쌓고 콘텐츠를 만들었다. ⓒ 서울시립과학관

과학 콘텐츠를 작성하는 데 있어 또 다른 중대 요소는 ‘엄밀성’이다. 엄밀하다는 뜻은 빈틈이나 잘못이 전혀 없을 만큼 엄격하고 세밀하다는 의미다.

고 작가는 “‘엄밀함’을 놓치지 않으려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현장을 발로 뛰면 정보의 엄밀성을 지킬 수 있고 콘텐츠는 더욱 풍성해진다”라고 귀띔했다.

과학 콘텐츠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은 역시 글을 작성하는 능력이다. 글쓰기는 요령이나 왕도가 없다. 고 작가는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 ‘다독’, ‘다작’, ‘다상량(多商量)’을 꼽았다. 다독과 다작은 말 그대로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을 뜻한다. 다상량은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고 작가는 “많이 읽어야 할 말이 있고, 평소 생각이 많이 있어야 뭔가 쓸 것도 생기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영어 공부’를 추천했다. 외국어 능력은 곧 더 많은 정보 습득 능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 작가는 “다른 외국어도 좋지만 영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으면 자신이 읽을 수 있는 텍스트의 양이 10배, 100배로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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