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과학기술과 디자인의 융합 ‘존 마에다’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1966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존 마에다(John Maeda)는 미국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RISD,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의 교수와 총장을 역임하였고, 2008년 에스콰이어지에서 21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75명 중 한 명으로 선정한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및 컴퓨터 프로그래머이다.

존 마에다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소프트웨어 공학을 공부하면서, 그래픽 디자이너 폴 랜드(Paul Rand)와 뮤리엘 쿠퍼(Muriel Cooper)의 저서와 작품으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예술로서의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일본에 유학하여 츠쿠바 대학교 미술 디자인 연구소(Tsukuba University’s Institute of Art and Design)에서 디자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존 마에다 전시 포스터​ Ⓒ John Maeda

존 마에다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에 예술(Art)을 더한 스팀(STEAM) 교육의 선구적 역할을 하였으며, RISD 재직 시절 디자인과 기술의 접점을 찾고, 과학기술과 예술 간의 통섭적 융합을 추구하는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는 인문학 중심의 기술(Humanizing Technology)을 철학적 바탕으로 하여 과학, 공학, 수학의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와 예술의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를 융합하는 디자인 개념을 제시하였다.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진행한 ‘다섯 가지로 반응하는 책(The Five Reactive Books)’은 존 마에다의 디자인 철학과 지향점이 담긴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 책은 ‘반응하는 사각형(The Reactive Square)’, ‘날아다니는 글자들(Flying Letters)’, ‘12시간(12o’clocks)’, ‘두드리기, 타자 치기, 글쓰기(Tap, Type, Write)’, ‘거울 거울(Mirror Mirror)’ 등 다섯 가지 작품이 한 권의 책 형태로 묶여 구성되었다.

The Five Reactive Books​ Ⓒ John Maeda

‘다섯 가지로 반응하는 책’은 마이크를 통한 목소리, 마우스 이동, 시간 정보, 키보드 입력, 카메라 영상 등 다섯 가지의 다른 입력 데이터 값에 따라 반응과 결과가 가변적으로 다르게 나타나는 독특한 형식의 멀티미디어 책이다. <관련동영상1>

‘다섯 가지로 반응하는 책’의 첫 번째 작품은 마이크를 통해 음성이 인식되면 컴퓨터는 10개의 사각형의 움직임을 표현한다. 두 번째 작품은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글자들이 반응하는 것으로 열 가지 다른 형태의 타이포그래피가 표현된다. 세 번째 작품은 실시간 입력 정보로 12가지 기하학적 형태를 표현한다. 네 번째 작품은 흑백 글자를 타이핑하는 타자기에 대한 경의와 헌사이다. 다섯 번째 작품은 비디오 입력 신호와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 이미지를 나타낸다. <관련동영상2>

12o’clock Ⓒ John Maeda

존 마에다는 MIT 미디어랩에 재직하면서 동영상 압축 포맷과 사물인터넷 표준 기술 개발에 공헌한 헨리 홀츠만(Henry Holtzman)과 함께 ‘미학 계산 그룹(Aesthetics and Computing Group)’이라고 불리는 코딩(coding)이 가능한 디자이너와 설계가 가능한 엔지니어로 구성된 공동체를 육성하고, 물리 언어 워크숍(Physical Language Workshop)을 이끌며 과학과 미디어 예술이 융합된 프로젝트들을 수행했다.

How to speak Machine Ⓒ John Maeda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디자인상, 독일 레이몬드 로위 재단상, 일본 마이니치 디자인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존 마에다는 “예술과 디자인이 지난 세기 과학기술처럼 21세기의 우리 경제를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다. 기술이 성숙해질 때가 디자인이 차별화되는 요인이 되는 때이다. 기술은 문제를 해결하고, 디자인은 방법을 제시하며, 예술은 의문을 자아내는 과정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존 마에다는 기존의 그래픽 디자인, 산업 디자인, 가구 디자인 등의 영역에 코딩과 데이터를 다루는 ‘컴퓨테이셔널 디자인(Computational Design)’이라는 개념을 더하여 확장시켰으며, ‘Maeda @ media, 2000’, ‘단순함의 법칙(The Laws of Simplicity, 2006)’, ‘리더십의 재설계(Redesigning Leadership, 2011)’, ‘새로운 것을 만들어라: 실리콘 밸리 디자인의 역사(Make It New: A History of Silicon Valley Design, 2015)’, ‘기계에게 말하기 입문(How to speak Machine, 2019) 등을 저술하면서 21세기 현대 디자인의 이론적 기틀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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