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과학기술을 현대예술로 승화한 ‘라파엘 로자노헤머’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멕시코 출신의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 1967~)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일렉트로닉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현대 작가로서,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콘코디아 대학교(Concordia University)에서 물리 화학을 전공하였다.

몬트리올 분자 인식 연구소(Molecular Tecognition Lab in Montreal)에서 근무하며 화학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는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1995년 개인전 ‘ARCO 95 – The Trace’를 기점으로 각종 전자 장치와 과학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아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Displaced Emperors Ⓒ Rafael Lozano-Hemmer

1997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Ars Electronica Festival)에서 발표한 그의 초기 작품 ‘추방된 황제(Displace Emperors)’는 벽면에 투사된 대형 미디어 파사드 영상과 관람객을 아키택트(architact)라는 인터페이스로 연결하고, 컴퓨팅(computing)을 통해 관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관람객이 동전을 넣으면 목테수마 버튼(Moctezuma button)을 누를 수 있으며, 오스트리아 비엔나 민속박물관(Museum fur Volkerkunde in Vienna)에 소장되어 있는 문화유산과 유물의 이미지들이 옮겨져 관람하게 된다. 목테수마는 14세기부터 16세기까지 중앙아메리카를 지배했던 아즈텍 제국(Imperio Azteca)의 황제이다.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이 작품으로 일본 미디어아트 페스티벌(Japan Media Arts Festival), 독일 바우하우스 어워드(International Bauhaus Award), 영국 BAFTA(The 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 등의 국제상을 수상하며 현대 미디어 아티스트로서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Zoom Pavilion Ⓒ Rafael Lozano-Hemmer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2015년 작품 ‘줌 파빌리온(Zoom Pavilion)’은 관람객의 얼굴과 동작을 감지하는 이동형 적외선 센서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을 수백 개의 화면으로 분할하여 전시장 삼면 스크린에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설치미술 영상 작품으로 영국, 캐나다, 스위스, 멕시코, 일본, 한국 등에서 전시된 바 있다.

‘줌 파빌리온’은 폴란드 출신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Krzysztof Wodiczko)와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으로,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이 작품에 대하여 “기술은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술이 예술이 되었을 때 확실히 다른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동영상>

Pulse Index Ⓒ Rafael Lozano-Hemmer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또 다른 작품 ‘Pulse Index’는 관객의 지문과 심장 박동수를 동시에 기록하는 생체 인식 설치미술로서, 220배의 디지털 현미경과 맥박계 센서를 통해 측정된 관객의 신체 정보를 58인치 HD 모니터 속의 수십 개로 분할된 면으로 보여준다.

‘Pulse Index’는 진동하는 심장 박동에 맞춰 관객들의 지문이 계단식 사각형으로 화면에 디스플레이 되며, 참가자 순서대로 면이 쌓이면서 작은 면들이 상단으로 올라간다. ‘Pulse Index’는 플라스마(plasma) 모니터 버전과 대형 벽면 스크린 프로젝션 버전이 있다.

Volumetric Solar Equation Ⓒ Rafael Lozano-Hemmer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2018년 설치미술 ‘Volumetric Solar Equation’은 2만 5580개의 LED 조명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품으로,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Pierre de Fermat)의 방정식, 그리고 베네수엘라 아티스트 라파엘 소토(Jesus Rafael Soto)와 카를로스 크루스 디에스(Carlos Cruz Diez)의 기하학적 추상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식물의 엽서(葉序) 형태의 나선형으로 조명이 배열되었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문제 이슈를 은유하고 있는 ‘Volumetric Solar Equation’은 우리나라 아모레퍼시픽 미술관과 캐나다 퀘벡 국립미술관(Musee national des beaux-arts du Quebec)의 공동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다. 작품의 라이팅은 나사(NASA)의 태양역학전망대(SDO)와 솔로-헬리오스피릭 태양 관측 위성(SOHO)에 포착된 이미지를 유동식 방정식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했다.

과학기술을 현대예술로 승화·발전시킨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홈페이지에는 2000여 점에 이르는 고해상도 작품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각종 전시회 정보가 올려져 있다. <작가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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