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과학문화사업의 발전을 위한 제언(4)

[독자 기고] 신이섭 전 한국과학창의재단 연구위원

1990년대 초반 시작된 과학문화사업이 20여 년 만에 놀라울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던 과거의 과학문화사업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과학축제, 사이언스버스킹, 과학연극, 과학전문 유튜브 방송 등 전 연령층이 즐길 수는 다양한 콘텐츠와 방법으로 국민들에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현재 괄목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하여 현 상태에 머무를 수는 없다. 현재의 과학문화사업에 대한 점검과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되짚어 볼 때이다. 이에 사이언스타임즈는 신이섭 전 한국과학창의재단 전 연구위원의 독자 기고를 통해 위상, 콘텐츠, 대상, 방법, 체계 등 다섯 가지 관점에서 과학문화사업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과학문화확산에 있어 학습과 토론은 중요한 기본 요소이다. ⓒ 게티이미지

과학문화확산에 있어 학습과 토론은 중요한 기본 요소이다. ⓒ 게티이미지

4. 방법

과학지식을 일반인이나 타분야 전문가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왔다. 강연, 전시, 축제, 과학다큐 같은 것들이 아직도 선호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전통적인 방법은 일회성, 일방향성, 고비용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4.1 단편적, 일방향성 지식 전달 방식은 한계가 있다

일회성 대규모 지식 전달은 애초 과학문화사업이 지향하는 인식의 변화와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있다. 어찌 보면 보여주기 위한 사업인 경우가 많다. 대상에게서 오는 피드백을 전혀 체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왔다. 과학관의 문을 닫고 저녁에 파티의 분위기를 섞어서 진행하는 science night, 3분 안에 핵심 내용을 설명하고 청중의 평가를 받는 사업, 약간은 심도 있는 줄거리를 가진 과학연극, 과학쇼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사업들이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 좋은 사업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효과를 알기 어려운 사업도 많다. 여전히 일회성 단편적인 과학지식과 체험을 제공하는 사업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인기 있는 사업이라고 다 훌륭한 사업이라 보기 어렵다고 해야 할 것이다.

4.2 학습과 토론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사업들이 시도되고 있고 호응도 좋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요소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것은 기본적인 학습과 토론이라고 생각된다. 참여자가 일정 부분이라도 학습을 통해 기초적인 지식은 물론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준비를 한 이후에 토론에 참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토론을 통해서 자신의 지식과 생각이 정리되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역으로 아무리 좋은 사업일지라도 참여자의 학습과 토론이 없는 사업은 일정 부분 한계를 가진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업의 성격상 학습과 토론이 애초에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이러한 요소를 사전 안내, 행사 평가, 사후 간담회나 설문 등의 방식을 통해서라도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4.3 취미 등 삶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몇 개월이나 1년 혹은 3년 정도의 기간을 어떤 사업에 정례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그 사람의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이고 그 사람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일 것이다. 과학문화사업의 지향이 과학기술 지식을 기반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인식, 삶을 바꾸는 것을 지향한다면 어떻게 하든 이런 사업이 가능하도록 모색해야 한다.

사회에 다양한 모임이 존재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그러한 모임에 참여하고자 한다. 아직은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모임이 극히 적어 보이지만 그러한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과학독서클럽 같은 것이 장수하는 것이 한 예이다. 이러한 사회적 모임 속에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모임이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것이 자리를 잡는다면 우리 과학문화사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단계를 넘어서게 되면 과학문화서비스를 무조건 공짜로 제공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과학문화를 위해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과학문화비즈니스가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 본 기고는 필진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공식 견해와는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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