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바이러스 탐사에 나섰다

GVP, 30여 개국에서 7000여 명 전문가 양성

그동안 바이러스는 지구 생물과 공존해왔다. 약 160만 종의 바이러스가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바이러스 대다수는 포유동물이나 새들의 몸 안에 서식하고 있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사람에게 전파될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사람들을 괴롭힌 바이러스 중 약 60%가 다른 동물들로부터 감염된 것이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메르스(MERS), 사스(SARS)가 그랬고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몰고 온 신종 바이러스(SARS-CoV-2)가 또한 그렇다.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과학자들이 동물원성 감염증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찾고 있으며, 국제기구를 통해 바이러스 지도를 만드는 일에 착수하고 있다. 사진은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박쥐. ⓒ 위키피디아

동물원성 감염증 옮기는 바이러스 추적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지금의 코로나19와 유사한 사태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바이러스 추적에 몰두하고 있다.

태국 적십자사 부총재이면서 WHO에서 동물원성 감염증 연구 책임자를 맡고 있는 동물원성 감염증 전문가 수파폰 와차라플루사디(Supaporn Wacharapluesadee) 박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18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따르면 그녀는 대다수 박쥐들이 보존되고 있는 태국의 열대림, 동굴 등을 탐사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박쥐들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알려진 것처럼 박쥐는 라싸열, 마버그열, 에볼라에 이어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질병들을 모두 유발한 동물이다.

2002년 사스를 유발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는 박쥐에게서 사람으로 옮겨왔다. 2012년 중동에서 발생한 메르스는 낙타 독감이라고 불렸으나 박쥐에서 낙타를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로 인해 유발됐다.

팬데믹 사태를 불러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사스를 유발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와 유전자 서열이 89.1% 일치해 ‘SARS-CoV-2’란 명칭이 주어졌다.

와차라플루사디 박사 연구팀이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니파 바이러스(Nipah virus)다. 돼지에게 옮겨와 지금은 사람에게 감염되고 있었는데 치명적인 뇌염과 수막염을 유발해 동남아 지역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의 근원을 찾기 위해 12종의 박쥐를 대상으로 타액과 배설물, 혈액 등 수 천 개의 샘플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가 라일날여우박쥐(Lyle’s Flying Fox)에서 비롯된 것임이 밝혀냈다.

와차라플루사디 박사는 “최근 전파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동물에게서 비롯된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바이러스의 근원을 추적하는 연구가 서둘러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염원 추적 늦었다서둘러야

태국은 대다수 박쥐들이 보존되고 있는 나라인 만큼 바이러스와 관련된 다수의 연구 기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다.

국제 협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와차라플루사디 박사의 경우 지난 10년간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전염병 방지 프로그램 ‘프레딕트(PREDICT)’에 참여해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분류한 바이러스는 949종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보기에 더 중요한 일은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 등장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추적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양성하는 일이다.

프레딕트에서는 그동안 현장에서 바이러스를 직접 채취하는 연구진을 비롯 실험실 전문 요원에 이르기까지 약 7000명의 인력을 양성해왔다. 이들은 현재 30여 개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 콜로비아 대학의 전염병학자 사이먼 앤서니(Simon Anthony) 교수의 경우 박쥐뿐만 아니라 난쟁이 침팬지, 고릴라, 개코원숭이, 다람쥐 등 1만 9000여 마리의 동물을 대상으로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있다.

그리고 동물에 서식하는 바이러스가 어떤 사람들에게 쉽게 감염되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감염되지 않는지 밝혀내고 있는 중이다. 이 사실이 밝혀질 경우 바이러스의 감염경로를 차단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들 바이러스 추적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바이러스의 근원을 서둘러 추적하는 일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바이러스로 인한 발병 가능성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설립된 ‘GVP(Global Virome Project)’에서는 사람의 건강과 식품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의 위협을 근절하기 위해 해를 끼치는 바이러스의 99%를 도표화(mapping) 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GVP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0억 파운드(한화 약 4조 6000억 원)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UN 등 주요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과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끝이 없는 전쟁이다.

그리고 지금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바이러스 추적자(virus hunger)로 양성해 위험한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하고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사태를 막으려는 시도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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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7월 7일3:33 오후

    과학자들의 바이러스 찾기가 성공했으면 합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전 세계적으로 발병하는 새로운 질병도 다양한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종이 계속 생긴다니 종의 특성상 최적의 환경을 찾아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생명체 번식원리와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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