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산소 있는 다른 행성들 존재 가능”

새로운 지구 산소화 이론으로 유추

2019.12.12 11:44 김병희 객원기자

지구에서 생물이 산소 호흡을 할 수 있게 된 이른바 ‘산소화 사건(oxygenation events)’은 생물학적 혹은 지각의 대변동에 따른 혁명적 결과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사건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리즈(Leeds)대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10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구의 산소 역사를 조명하며 이를 바탕으로 지구 이외에 다른 여러 행성들에도 고농도의 산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지구가 생성된 뒤 대기에 산소가 생긴 것은 세 개의 주요 산소화 사건 중 최초의 사건이 일어난 대략 24억 년 전으로 추정된다.

지구의 산소가 이렇게 ‘단계적으로(stepwise)’ 증가한 이유에 대해 과학자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쟁을 벌여 왔다.

연구팀은 산소 수준 변화에 대한 바다 인 주기의 반응에 의해 산소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다.  Credit: G.Mannaerts / Univ. of Leeds 홈페이지

연구팀은 지구상의 인과 탄소 및 산소 주기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피드백을 강조했다. 이 피드백이 지각이나 생물학적인 단계 변화 없이 바다와 대기의 산소 수준을 급속하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 G.Mannaerts / Univ. of Leeds 홈페이지

생물지구화학적 개념 모델 도입

리즈대 과학자들은 이번의 새로운 연구에서 잘 정립된 해양 대상의 생물지구화학적(biogeochemistry) 개념 모델을 수정해 지구 전체 역사에 적용했다. 그리고 이 모델이 자체적으로 세 개의 산소화 사건을 창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은 산소가 복잡한 생명체를 지원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은, 30억 년 전에 발생한 초기 광합성 미생물 그리고 판구조론에 따른 지각 변동을 넘어서, 단순히 시간의 문제였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 새로운 이론은 지구 이외의 다른 곳에도 고농도의 산소가 존재할 가능성을 크게 증가시킨다.

논문 제1저자인 리즈대 ‘지구와 환경’학부 루이스 알코트(Lewis Alcott) 박사후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어떻게 지구에 산소가 풍부해졌고, 그에 따라 지능적인 생물이 살 수 있게 되었는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테스트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하면 산소화된 행성들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흔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유는 가능성이 희박하고 다발적인 생물학적 진보나 혹은 우연한 지각 변동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늘날의 지구상 산소 순환주기에서 볼 때의 산소 저장소와 흐름의 모습.  Credit: Wikimedia / Pengxiao Xu

오늘날의 지구상 산소 순환 주기에서 볼 때의 산소 저장소와 흐름의 모습. ⓒ Wikimedia / Pengxiao Xu

기존의 산소 생성 이론들

지구에서 일어난 최초의 ‘산소 대폭발 사건(Great Oxidation Event, GOE)’은 약 24억 년 전 고원생대 기(Paleoproterozoic era)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어서 8억 년 전인 신원생대 기(Neoproterozoic era)에 두 번째 산소 대량 생성 사건이 일어났고, 마지막으로 4억 5000만 년 전의 고생대 때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오늘날과 같은 수준으로 높아졌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덩치 큰 동물들은 고농도의 산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마지막 산소 대량 생성 단계 직후 동물들의 몸체가 커져 궁극적으로 공룡과 포유류로 진화했다고 본다.

현재 두 개의 우세한 이론들 중 하나는 이런 산소화 사건의 동인을 생물학적 혁명의 주요 단계들에서 찾고 있다. 즉 점진적으로 더욱 복잡한 생명체로의 진화가 ‘생물공학적으로(bioengineered)’ 더욱 높은 수준의 산소 발생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지각 혁명(tectonic revolutions)으로, 화산 활동의 형태나 혹은 지각 구성 변화에 의해 산소가 발생했다는 설이다.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뒤 산소대폭발 사건이 일어나며 덩치 큰 동물들이 진화하게 되었다. 그림은 생명체 출현 시간표.  Credit: Wikimedia

지구에서 생명체가 탄생한 뒤 산소 대폭발 사건이 일어나며 덩치 큰 동물들이 진화하게 되었다. 그림은 생명체 출현 시간표. ⓒ Wikimedia

“지구 표면의 점진적 산화가 산소화 사건 초래”

이에 대해 이번의 새로운 연구는 지구상의 인과 탄소 및 산소 주기 사이에 존재하는 일련의 피드백을 강조한다.

이 피드백이 지각이나 생물학적인 단계 변화 없이 바다와 대기의 산소 수준을 급속하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논문 공저자인 같은 학부의 사이먼 풀턴(Simon Poulton) 교수는 “우리 모델은 일단 산소를 생성하는 미생물들이 진화한 이상, 지구에서 복잡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산소가 생성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지구 시스템’ 피드백 모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구 표면 조건이 감소로부터 점진적으로 산화로 이동될 때만 3단계 산소 생성 패턴을 재현한다.

산소 전환은 바다의 인 순환이 산소 농도 변화에 반응하는 방식과, 이것이 인을 필요로 하는 광합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의해 추진된다.

논문 시니어 저자로 리즈대 생물지구화학 모델링 그룹을 이끌고 있는 벤저민 밀스(Benjamin Mills) 박사는 “이 모델은 시간이 지남에 따른 지구 표면의 점진적 산화가 지질학적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대기와 바다에서의 분명한 산소화 사건을 초래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밀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구의 인과 탄소 및 산소 주기 사이의 관계가 지구의 산소화 역사를 이해하는 기본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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