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왜 완치가 어려운가?

치료 후 장기간 폐에 잔존하거나 재발

많은 결핵(TB) 환자들이 투약 치료 후에도 결핵균이 몸에 계속 남아 있고, 어떤 환자들은 증상이 성공적으로 사라졌음에도 재발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폐결핵으로 판정 받은 환자들은 통상 6개월이나 그 이상 여러 가지 약제로 치료를 받는다. 미국 럿거스대와 남아프리카 스텔런보쉬대를 비롯해 미국 국립보건원과 스탠포드대, 한국 국제결핵연구센터 등이 참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결핵 치료 기간 중 양전자단층촬영(PET)과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결핵균의 mRNA가 계속 존재하는지를 살펴본 결과 치료 후 오랜 기간이 지나 결핵균이 환자 객담에서 더 이상 배양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결핵 병변과 감염성 박테리아가 폐에 잔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9일자에 실렸다.

논문의 공저자이자 럿거스 뉴저지 의대 감염병학과 주임교수인 데이비드 앨런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놀라운 사실”이라며, “우리가 결핵환자를 약으로 치료할 때 비록 임상적으로는 완치된 것으로 나타나도 감염이 항상 치료되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이제 결핵균을 박멸할 수 있는 빠른 길을 찾기 위해 인체 면역시스템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체의 여러 기관에서 나타나는 결핵 증상(왼쪽).  양쪽 폐에 결핵이 심하게 진행된 환자의 X선 사진. 검은 화살표 안에 구멍이 뚫려있다(오른쪽). 사진 사진 Wikipedia / Mikael Häggström. / CDC ⓒ ScienceTimes

인체의 여러 기관에서 나타나는 결핵 증상(왼쪽). 양쪽 폐에 결핵이 심하게 진행된 환자의 X선 사진. 검은 화살표 안에 구멍이 뚫려있다(오른쪽). 사진 사진 Wikipedia / Mikael Häggström. / CDC

우리나라 결핵발생률 OECD 평균 7배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은 2012년에 1990년 대비 45%가 줄었으나, 결핵은 여전히 세계인을 죽음으로 이끄는 주요 질병 가운데 하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3분의 1이 결핵에 감염돼 있고, 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연간 9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도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잠복 결핵’으로 추정될 만큼 결핵에 관한 한 ‘후진국’에 속한다. ‘잠복 결핵’은 일종의 결핵균 보균자로 증상이 없고 전염도 시키지 않으나 이중 10% 정도는 활동성 결핵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을 거치며 결핵이 크게 늘어난 후 치료기금 마련을 위한 ‘크리스마스 씰’ 발행 등을 통해 결핵 퇴치에 적극 나섰다. 이에 따라 1980년 대에는 한동안 결핵 몰아내기가 눈 앞에 보이는 듯했으나 90년대 이후 다시금 고개를 들며 젊은 층과 노인들에게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15 세계 결핵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핵발생률은 10만명 당 86명으로 OECD평균 12명의 7배를 넘어선다. 미국(3.1명)보다 거의 28배나 높다. 해마다 4만명 이상의 새 결핵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통계지표상 결핵발생률은 2013년 대비 2014년에 11.3%, 유병률은 10만명 당 101명으로 29.4%, 결핵사망률은 3.8명으로 26.9%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보육시설, 학교, 군부대,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의 결핵 발생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밝혀져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며 잘 때 식은 땀이 난다면 결핵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결핵환자의 객담검사에서 나타난 결핵균(왼쪽 원 안의 붉은 색)과 결핵균의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 사진 Wikipedia / CDC/ Dr. Ray Butler; Janice Carr ⓒ ScienceTimes

결핵환자의 객담검사에서 나타난 결핵균(왼쪽 원 안의 붉은 색)과 결핵균의 전자현미경 사진. 사진 Wikipedia / CDC/ Dr. Ray Butler; Janice Carr

1년 치료해도 99명 중 16명만 완치돼

세계보건기구와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현재 결핵환자들이 처방대로 온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간이 짧고 간단한 치료법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번 연구는 새로운 치료법과 약제의 조합을 테스트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앨런드 교수는 말했다. 또 치료 기간 동안에 PET/CT 검사와 mRNA 분석을 하면 염증을 측정하고 폐의 병소와 살아있는 박테리아를 검출하는 한편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살고 있는 에이즈와 당뇨병이 없는 성인 환자 99명을 6개월 동안 치료한 후 PET/CT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76명이 치료 전과 비슷한 폐결핵 병변을 계속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의 치료기간이 끝난 후에도 50명의 환자가 여전히 폐에 이상징후를 보였다. 연구팀은 환자 50명 대부분에게서 병변의 심각도나 크기가 줄어들었으나 16명에게서만 폐결핵 병변이 치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4명은 눈에 띄는 잠재적 병변을 가지고 있었고, 이중 많은 이의 객담에서 결핵균 mRNA가 발견됐다. 이것은 이들 환자가 임상적으로 결핵 증상이 사라졌더라도 몸 안에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타내준다.

앨런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 같은 결핵균 잔존 무리를 어떻게 박멸할 지에 대해 새롭게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며, “현재 다양한 약제 조합과 개발 중인 새로운 백신들이 있으므로, 이번 연구를 위해 개발한 표지자들을 활용해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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