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글로벌 인재확보 전쟁

순혈주의에서 다문화주의로 변신중

세계 주요 기업들 간의 경쟁이 인재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를 대상으로 인종, 국적에 관계없이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그 방법이 매우 기발하다.

중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Neusoft’에서는 외국인 사원이 입사하면 2명당 1명의 외국인 멘토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외국인 인재의 연착륙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추진하고 있는 시스코는 글로벌 인재들을 모아놓고 매년 ‘다양성과 리더십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적극적인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들의 확보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기업은 패스트패션(Fast fashion) SPA로 유명한 일본의 유니클로(UNIQLO)다. 이 회사는 ‘글로벌 One’, ‘전원 경영’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글로벌 인재들이 로컬 인재들과 스스럼 없이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자국 인재만으로 신사업·신기술 불가능

가장 노력한 것이 언어다. 야나이 다다시 사장은 지난 2010년 6월 회사 내에서 영어를 사용할 것을 선언했다. 영어 공용화 선언이다. “영어를 못하면 취업을 할 수 없다”는 강한 어필로 회사 체질을 바꿨으며, 현재 1천300여 명의 직원 중 외국인은 1천명을 넘어섰다.

▲ 글로벌 인재 확보에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일본 기업 유니클로(UNIQLO) 홈페이지.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인 SPA브랜드로 세계적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


도요타는 간부급 직원에 대해 동일한 기준으로 표준화된 인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업적 평가뿐만 아니라 어학실력, 전문기술, 관리능력 등 모든 기준을 국적, 출신 등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적용해 육성·배치·평가·보상하자는 취지다. 전체적으로 이런 공평한 인사제도가 글로벌 인재를 끌어 모으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보험사 ‘푸르덴셜’은 글로벌 인재관리 조직인 ‘다문화 그룹(Intercultural Group)’을 구성했다. 이 그룹을 통해 이문화 적응 진단 툴인 ’OAI(Overseas Assignment Inventory)’를 적용하고 있다.

또 이문화 훈련 프로그램인 ‘문화적 차이점 인지(Awareness)’, ’이문화 지식(Knowledge)’, ’지역별 업무방식(Skills)’과 24개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세계 100개 지역과 연결한 글로벌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이처럼 글로벌 인재 확보·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자국 인재만으로 신사업과 신기술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삼성경제연구소가 세계 39개국 2천500개 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25%가 부족한 인력을 해외에서 보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기업들 간에 인력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과거 일부 서구 기업들 간의 경쟁에 또 다른 아시아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순혈주의를 고집해오던 일본 기업의 48%가 글로벌 인재 활용이 시급하다고 응답했다. 2012년 들어서는 많은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그룹은 중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해외 근무인력을 약 1천명 뽑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보다 2.5배 늘어난 것이다.

교과부 ‘글로벌 인재포럼 2012’ 개최

올해부터 인도, 중국에서 현지 채용을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 대기업 라쿠텐 역시 내년부터는 채용지역을 싱가포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글로벌 인재를 모집하는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 기초 원재료의 고성능·저소모·친환경 제조설비 분야에서 수십만 명의 산업 엔지니어와 1천만 명의 기술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세계로부터의 인재확보를 독려하고 있다.

인재를 뽑는 방법도 매우 다양해졌다. 최근 소셜네트워크(SNS)가 활성화되면서 북미 기업들은 ‘링크드인’을, 아시아 기업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수인재를 발굴 중이다. 이 소셜 리크루팅 방식은 필요한 인재를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발굴할 수 있어 기업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들 간의 글로벌 인재확보 경쟁은 향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 명의 인재를 찾아 기업 임원들이 직접 나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육과학기술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2’가 24일, 25일 양일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포럼에는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다니엘 샤피로 하버드대 교수 등 국내외 석학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

이 자리에서는 세계가 필요로 하는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는 데 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인재육성 전략, 교육혁신, 특성화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 강연과 논의가 이어질 예정으로 인재육성 차원에서 한국은 물론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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