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7일로 다가온 가운데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그간 중단된 남북한 협력 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에서 고립된 북한 사회의 질병 패턴을 연구한다면 세계적인 성과를 낼 수 있으며 북한 기생충 연구를 통해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직은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미래에 대비한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최한 ‘한반도 과학기술ICT포럼’에서는 200여명의 과학기술, ICT 전문가들이 참석해 협력 가능한 남북한 과학기술 분야와 접근 방안 등을 다양하게 논의했다. 남북관계 경색, 국제 정세 급변 등으로 10년 가량 중단된 과학기술 분야의 남북 협력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전 통일부 차관)은 “최근 북한에서 과학기술 중시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특히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사기진작, 기술 및 제품 국산화 독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서 언급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북한과학자의 국제학술논문(SCI) 분석연구’에 따르면 북학 과학기술자들의 SCI급 논문이 크게 증가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7년동안 SCI급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112편이었으나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4년만에 148편으로 증가했다. 게재한 학술지 종류도 90종에서 112종으로 늘어났으며 특히 2015년 한 해만 총 65편의 논문이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소장은 “다만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과학기술 발전의 확대, 재생산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만큼 남북한이 협력한다면 북한 경제 성장은 물론 남북한 공동 번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18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KISDI 주최로 한반도 과학기술 ICT 포럼 행사가 열렸다. ⓒ 조인혜/ ScienceTimes
‘감염병 분야 협력방안’을 발표한 신희영 서울대 연구부총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소장)은 의료 분야에서 북한은 단지 인도주의적 지원 대상을 넘어 새로운 치료제 개발 등 연구개발(R&D) 파트너로서 잠재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부총장은 2002년부터 방북을 시작해 평양의대 소아병동(220병상) 등 평양에 4개 병원을 운영한 바 있으며 남북 교류가 끊긴 이후에도 연변대학을 매개로 3자 의료 분야 협력을 벌이는 등 남북한 의료분야 협력을 지속해온 주역이다.
신 부총장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의료 보건(Health) 문제는 안보(Security)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어 통일과 남북 교류에 있어서도 감염병은 중대하게 다뤄야 할 사안이다.
일례로 2001~2008년 남한의 결핵 증가, 남북한 접경지역의 말라리아 발생현황은 모두 당시 방북 인구의 증가(2008년 18만 6000여명으로 최대 기록)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활발한 교류로 인해 감염병의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공동 연구와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북한 주민의 건장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통일이 되더라도 그 부담을 남한이 져야하기 때문에 반드시 감염병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 부총장은 한걸음 더 나아가 전향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의료 분야도 과거처럼 인도주의적인 지원이 아니라 R&D로 교류 협력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북한은 보건의료 분야에서 보물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오랜 기간 고립된 사회에서 나타난 질병 패턴을 제대로 연구한다면 노벨상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 11만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결핵 환자의 균만 해도 지구상에서 드문 어마어마한 의학 연구 자산이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북한 어린이의 경우 아토피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기생충 감염과 높은 연관이 있다. 기생충에 감염되면 호산구가 5~10%가 증가하는데 이는 알러지나 아토피가 나타날 때도 비슷하다. “바이러스 하나가 들어오면 다른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원리인데 이를 잘 연구해 자가면역 질환(루프스, 크론병 등) 치료제를 개발한다면 통일 비용이 필요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신 부총장은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기 15년전부터 보건의료 분야에서 교류 협력을 해온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남북 공생관계 형성을 위해 한반도 헬스 시큐리티를 위한 휴전선 지역 공동 연구시설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박호용 책임연구원은 1990년대 산림해충 방제와 생물 다양성 및 생물 자원 현황조사가 남북 공동으로 진행된 경험을 발표하며 이 분야 협력이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솔잎혹파리가 기승을 부리던 1990년대 친환경 미생물 살충제 HY-1을 개발해 남북한 공동으로 방제 효과를 거둔 바 있으며 백두산 일대 생물 자원 분포를 조사하는 등 북한의 생물다양성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생물 자원(천연물) 조사 이용과 환경 친화적 산림병해충 방제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특히 북한의 생물 자원과 남한의 개발 능력이 합쳐진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광물 자원 개발 기술 협력, 남북 철도, 신재생 에너지 자립 마을 조성, 미세먼지 분야 등도 과학기술 협력을 제대로 한다면 한반도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방송 및 디지털콘텐츠 교류 협력방안을 발표한 남한길 EBS 글로벌 사업부 PD는 남북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3D CGI 애니메이션 제작센터를 협력 사업 아이템으로 제안했다. 남PD는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이 분야 남북한 교류협력은 애니메이션 분야가 가장 유망하고 현실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남측에서 장비 및 소프트웨어, 수퍼바이저 투입, 제작비 지원 등이 이뤄지고 북한에서 작품 공동 기획과 애니메이터를 담당하는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처럼 단발성, 일회적인 접근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센터를 개성(남-북 2자 협력)이나 연길(남-북-연변 3자 협력) 혹은 두 곳에 모두 두고 지속적인 협력이 가능하도록 인프라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PD는 2000년대 초반 북한 과학교육용 애니메이션인 <령리한 너구리>를 들여와 9회 방영했으며 TV애니메이션 시리즈 <뽀롱뽀롱 뽀로로>를 하나로통신, 아이코닉스 등과 함께 북한과 공동 제작하는 등 남북한 방송, 디지털 콘텐츠 교류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그는 “지속가능한 교류가 보장되고 제3자 경유 제작이 아닌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면 국내 업계나 방송사도 북한과 애니메이션 공동 제작에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더 나아가 북한 콘텐츠 제작 기술을 심화시켜 북한의 유무형 자산을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콘텐츠로 제작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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