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사회적 전염병’

남녀 모두 당뇨병 위험 위험 높아져

크리스마스에 연말연시, 많은 사람들이 흥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다. 하지만, 기념할 일이 없거나 만날 사람이 없으면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 남들은 모두 즐거운데 혼자서 고립되어 있다는 이 상대적 고독감은 더 크게 마음에 찬 바람이 불게 한다.

그렇지만, 고독이 단순히 정서적인 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연구결과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최근에는 사회적 고립이 2형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에서는 고독을 단순히 정서적인 문제로 보지 않고, 사회를 좀 먹는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봐야 한다면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독이 비만이나 골초 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는 연구결과가 나온데 이어, 2형 당뇨병을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최근 발표했다.

1형 당뇨병은 면역 관계 질환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고질병이지만, 2형 당뇨병은 인슐린에 대한 인체의 저항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2형 당뇨병은 어떤 나이에서도 발생해서 조금씩 진전된다.

고독하면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 Pixabay

고독하면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 Pixabay

고독하면 당뇨병이 높아지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교(Maastricht University) 연구원들은 고독과 당뇨병 사이의 연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40세에서 75세 사이 2,861명의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했다. 이 중 3분의 1은 과거에 2형 당뇨병을 앓았거나 지금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설문지를 통해서 친구 관계의 규모와 자세한 사항,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 그리고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이든 여성이든 친구관계가 적을 수록 2형 당뇨병과의 연관성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과 남성은 큰 차이가 있었다. 여성들은 친구와 가족과 지인들이 얼마나 가까운지가 차이를 만들었다. 여성들에게는 시간을 같이 보낼 가까운 사람을 가졌다는 것이 당뇨병에 적게 걸리는 요인이었다.

남성은 혼자 사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동거인을 가지고 있으면 2형 당뇨병을 덜 걸리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고립을 해결하는 것이 2형 당뇨병 발전을 예방하는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마스트리흐트 대학의 스테파니 브링휴스(Stephanie Brinkhues)는 말했다.

당뇨병과 사회적 고립이 연관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함축된 의미는 분명하다고 믿고 있다. “2당뇨병 위험이 높은 그룹은 인간관계를 넓혀야 하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도록 격려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클럽 회원이 되거나, 자원봉사기구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스포츠 클럽이나 토론 그룹 같은 곳에 참여해야 한다고 마스트리흐트 대학 당뇨병 연구원인 미란다 슈람(Miranda Schram)은 말했다.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남자 가장 위험 

사회적 네트워크의 규모와 사회적 활동의 참여가 당뇨병 위험의 척도로 사용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말연시에 외로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단순히 친절한 행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건강을 돕는 행동이다.

이번 연구는 지난 19일 BMC퍼블릭헬스(BMC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특히 혼자 사는 남자는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함이 무려 94%나 높아진다. 친구를 잃었을 때 이 위험이 10%가 높아지는데 비하면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남자가 여자보다 사회적 접촉이 적으며, 여성들은 혼자 살아도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것이 아마 성인 당뇨병 환자의 56%가 남성이고 여성은 44%에서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할지 모른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고립되면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사회적 네트워크가 큰 사람에 비해서 심각하게 높아진다. 외로운 여성은 이 위험이 무려 112% 높고, 남성들은 42%가 높아진다. 특히 혼자 사는 남성은 이 질병에 걸릴 기회가 94%나 높다.

슈람은 “사회적으로 고립돼서 혼자 사는 남성들을 가장 위험한 그룹으로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인적 네트워크 크기나 친구 또는 가족과 얼마나 가까운지 하는 정도가 당뇨병에 걸릴 위험과 직접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다고 발견했다. 친구들을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아주 큰 유익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외로움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최근 비교적 자주 나오는 연구주제중 하나이다. 과학자들은 고립되면 고혈압이나 알츠하이머 또는 조기사망의 질병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연결시키고 있다.

고독은 골초 만큼 건강에 안 좋다. ⓒ Pixabay

고독은 골초 만큼 건강에 안 좋다. ⓒ Pixabay

금년 초 비벡 머디(Vivek Murthy) 전 미국 군의관은 “외로움과 약한 사회적 관계는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과 유사하게 수명을 단축시키며 비만보다 더 해롭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고독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점점 더 알려지면서, 고독에 대한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영국은 노년층의 외로움을 국가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할 때 유럽연합 잔류를 지지하다 피살된 노동당의 조 콕스(1974~2016)의원의 이름을 딴 ‘조 콕스 고독 위원회’(The Jo Cox Loneliness Commission)가 이 캠페인을 앞장서서 벌이고 있다.

 영국 ‘조 콕스 고독위원회’ 대책 마련 촉구 

조 콕스 위원회는 12월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고독은 개인적인 불행에서 사회적인 ‘전염병’으로 확산됐다.”면서 ‘고독’을 정서적인 문제가 아니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전염병(epidemic)으로 규정했다.

이 보고서는 “고독의 위기는 복지 정책의 한계를 노출했다. 사회적 개혁의 근본적인 도전이 필요하다. 탑다운, 목표 지향적이고 결과에 따른 보상과 관료주의 같은 것은 이제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요구하는 고독에 대처하는 새로운 방안은 ‘사람들이 스스로 도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복지시스템’이다. 고독이란 전염병을 치료하려면, 수 백 만 가지의 작은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고, 사람을 서로 연결해주는 서비스와 조직과 기구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사회적 고립을 해소할 연결을 확대할 수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외로울까? 영국 인구 6500만 명 중 사회적으로 치명적으로(chronically) 외로운 사람은 약 1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명적인 외로움이란 심장질환이나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있을 정도의 외로움을 말한다.

최근에는 900만 명의 영국 성인들이 ‘사회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피해를 주는’ 외로움의 고통에 시달린다는 조사도 나왔다. 미국인 역시 약 72%가 ‘어느 정도의 외로움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조 콕스 보고서 표지에 실린 조 콕스 의원의 생전 모습 ⓒJo Cox Loneliness

조 콕스 보고서 표지에 실린 조 콕스 의원의 생전 모습 ⓒJo Cox Loneliness

영국의 제인 커밍스(Jane Cummings)교수는 “사회적 고립은 사람의 정신건강에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고, 조기사망의 위험을 3분의 1정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일찍 사망하거나,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나 젊었을 때부터 고립되는 사람들이 예전에도 있었다. 앞으로는 세계적인 고령화와 수명연장으로 그 보다 더 큰 거대한 고립이 전세계를 쓰나미처럼 밀어닥칠 것이다.

‘은퇴하면 어떻게 지낼까’라는 고민은 최근의 현상이다.

‘고독은 사회적 전염병’이라는 인식이 공감대를 갖게 되면, 세계적으로 복지제도의 적극적인 재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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