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연극으로 마음을 훔치다

과학연극모임, 사이꾼의 임주희 대표

“과학을 쉽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퍼포먼스예요. 특히 스스로 해보면 더 잘 이해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과학연극이 과학을 전달하기에 참 좋아요. 보는 사람도 재미있고 연극에 참여하는 사람도 즐겁고요.”

과학연극 모임인 사이꾼을 이끌고 있는 임주희 대표는 “과학연극은 과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있지만 연극을 구성하기까지 상상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학 교육과 확산에 정말 좋은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가 사이꾼을 만든 계기는 사이언스커뮤니케이터 교육 이후,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직접 과학 콘텐츠를 개발하면서였다. 단지 실험 콘텐츠만 개발할 것이 아니라 직접 공연을 통해 과학을 전달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시작했다.

▲ 사이꾼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연극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쉽지 않았다. 무대 세팅을 하는 것도 어려웠고 대본을 만들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문 배우가 아니다보니 연극 자체도 극복해야할 산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축적되어 예전보다 훨씬 일이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요즘은 아이들을 직접 연극 무대에 올리는 수업을 하고 있다. 일종의 과학연극 수업이다. 스스로 과학을 습득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결말이 오픈된 시놉시스를 아이들에게 줘요. 예를 들어 갈릴레이와 코페르니쿠스는 다른 시대의 사람이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가상으로 이들을 만난다고 하고 얘기를 하는 거죠. 물론 상상에 의한 답은 아이들이 하는 거고요. 그 답을 모아 대본을 만들어요. 20차시 수업인데, 마지막 날 연극을 올린답니다.”

아이들에게 “여러분 집중!” 이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들 눈이 반짝거리기 때문이다. 수업 호응도 역시 좋았다. 부모들 반응도 호의적이다. 거기다 아이들은 연극이 끝나고 나면 과학을 재미있어 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지나친 과학 지식이 오히려 ‘독’

“수업을 하면서 과학에 대해서 체감하는 콘텐츠가 초중고가 비슷해요. 초등학교는 넘치고 중·고등학생은 빈곤하죠. 그래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재료를 가지고 고등학교 수업을 해도 학생들이 아주 좋아해요. 전혀 유치하지 않아요. 그런데 이것이 과학 교육과 대중화의 걸림돌이 것 같아요.”

임 대표는 “너무 어릴 때부터 주입시킨 지나친 과학 지식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들에 그림자가 왜 생기냐고 물어보면 빛은 굴절, 반사 등 이제까지 암기해온 온갖 지식을 말한다.

단순히 “빛이 지나가는 길을 막아서”라고 답을 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 지식만을 채운 결과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런 지식들이 생각주머니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짝이는 과학쇼에 아이들은 쇼에만 관심을 둘 뿐 과학 자체에 호기심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호기심은 창의성의 바탕이 된다. 궁금해져야만 상상하게 되고 그 결과 창의적 생각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본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필요한 것처럼 말이다. 지나친 지식이 궁금증 유발을 막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임 대표는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직접 이것저것 만들어 보게 한다. 오리고 붙이는 단순한 작업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은 많은 경험과 생각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을 하다보면 이외로 가위질을 잘 못하거나 테이프를 끊어내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실험 도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과학인데, 이조차 어른들이 ‘우리 아이가 위험할까봐’ 혹은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니까’ 대신 해준 결과다.

“유명한 과학 시리즈 책을 100권 읽는 것보다 직접 하나 만들어 보는 것이 더 생생한 과학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행동을 통해 궁금증도 유발되는 거고요. 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아직도 과학이 너무 현실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답니다.”

친숙한 과학을 만드는데 앞장설 것

▲ 사이꾼의 임주희 대표 ⓒiini0318

과학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부딪히면서 과학은 여전히 고립되어 있다고 느끼는 임주희 대표. 그래서 그는 어떻게 하면 과학을 더 쉽게, 직접 실생활에서 느끼게 할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한다. 특히 호기심이 유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수업도 그 중 하나이다. 공명현상에 대한 과학수업을 할 때, 스토리텔링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 수단인지 절감했다. 당시 ‘오즈의 마법사’와 ‘타코마 브리지’를 이용해 설명했다. ‘오즈의 마법사’에는 토네이도의 위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잘 표현되어 있다. 아이들에게 이런 토네이도에도 끄덕하지 않던 ‘타코마 브리지’가 산들바람에 왜 무너졌는지 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줬다. 아이들이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알고 있어서인지 수업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야기 힘이 참 대단해요. 연극도 그렇고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과학수업에 관심이 높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오랜 시간 이런 경험을 하다보니까 좀 욕심이 생겨요. 과학 대중화가 쉽지 않은데, 우리 과학 연극에 일반인들도 끌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예를 들어 가족과학연극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과학관에 아이들을 들여보내 놓으면 부모들이 쉴 곳이 없어요. 정작. 본인들은 과학문화를 못 누리고 있는 셈이죠. 생활과학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연극을 해보면 부모들도 과학과 더 친숙해지지 않을까요?”

평범한 일반인들과 과학자 사이에서 다리가 되어주고픈 임주희 대표는 더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과학 콘텐츠를 만들어 볼 계획이다. 과연 어떻게 과학을 가지고 사람이 마음을 훔쳐낼지, 그들의 계획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앞으로 활동이 기대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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