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는 4억 년 전부터 바다를 지배해온 최상위 포식자다. 흔히 상어라고 하면 날카로운 톱날 이빨로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생물로 여기지만, 실제로 사람을 해치는 종류는 상어류 전체의 10% 정도인 20~30종 내외에 불과하다.
가장 위협적인 상어로는 최대 몸길이가 6.5m나 되는 백상아리가 있다. 약 1억 년 전 백악기 바다에서 번성했던 ‘프티코두스(Ptychodus)’ 상어는 백상아리와 비슷한 몸집을 자랑했으나, 주로 갑각류나 조개류 및 작은 연체동물을 잡아먹었다. 프티코두스 상어속에 속하는 종들은 약 8500만 년 전에 모두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 빈대학교(University of Vienna)의 과학자들은 스페인에서 발견한 척추 화석을 조사해서 프티코두스 상어가 어떻게 멸종했는지 알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22일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을 통해 발표됐다.
백악기에 살았던 거대한 프티코두스 상어의 상상도. © Dmitry Bogdanov
지금까지 발견된 화석에서 프티코두스의 몸길이는 최대 7m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대 상어의 화석은 주로 치아만 발견되므로 화석이 될 당시의 크기를 짐작할 뿐, 성장 과정이나 연령과 같은 자세한 생물학적 정보를 알긴 어렵다.
1996년 고생물학자들은 스페인 북부 해변에서 거대한 상어의 골격 화석을 발견했다. 이곳은 공룡이 존재하던 백악기 후기에 퇴적된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빈대학교 고생물학연구소의 패트릭 잠부라(Patrick L. Jambura) 박사과정 연구원이 주도한 연구팀은 이 골격을 조사하여 백악기 말기의 대멸종 이전에 사라진 프티코두스 상어의 척추 화석임을 밝혀냈다. 프티코두스의 척추 화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티코두스의 상악 화석에서 단단한 껍질을 분쇄하기 좋은 치아와 턱 구조를 볼 수 있다. © Shimada et. al., 2010
1834년 최초로 프티코두스의 치아 화석이 발견됐다. 당시에는 어떤 어종의 화석인지 몰랐으나, 10년이 지나서야 고대 상어의 화석임을 확인했다. 이런 혼란이 있었던 이유는 독특한 턱 구조와 치아 형태 때문이다. 상악과 하악 안쪽에 뭉툭한 이빨이 빼곡하게 나 있어서 암모나이트와 같은 갑각류의 껍질을 마치 분쇄기처럼 갈아 부수는 데 적합하게 되어 있다.
그 뒤로 많은 프티코두스 화석이 발견되었으나 대부분 턱과 치아 화석이었다. 이를 통해 고대의 거대한 상어가 백악기 후기 내내 번성하다가 갑자기 멸종한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정확한 멸종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프티코두스 상어의 최소(4m), 최대(7m) 크기 추정치를 보여주는 일러스트. © Jambura et. al., 2020
분쇄기(crusher) 상어라고도 알려진 프티코두스 상어는 조개류를 먹는 포식자 중에서 지금껏 발견된 가장 거대한 생물이다.
치아와 달리 상어 척추는 나무줄기처럼 척추 내부의 성장 고리에 크기, 성장 및 나이와 같은 종의 생명력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빈대학교 연구팀은 이러한 데이터를 현존하는 종과 통계적 방법으로 비교 분석해서 멸종한 상어의 생태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에 대해 잠브라 연구원은 “비교 모델을 기반으로 조사한 상어의 크기는 4~7미터가량, 나이는 약 30살이었다. 그런데도 화석이 된 상어는 죽었을 때 아직 완전히 성숙한 상태가 아니었다”라면서 놀라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발견된 프티코두스 화석 파편에 척추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 Patrick Jambura, Jürgen Kriwet
현대 상어도 비슷한 운명에 직면해
일반적으로 상어는 태어나서 빠르게 성장하다가, 10년 정도 지나면 자라는 속도가 점차 느려져서 성장 곡선이 완만해진다. 이번 연구로 프티코두스 상어가 계속 천천히 성장하고, 오래 살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그 덕분에 커다란 크기로 성장할 수 있었다.
잠브라 연구원은 “프티코두스 상어의 느린 성장 속도와 긴 수명은 진화적으로 성공한 주요 원인이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그로 인해 멸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연구팀은 프티코두스의 사례를 들어 현대 상어가 남획이나 환경 오염과 같은 인위적인 위협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0년간 전 세계 상어 개체 수의 90%가 사라졌고, 상어종의 25%가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다. 또 다른 멸종을 막는 것은 전적으로 인류의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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