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공포의 전염병 ‘흑사병’

[만화로 푸는 과학 궁금증] 여전히 위험한 최악의 질병…조기 진단이 중요

얼마 전 중국에서 두 명의 환자가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고 베이징 병원에 격리 수용되었고, 곧이어 흑사병 환자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흑사병은 중세 유럽에서 7500만~2억 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전염병으로 당시 유럽은 이 전염병 때문에 인구의 1/3이 줄었다고 한다. 역사 속에서나 보았던 무시무시한 전염병이 이웃 나라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국내 언론은 이 소식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사실 중국에서는 2010년에서 2015년 사이에 흑사병 환자 10명이 발생하여 5명이 사망하였고, 같은 기간 전 세계적으로 3200여 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하여 580여 명이나 숨졌으니 흑사병을 역사 속의 전염병으로만 볼 수는 없다.

흑사병은 어떻게 전염될까?

흑사병을 일으키는 페스트균(Yersinia Pestis)은 원래 토양 속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운동성은 없으나 조건에 따라 변형하기 쉬운 세균이다.

이 세균은 간혹 쥐나 비버와 같은 야생 설치류를 감염시키는데,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도 감염된 설치류의 피를 빨아 감염된다. 벼룩은 야생 쥐에서 인간 거주지에 서식하는 집쥐나 곰쥐로 옮겨 기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된 벼룩은 집쥐나 곰쥐에게 페스트균을 감염시키고, 감염된 벼룩과 쥐들이 인간 주변에 머무르게 된다. 결국 인간은 감염된 벼룩에게 물리거나 감염된 쥐의 분뇨나 체액 등을 통해서 페스트균에 감염된다.

또한 흑사병은 인간들 사이에서도 전염이 잘 일어난다. 페스트균에 감염된 환자가 기침 등을 통해 체액을 공기 중에 분출하는데, 그 체액 속에 있던 페스트균이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킬 수 있다.

페스트균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된다.ⓒ윤상석

페스트균은 쥐에 기생하는 벼룩을 통해 인간에게 전염된다.ⓒ윤상석

흑사병의 종류와 증상

흑사병은 림프절 흑사병과 폐 흑사병, 그리고 패혈성 흑사병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림프절 흑사병이 가장 흔히 발생하는 흑사병으로 사람 간의 직접 전염을 일으키지 않고 벼룩을 매개로 전파된다. 벼룩은 주로 사람의 다리나 팔을 물기 때문에 페스트균이 사람의 서혜부나 겨드랑이의 림프절로 들어간다. 따라서 림프절 흑사병은 서혜부나 겨드랑이 림프절이 부어오른 멍울인 가래톳이 생기는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2일에서 6일의 잠복기를 걸쳐 오한과 38도 이상의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이런 증상이 발생한 후 24시간 이내에 림프절 부위가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반면에 폐 흑사병은 감염된 환자나 동물의 기침이나 체액, 배설물 등에 있던 페스트균이 직접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갔을 때 발병한다. 잠복기는 대개 3~5일이며 갑자기 발열과 오한,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다가 기침과 가래, 호흡 곤란 등 폐렴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이 환자의 가래에는 페스트균이 다량 들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중국 베이징에서 발생한 흑사병 환자 2명은 모두 폐 흑사병이고, 추가로 발생한 환자 1명은 림프절 흑사병이라고 한다.

패혈성 흑사병은 페스트균이 혈액에 침투했을 때 발병하는데, 몸 말단부가 검은빛으로 썩는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상은 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페스트균에 감염된 질병을 흑사병(黑死病, black death)이라 부르게 된 원인이 되었다.

페스트균이 혈액에 침투하면 몸 말단부가 검은 빛으로 썩는다.ⓒ윤상석

페스트균이 혈액에 침투하면 몸 말단부가 검은빛으로 썩는다.ⓒ윤상석

흑사병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발견된 여러 전염병들 중에서 흑사병은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그 전염 속도도 무척 빠르다.

그래서 흑사병의 원인과 그 치료 방법을 몰랐던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빠른 속도로 퍼졌고 사망률도 매우 높았다. 당시 유럽은 인구의 증가로 많은 도시들이 형성되었는데, 대부분의 도시들은 인간들이 버린 오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었다. 따라서 도시들은 그 오물들이 불러들인 쥐들과 인간이 뒤섞여 사는 아주 불결한 환경이 조성되어 페스트균이 퍼지는 데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래서 흑사병이 도시 하나를 휩쓸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다가 도시 인구가 크게 줄어들어야만 유행이 멈췄다. 인구가 줄어 페스트균이 감염시킬 다음 인간 숙주를 만날 기회가 적어졌고 살아남은 인간들도 스스로 페스트균에 면역력을 갖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세 사람들은 흑사병의 원인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윤상석

중세 유럽 사람들은 흑사병의 원인도 모른 채 흑사병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윤상석

지금은 과거처럼 흑사병이 유행할 확률은 거의 없다. 과거처럼 쥐들과 인간이 뒤섞여 사는 불결한 환경이 아닐 뿐만 아니라 만약 흑사병에 걸린다고 하더라도 페스트균에 대항할 수 있는 항생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겐타마이신, 스트랩토마이신 등 페스트균을 효과적으로 죽이는 다양한 항생제들이 개발되었다. 하지만 항생제 치료도 발병 초기에 시작해야 효과적이다. 따라서 조기에 정확하게 병을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흑사병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현대 의학이 있더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전염병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해외에서 흑사병 유행 지역을 여행할 때는 각별히 주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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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하주철 2019년 11월 24일1:01 오전

    흑사병 과거에만 걸리던 병인줄 알았는데 중국에 그 병에 걸린 사람이 있다니 조금 무섭네요…
    그래도 거의 걸릴 확률이 없다하니 안심입니다!!
    흑사병에대한 유익한 정보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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