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 ‘오징어 게임’처럼 좋아할 수 없을까?

16일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발대식 현장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으로 뜨겁다. 미국의 대표적인 OTT(Over The Top) 플랫폼 넷플릭스가 전 세계로 방영하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제작사인 넷플릭스는 사상 최고 기업가치를 창출했다.

전 세계인들은 오징어 게임 속에 등장한 다양한 한국 문화에 열광하면서 새로운 ‘한류’ 열풍으로 들썩거리고 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과 자유로운 콘텐츠 비평과 소통의 결합이 있었다.

그렇다면 과학문화는 이러한 성공을 거둘 수 없을까.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과학도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없는 걸까. 16일 과천과학관 상상 홀에서 개최된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발대식 및 컨퍼런스’에서 과학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분석하고 토론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디지털 과학문화로 사회와 소통해야

이날 발대식 강연자로 나선 강연실 에피 편집위원(카이스트 인류세 연구센터)은 최근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1위에 등극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언급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자유로운 비평과 소통을 꼽았다. 강 위원은 오징어 게임처럼 과학기술 문화도 대중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는 과학에도 자유로운 비평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전 세계 시청률 1위로 등극해 신한류 열풍을 불게 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우리는 그동안 과학기술이 드라마처럼 쉽고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기술은 어려운 것도 딱딱한 것도 전문가들만의 것도 아니다. 과학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 전 세계 ‘대박’이 난 ‘오징어 게임’처럼 말이다.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16일 과천과학관 상상홀에서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발대식 및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 사이언스 프렌즈 생방송으로 동시에 진행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 조율래 이사장은 “앞으로 에너지, 보건과 국방 문제, 고령화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이 과학기술문화와 사회와의 소통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발족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출범은 우리 사회의 과학기술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학계와 시민 사회, 정부기관 등과 함께 협의하고 소통하며 더욱 발전된 과학기술문화를 영위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한 국가의 과학기술과 사회 문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출범을 환영했다. ⓒ 사이언스 프렌즈 유튜브 캡쳐

홍성욱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운영위원장(서울대학교 교수)은 과학기술과 사회는 닮은꼴이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과학기술을 보면 사회를 알 수 있고 사회를 보면 과학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 과학기술이 낙후된 국가는 사회 문화가 발달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급격하게 발전된 과학 사회, 소통과 논의를 통해 해결

올해 우리나라의 국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0조 3천억 원 확대된 29조 8천억 원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치로 편성됐다. 이는 GDP 대비 세계 1위 규모다. 정부는 매년 R&D와 정부 총지출 규모를 확대시켜 과학기술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성욱 운영위원장이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출범 의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이언스 프렌즈 유튜브 캡쳐

하지만 이러한 투자 규모에 비해 아직 우리 사회에는 과학기술문화의 저변확대가 미흡한 상태다. 급격하게 발전된 과학기술과 사회가 부딪치면서 각종 논쟁에 휘말리며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는 이러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시민사회와 학계, 정부기관과 소통 및 상호작용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나갈 계획이다.

홍성욱 위원장은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출범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과학기술과 사회가 빚어내는 각종 갈등과 문제를 폭넓은 의견과 소통, 상호작용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에서는 시민과 학계, 정부, 문화 및 비평가들이 함께 만나 사회 이슈를 발굴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만남의 장도 많이 마련할 계획이다.

김찬현 과학문화위원회 위원장(ESC 부대표)은 다양한 과학기술 문화 소통 방법을 제시했다. ⓒ 사이언스 프렌즈 유튜브 캡쳐

이날 발대식에서 김찬현 과학문화위원회 위원장(ESC 부대표)은 연세대학교에서 진행한 초파리를 이용한 연구, 나진상가를 방문해 방사능 측정기를 만들고 국립 기상 과학원에 방문해 기후변화가 주는 영향 등을 체험할 수 있었던 ‘랩 투어 프로그램(어른이 실험실 탐험)을 학생 및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특별한 소통 활동으로 소개하며 향후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에서 다룰 수 있는 다양한 소통 방법을 제시했다.

당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시급하다. 송성수 부산대 교수는 “코로나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는 과학도 불확실하다”며 “과학기술이 사회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이라는 틀에 갇히지 말고 어떤 가치를 담아낼 것인가 하는 기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앞으로 이와 관련해 더 많은 논의들이 과학기술과 사회 네트워크 컨퍼런스에서 이루어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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