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개인용 비행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이유

[항공우주 기술의 현주소와 미래] 스페이스X가 보여주는 PAV의 가능성

지난 8월 2일 미국의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 두 명을 태우고 지구로 귀환했다. 국가 주도가 아닌, 민간 우주선이 사람을 태우고 우주 왕복에 성공한 첫 사례다.

이는 항공 우주 역사에서 손꼽을 수 있는 업적인데, 인간이 달에 착륙한 정도의 뉴스는 아니니, 이 분야에 그리 관심이 없는 사람은 지금까지 모르고 지나쳤을 수 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라는 이름은 이미 유명하다. 혹시 머스크를 모를지라도,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사장이라고 하면 다들 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사장이기도 하다.

시장도, 투자자도, 심지어 경쟁자들도 ‘아직은 글쎄’라며 고개를 갸우뚱할 때 머스크는 보란 듯이 전기자동차를 우리 일상에 소개했고, 한발 더 나가 재활용 로켓을 이용한 상업 우주 운송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였다.

이와 더불어 ‘버트 루탄’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인물이다. 하지만 ‘보이저’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보이저를 들어본 사람들 대부분은 그나마, 지금은 태양계 언저리를 막 벗어나고 있는 우주선 보이저를 떠올릴 것이다.

우주선 보이저 말고, 항공 우주 역사에서 나름 한자리를 차지하는 또 다른 보이저가 있다. 그것은 바로, 1986년에 최초로 무급유 세계 일주 비행을 해낸 비행기 보이저다. 버트 루탄은 비행기 보이저를 만든 사람이며, 시험용 항공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스케일드 컴파지츠 회사를 설립하여 이끈 기업가이기도 하다. 또한 버트 루탄은 상업 우주 운송 시장의 초석을 닦은 주역이다.

일론 머스크와 버트 루탄은 나이나 기업의 규모 등에서 서로 차이점도 많지만 항공 우주 분야에서 보면 공통점도 많다. 항공 우주 역사에서 세계 최초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업적을 차곡차곡 쌓는 것과 더불어 이 둘이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기업가라는 점은 우리 입장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공통점이자 두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큰 이점이다.

현재 항공 분야의 세계적 추세는 전기 추진과 개인용 비행체(PAV)라는 두 가지 주제로 집중되고 있다. ⓒ pixabay

미국은 일단 땅이 무척 크다. 또한 큰 자본과 시장을 가진 나라다.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 기회도 많고,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벤처에 대한 대형 인수 사례도 많다.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미국적 환경에서 IT로 자본을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스페이스X를 설립하여 이끌고 있다. 거대한 땅과 자본으로 인해, 항공 우주 관련 시장도 그만큼 크고 따라서 기회도 많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와 버트 루탄은 이러한 여건들을 바탕으로 성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들은 꿈을 가졌고 그 꿈을 현실에서 그려내는데 성공한 가장 큰 열쇠인 열정을 가졌다는 데서 우리는 분명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땅 크기와 자본 그리고 시장. 이 관점에서 항공 우주를 바라보면 미국에 비해 우리의 환경 조건은 많이 어렵다.

이는 우리나라의 조선이나 전자 IT 산업은 세계 최강의 수준인 반면, 항공 우주 분야는 아직 강력한 국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말하긴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다고 해서 마냥 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우리나라의 정보통신 산업이 급성장한 사례에서 항공 우주를 위한 해답을 엿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 시대가 다가올 때 우리는 발 빠르게 그 물결에 뛰어들었고, 스마트폰이 세상을 뒤덮을 때도 마찬가지로 시작부터 발을 들이밀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최강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즉, 남들이 이미 다 구축해놓은 것을 뒤따라가는 방식이 아니라 그전에 없었던 새로운 것이 나타나려 할 때 그 물결을 읽고 시작 단계에서 뛰어든 것이 성공 요인이다.

현재 항공 분야의 세계적 추세는 전기 추진과 개인용 비행체(PAV)라는 두 가지 주제로 집중되고 있다.

해외 유수 회사들이 70여 년 이상 갈고닦은 제트 엔진 기술을 우리가 따라잡으려면 거대한 비용과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여객기 기술도 마찬가지다. 또한 제트 엔진이나 여객기 기술의 이면에는 인증이라는 난해한 과정도 있다. 인증 분야를 들여다보면 이는 마치 선두 주자들이 강물을 건너며 징검다리를 놓아준 것이 아니라, 자기들만 배를 타고 멀리 가버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나 전기 추진과 PAV는 항공 강자들도 막 시작하고 있는 분야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인증이나 법규도 아직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항공 시장이 막 태어나려고 하는 지금이 바로 우리가 거의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에 뛰어들 적기다.

우리 몇몇 기업들도 PAV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는 반가운 뉴스들이 나온다. 전기 추진에 관한 반가운 뉴스도 곧 들리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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