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교육 경쟁력이 곧 산업 경쟁력

세계의 공학교육 현장 (상)

미국화학학회(ACS)가 설립된 것은 1876년. 이후 130여 년 동안 회원 16만4천여 명의 과학기술 분야 세계 최대 학회로 성장했다. ACS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최근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교육이다.

지난 해에는 백악관 등 주요 기관에 장문의 공학교육 개선안을 제출했다. 화학 분야 대학원 교육현황을 상세히 분석한 ‘Advancing Graduate Education in the Chemical Science’란 제하의 보고서다. ACS 교육개혁위원회는 최근 화학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미국의 교육이 많은 면에서 생산적이고 건전하지만 최근 들어서 2차 대전 이후의 경제, 사회, 정치적 변화를 충분히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위원회 판단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최근 인력구조 변화, 글로벌 융합추세 등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 결론이다.

세계는 글로벌·융합 인재를 원한다

위원회는 이전의 전통적인 지식도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 세계인이 원하는 기술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화학)기술 리더들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고 있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전문기술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학교육 혁신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글로벌, 융합 인재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화학학회(ACS) 홈페이지.


무엇보다 종합적인 식견을 강조했다. 지구상에는 과학기술인도 있고 비과학기술인도 있다.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이 복합된 융합이슈들을 대화하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 등장하고 있는 첨단 분야는 물론 비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융합연구를 강조했다. 글로벌 팀, 혹은 파트너, 혹은 고객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융합연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

전체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보다 더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비과학기술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다양한 지식 뿐만 아니라 연구윤리 등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나가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보았다.

미국에서 화학은 지난 100여 년 간의 미국 과학기술을 이끌어온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 속에서 미국의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지속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교육이라는 것이 위원회 결론이다. 가장 시급한 대학원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제시하고 있다.

산업현장 이해할 수 있는 교육 필요

다른 선진국들 역시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공학교육 개혁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지난해 말 발표한 ‘2012년도 연방정부 연구혁신 보고서’에 따르면 15개 클러스터를 지정해 그 안에 있는 대학, 그리고 연구소·기업 등과의 협력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또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대학 내 주니어 과학자들을 위해 ‘엑셀런스 이니셔티브(Excellence Initiative)’ 등을 시행하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2020년까지 대학과 교원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일본 동경대는 연구, 기획설계, 품질관리, 영업 등 기업 업무 각 단계에 필요한 과학기술 인재 융성시책을 시행중이다. 또 공학교육추진기구, 대학원 교육문제 검토위원회 등과 협력해 대학원 교육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공학 분야 관련 글로벌 CEO 프로그램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 공학교육 혁신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공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공학인재를 융성하기 위한 ‘수요 지향적 공학교육 혁신방안’을 수립해 발표했다. 골자는 공학교육의 질을 높여 선진국들과 같은 수준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학교육인증제를 실시하고, 공학교육혁신센터의 지원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 등을 통해 대학이 산업계 수요를 교과 과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공학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은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으로 81개 대학을 지원했다. 또 87개 대학에서 581개 공학인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교육을 총괄할 수 있는 교육개선 시스템이 구축되고, 공학교육 전반에 걸쳐 질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는 아직도 현격한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2년 더 타임즈 선정 ‘톱 50 공과대학’에 한국은 포스텍, 서울대, KAIST 등 3개 대학만 포함돼 있는 상황이다. 각계 의견을 종합해 교육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는 교육혁신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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