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 재앙’ 코로나19에서 얻는 교훈

새로운 모델로 코로나19 예측하고,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여야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의료시스템은 물론, 첨단을 자랑하던 미국 의료기관도 근본부터 뒤흔들어 놓았다.

병원들은 약물과 의료기구들이 부족했고, 하룻밤 사이에 벼락치기로 중환자실을 만들어야 했다. 치료 계획은 필요에 따라 덧붙여졌고, 신중하게 구성된 병원의 환자 흐름 시스템은 엉망이 됐다.

미국 하버드의대 수련 연구병원을 운영하는 베스 이스라엘 레이히 헬스(BILH, Beth Israel Lahey Health) 지도자와 연구팀은 이 같은 체험을 바탕으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 카탈리스트(NEJM Catalyst Innovations in Care Delivery)’ 23일 자에, 만연하는 전염병에 맞서 의료기관이 더욱 잘 대응하고 의료 제공에 걸림돌이 되는 향후의 과제들을 예측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들은 이번 전략 마련에 인간의 뇌나 경제 혹은 기후와 같이 역동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쓰이는 ‘복잡성 과학’을 활용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의료시스템을 근본부터 흔들어 놓았다. 미지의 팬데믹 도래에 대처하기 위해 예측 모델 개발 등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 Pixabay / Hank Williams

논문 주 저자이자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의료원(BIDMC) 의료전달과학 센터장인 제니퍼 스티븐스(Jennifer Stevens) 하버드의대 조교수는 “코로나19는 산업으로서 그리고 일련의 복잡한 조직으로서의 보건 의료가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진화돼 왔음을 곤혹스럽게 상기시키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복잡성 과학의 원칙은 의료계 지도자들이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의료체제 운영 관리에 활용할 수 있는 세 가지 전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세 가지 전략이란 의료계 지도 팀들의 다양한 관점을 활용하고, 새로운 계량치에 대한 개방성을 유지하며, 복잡한 의료시스템을 반영하는 예측 도구를 창출하는 것이다.

대시보드 디자인에 다양한 생각들 반영해야

스티븐스 교수팀은, 개인들은 의료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 안에서 ‘큰 그림’을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하고, 예상치 못한 추가 의견도 지도부가 받아들일 것을 권고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의 경우 전염병학자들이 자연스럽게 보건 의료 지도부를 인도했으나, 스티븐스 교수팀은 환자와 지역사회 대표, 현재의 위기와 더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의사들이나 지역사회의 임상 및 운영팀과 같이 팬데믹에 더 많이 시달려온 이들도 위기 대응팀에 포함시키라고 제안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이런 다양한 관점의 목소리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 보건 의료 지도부가 복잡한 시스템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앞으로 필요한 수요를 예상할 수 있는 전략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달라 의료자원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도 의료 관리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중환자실에서 환자 건강을 체크하는 의료 기구들. ©게티이미지뱅크

복잡한 보건 의료 시스템을 계량적으로 식별

연구팀은 더욱 광범위한 관련 계량분석치를 확인하면 지도부가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관점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인구통계적 환자 수는 대유행 초기에는 거의 보고되지 않은 변수였다. 이는 의사들이 인종과 민족성 및 기타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및 사망 위험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보고 나서야 보고되기 시작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코로나19가 유색 인종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잘 이해했다면 보건 의료 지도자들이 환자의 흐름과, 임상 스태프들에 대한 영향 및 개인 보호장구 수요를 더욱 잘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건 의료 지도자들은 새로운 계측치에 개방적이어야 하며, 저평가된 변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계측치 세트에만 집중해 더 의미 있는 데이터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치가 변하는 계측의 예로서 스티븐스 교수팀은 금년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면서 BIDMC 중환자실 코로나19 환자 수의 의미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기술했다.

봄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들은 심한 호흡기 증상으로 즉각적인 중환자 진료 서비스가 필요했다. 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병원에서는 추가 중환자실(ICU) 침대와 인공호흡기, 개인 보호장구를 비롯한 여러 의료 자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여름이 되면서 매사추세츠 주와 병원 측이 응급이나 혹은 선택적 절차로 복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모든 환자들이 입원 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보편적인 검사를 통해 코로나19와 관계없이 병원에 왔다가 증상 없이 감염된 환자도 나왔다.

스티븐스 교수는 “갑자기 심각하게 아픈 코로나19 환자와 같은 의료자원과 치료가 필요치 않은 무증상 환자가 입원하게 됐다”고 말하고, “BIDMC에서 코로나19 환자 수가 나타내는 의미는 대유행 초기 몇 달 동안 실제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논문 주 저자인 하버드의대 제니퍼 스티븐스 조교수. © BIDMC

복잡한 의료시스템 예측 도구 생성

연구팀은 예측 도구가 코로나19 전염병의 복잡한 현실을 실제로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중국이나 이태리에서 발표된 보고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 학습을 통해 13개 병원과 세 개의 비즈니스 기관에서 관련 자료를 가져와 베스 이스라엘 레이히 헬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런 다음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지역 휴대전화 데이터를 모델에 추가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냈다.

종합하면, 변화하는 지역 공중보건 정책과, 팬데믹이 진행됨에 따라 나타난 새로운 사회 행동 규범의 변화를 반영하는 이런 데이터 소스들은, 시의적절하고 지역적으로 관련 있는 예측을 할 수 있는 모델 개발에 도움이 된다.

스티븐스 교수는 “우리 모델은 복잡성의 원칙을 활용해 병원 지도부를 가이드하고, 언제 어떻게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할지에 대해 보건 의료 지도자 그룹에 매주 업데이트된 자료를 제공한다”며, “이 모델은 변화하는 건강 및 정책 환경을 반영하고, 팬데믹 자체의 복잡성을 감안하는 한편, 모든 의료기관이 이를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BILH 회장 겸 CEO인 케빈 탭(Kevin Tabb) 박사는 “의료는 현재 가장 큰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우리가 복잡한 시스템 문제를 처리하도록 고안된 계측치 및 게시판을 편하게 생각하고 거기에 친숙하지만 다가오는 ‘큰 일’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케빈 박사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려면 의료계 지도자들이 우리가 직면한 실제의 복잡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며, 계측치에 대해 유연하면서도 호기심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여전히 ‘지진’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여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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