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사라진 3차 대멸종 시기 밝혀냈다

첨단기법으로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 퇴적물 분석

6600만 년 전 백악기 말기에 일어난, 지구 역사상 세 번째 대멸종 사건은 당시 지구를 지배하던 공룡과 함께 전 지구 생명체의 75%를 멸종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FAU)와 국제 과학자팀이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이 멸종 사건의 원인이 된 소행성 충돌이 일어난 시기를 확인해 냈다.

연구팀은 중미 멕시코 유카탄 반도 칙술루브(Chicxulub) 지역에 떨어진 소행성 충돌 사건은 생명이 움트는 봄에 일어났으며, 1억 6500만 년 간의 공룡 시대를 끝내고 지구 진화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8일 자에 실렸다.

1억 6500만 년 동안의 공룡 지배 시기를 끝내고 지구 진화과정을 바꿔 놓은 6600만 년 전의 소행성 충돌은 새로운 시작의 계절인 봄에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 게티이미지뱅크

“재해 발생 시기가 생명에 심각한 영향 미쳐”

이번 연구는 공룡의 종말을 가져온 엄청난 충격을 이해함으로써 지구 생명체가 커다란 재해를 당했을 때 첫 단계가 어떠했는지를 추적하는 능력을 크게 향상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FAU 지구과학과 로버트 데팔마(Robert DePalma) 겸임교수는 “연중 어느 시기에 사건이 일어났느냐는 문제는 번식과 섭식 전략, 숙주-기생충 상호작용, 계절적 동면 및 번식 패턴과 같은 많은 생물학적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 지구적 규모의 재해가 발생하는 시기가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며, 따라서 지금까지 백악기 말의 멸종 사건이 정확히 어느 계절에 일어났느냐는 문제는 중요한 질문인데도 불구하고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은 지구 역사상 세 번째로 큰 멸종을 촉발해 지구 생물군계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켰고, 이는 현재의 지구적 생태 위기와도 직접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행성 충돌 뒤 어떤 일이 일어나 대량 멸종이 초래됐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까지 확실치 않았었다.

소행성 충돌 당시의 동식물과 소행성 분출물이 뒤엉켜 화석으로 남아있는 미국 노스다코타 타니스 지역에서 연구팀인 로버드 데팔마(왼쪽)와 안톤 올레이니크 교수가 화석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 Florida Atlantic University

전통 기법과 최첨단 기술 조합해서 연구

이번 연구는 2014년에 시작된 장기간 노력의 결과다. 연구팀은 칙술루브 충돌 사건이 어떤 계절에 일어났는지 단서를 찾기 위해 전통적인 기법과 함께 최첨단 기술을 조합했다.

데팔마 교수는 멸종 사건의 내부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충돌 시기인 백악기-古제3기(KPg) 경계 시기의 상황을 세계에서 가장 상세하게 드러내고 있는 미국 노스다코타 남서부의 타니스(Tanis) 연구 지역을 조사해 중요한 자료들을 찾아냈다.

논문 저자 중 한 사림인 FAU 지구과학과 안톤 올레이니크(Anton Oleinik) 부교수는 “현장에서 수집한 새롭고 흥미로운 많은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소행성 충돌이 백악기-古제3기(KPg) 경계 시기에 일어난 일일 뿐만 아니라 정확히 언제 일어났는지에 대한 상세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9년 데팔마 교수가 주도한 이전 연구에서 방사성 연대 측정과 층서학, 화석 꽃가루, 화석 색인 및 이리듐이 풍부한 점토 표층 분석을 통해 타니스 지역이 정확히 백악기 말 칙술루브 충돌 시기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위 연구에서는 충돌에 의해 촉발된 엄청난 양의 바닷물 파도가 빠르게 퇴적물을 침전시켰고 충돌 사건의 양상이 제때에 퇴적물 안에 담겨짐으로써 지금까지 유일하게 KPg 경계 시기에 일어난, 소행성 충돌로 인한 척추동물 대량 사멸 집합체를 보존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8일 자에 게재된 논문 © SPRINGER NATURE / Scientific Reports

퇴적물 안에 대량 사멸 생물 집합체 보존돼 있어

여기에는 식물과 동물, 나무들, 소행성 분출물 등이 빽빽하게 뒤엉켜있어 당시의 생물군이 살았던 환경과 KPg 대멸종 사건의 세부사항을 파악할 특별한 기회가 됐다.

데팔마 교수는 “화석 기록은 지구 규모의 재해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의 열쇠”라며, “이런 화석 기록을 통해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지구 규모의 생물학적 스트레스의 문턱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타니스 지역에서 발견한 화석 물고기 뼈 성장선의 독특한 구조와 패턴은 마치 바코드와 같아 조사된 모든 물고기가 봄-여름 성장 시기에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성장선을 첨단 동위원소로 분석해 다시 확인됐다.

연구팀은 추가 증거를 여러 개 확보해 발견 결과를 뒷받침했다. 퇴적물의 계절적 연대를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스탠포드 싱크로트론 조사 광원(SSRL)에서 수행한 최첨단 싱크로트론 급속 스캐닝 X선 형광 분석(SRS-XRF)을 통해 부분적으로 어린 화석 어류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가장 어린 물고기의 크기와 현대의 성장률을 비교해 부화 후 물고기가 묻히기까지의 시간을 예측했다. 그리고 이를 현대의 물고기 산란 계절과 비교해 타니스 퇴적물이 나타내는 계절적 범위가 봄부터 여름까지라는 사실을 추론했다.

연구팀은 타니스 지역에 대한 연구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향후의 추가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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