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반려견은 사람의 호르몬 변화마저 인식할 수 있다?
독일 생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Adolf Friedrich Johann Butenandt)는 20여 년간 누에나방의 암컷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연구하여 구조를 밝혀낸 바 있다. 암컷이 분비하는 극소량의 물질을 맡은 수컷 나방은 수 km 밖에서도 정신없이 달려들게 되는데, 부테난트는 위 연구를 통해서 노벨상을 받게 된다. 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칼 폰 프리쉬(Karl von Frisch) 역시 꿀벌 등의 곤충이 특정 화학 물질을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것을 밝혀냈다.
이처럼 주로 같은 종 동물끼리 의사소통에 사용되는 화학적 신호와 물질을 페로몬(pheromone)이라고 부른다. 페로몬은 체외분비성 물질이며, 동물들의 행동과 생리를 조절하는 여러 종류의 페로몬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꿀벌 등의 곤충은 페로몬을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Pollinator
하지만 분명한 점은 사람이 다른 곤충이나 동물들 처럼 페로몬을 쉽게 감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모든 신체 감각 중 후각이 가장 둔감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역사가 시작되면서 언어라는 강력한 의사소통 도구를 발전시켜왔으며, 언어의 소통을 위해서는 대체로 시각과 청각이 후각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동물의 상황은 다르다. 앞선 예와 같이 곤충들은 페로몬의 감지에 매우 능숙하며, 특히 인간의 가장 오랜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개의 경우 후각이 매우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개는 페로몬의 감지 또한 능숙하게 해내곤 한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젊은 사업가인 안나(가명)는 며칠간 몸이 매우 아팠으며 메스껍고 몸이 매우 불편했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그녀의 반려견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는 점이다. 그녀의 반려견 루루는 평소 안나에게 매우 강한 집착을 보였지만, 몸의 이상이 발견된 후부터는 더 이상 가까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안나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곧이어 엄청난 출혈과 함께 응급실을 방문하게 된다. 의사를 통해서 유산의 위험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유산을 하지 않으면 태아가 매우 위험해질 것이라는 상황을 들은 안나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가족들은 생애 가장 힘든 날을 보냈다고 한다.
안나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반려견 루루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원했다. 하지만 루루는 이를 단숨에 거절했다. 루루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자, 안나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안나는 며칠 후 유산을 경험했고 어느 때보다 루루가 필요했던 안나는 더 강하게 거절하는 루루에게 더 큰 충격에 빠지기 시작했다. 개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준다고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루루의 행동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안나의 수술 후 며칠이 걸렸다고 한다. 안나는 루루가 전보다 훨씬 더 사랑스러워졌으며 현재는 자신을 크게 위로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의 행동이 이렇게 급격하게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더군다나 주인과 감정을 깊이 공유하는 개나 강아지의 특성상 이런 상황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동물 과학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아카데미 훈트”(개 아카데미)를 설립한 개 코치 시시 레오니 크라이드(Sissy Leonie Kreid)는 이러한 행동의 변화에 대해서 개는 페로몬 냄새 뿐 아니라 냄새의 작은 변화를 감지할 수 있으며, 임신이나 유산 후에는 주인의 냄새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사람의 호르몬 화학 변화가 반려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크라이드는 유산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후 사람의 호르몬 수치가 다시 조정되면 며칠이나 몇 주 내로 개의 행동이 정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개는 페로몬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 petcoach.co
물론, 위 이론이 안나와 루루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한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크라이드는 사람이 유산 후 행동이 변하며 더 슬퍼지고 절망적으로 될 수도 있지만, 개는 이러한 변화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개는 지진 잔해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찾아낼 수 있으며 암이나 코로나바이러스의 냄새까지도 맡을 수 있다. 때로는 주인이 임신한 것을 주인보다 훨씬 일찍 알아차리기도 한다. 크라이드는 이에 관해서 수백 마리의 반려견과 그들의 가족들을 관찰한 결과 반려견이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는 것은 매우 빠르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거나 연구된 데이터는 없지만, 개의 행동은 분명히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개는 사람보다 임신 사실을 먼저 알아챌 수 있다. © 사이언스타임즈
독일 본의 피트니스 코치인 베네딕트 (Benedict) 역시 베네딕트의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반려견 메얼레가 매우 빠르게 알아챘다고 한다. 그는 메얼레가 갑자기 둥지를 트는 행동을 보이며 안락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인형을 모았다고 한다. 또한 개는 주인이 임신했을 때 임신한 사람에게 극도로 애착을 보이거나 과잉보호를 한다고 한다고 알려져있다. 예를 들면, 모르는 사람이 임신한 주인 옆에 앉아있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에 매우 공격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크라이드는 이러한 행동이 아기가 태어나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개 행동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한다. 2014년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는 과잉보호에서 더 나아가서 질투를 느끼는 감정으로 진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크라이드는 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와의 공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개는 매우 혼란스러워지며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이지만, 개의 경우 극도의 긴장을 통해서 신경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크라이드는 이러한 공격성과 예측할 수 없는 돌발적인 행동 때문에 아기와 개를 단둘이 두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경고한다.
반려견이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 사이언스타임즈
한편, 크라이드는 주인이 임신 중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반려견이 아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가족 중 다른 사람이 반려견에게 먹이를 자주 주거나 산책을 시켜주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런 행동을 통해서 개가 신체적으로 피곤함을 느끼고 큰 변화가 둔감해지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아기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아기 소리를 자주 들려주며, 주인이 우는 아기를 안고 있을 때 개가 뛰어오르거나 짖지 않도록 하는 것도 훈련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2886)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집고양이나 길고양이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해 외과적 불임 수술을 하는 대신 암고양이에게 한 번 주사하는 것으로 장기 불임을 유도할 수 있는 유전자 요법이 개발됐다.
암에 걸렸거나 걸렸던 사람이 하루 30분을 걷거나 요가를 하면 신체의 피로도가 줄어 암세포의 확산이나 암의 재발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부가 대기오염물질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아이한테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뇌전증이 생길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박규희(소아청소년과)·최윤지(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2016∼2018년)에 등록된 산모 84만3천134명을 대상으로 임신 중 대기오염물질 노출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3일 밝혔다. 이 결과 임신 기간에 대기오염물질과 중금속 노출이 많았던 임신부일수록 아이한테 자폐스펙트럼과 뇌전증(간질)이 생길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를 누그러뜨릴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고 대기질을 개선하지 않으면 지표 근처에 고농도 오존이 발생할 수 있는 날이 1개월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고농도 오존 발생일 전망을 7일 공개했다. 고농도 오존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조건이 갖춰지는 날은 현재(53.3±24.6일)보다 34.2±9.5일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폐경 때 나타나는 갱년기 장애 치료를 위해 경구용 에스트로겐을 사용하면 고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귀금속 수전해 촉매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는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 소재의 촉매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신소재공학과 박혜성 교수와 동국대 융합에너지신소재공학과 한영규 교수,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백정민 교수 공동연구팀은 고농도 바나듐 원자가 도핑된 몰리브덴 이황화물 박막 합성법을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전기 전도도 변화를 위해 첨가하는 도펀트 원자의 배열을 제어해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 기반 수전해 촉매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힘줄과 혈관 같은 콜라겐에 기반한 섬유조직의 기능을 시각화하는 레이저 음향 이미지 분석 기술이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