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인류는 나라나 지역 사이에 물건을 사고파는 통상로를 통해 다양한 상품과 기술, 더 나아가 사람과 문명 등을 교환해왔다.
그러나 여러 유형의 질병도 함께 교환하고 있었다. 때문에 병원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중세에는 14세기 흑사병과 같은 전염병으로 인해 유럽의 3분의 1에 달하는 인구가 이유도 모른 채 사망해야 했다.
문제는 지금도 통상로를 통해 크고 작은 병원균이 전파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 다양한 병원균이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파나마에 서식하는 황금 개구리. 1970~1990년대 성행했던 양서류 교역으로 인해 항아리곰팡이가 전파됐으며, 500여종의 개구리 개체 수가 줄어들거나 멸종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Wikipedia
500여 종의 개구리 중 90종은 멸종
교역로와 관련된 종(種)의 멸종사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그리고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언제 어떤 교역을 통해 병원균이 전파됐으며, 어떤 생물에 심각한 멸종사태를 일으켰는지 그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지난 29일 ‘뉴욕타임스’, ‘사이언스’ 지 등 주요 언론들은 호주, 벨기에, 미국 등에서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한 41명의 과학자들이 지난 1970년대 이후 수십 년 간 일부 지역에서 개구리들이 멸종한 원인을 기록한 논문을 발표했다.
양서류 교역을 통해 병원진균이 먼 거리로 이동하고 이로 인해 또 다른 양서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 결과였다는 내용이다. 논문에 따르면 개구리의 재난은 그동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양서류 교역으로 인해 500여 종의 양서류 개체수가 심각하게 감소했으며, 그중 최소한 90종은 멸종했고, 124개종이 생존의 위협을 받으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수치는 이전의 과학자들이 추정한 수치와 비교해 2배가 넘는 것이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생물학자 웬디 팰른(Wendy Palen) 교수는 “방대한 교역로 추적과 곰팡이의 전파경로 분석을 통해 그동안 추정해왔던 사실을 확인하고,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며 연구 결과에 대해 큰 놀라움을 표명했다.
연구팀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등의 도움을 얻어 양서류 교역이 어떻게 이루어졌는데 보여주는 교역 지도를 작성했다. 그리고 지역 과학자들의 연구 기록과 인터뷰 등을 통해 양서류 서식상황을 집계했다.
그리고 전 세계에 걸쳐 이루어진 양서류 교역을 통해 지역 곳곳에서 질병으로 인한 재난이 발생했으며, 병원균 전파의 주역이 된 것이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반도 개구리에서 항아리곰팡이 전파돼
과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1970년대 일부 개구리 종(種)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198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종의 개구리가 멸종하고 있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호주와 파나마 지역에 서식하는 개구리들이 심각한 질병에 감염돼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사실은 과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개구리들이 살고 있는 곳은 거의 다 오염이 이루어지지 않은 청정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청정지역에 살고 있는 개구리들을 괴롭히는 원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항아리곰팡이(Batrachochytrium dendrobatidis, 약자로 Bd)라고 불리는 균류가 개구리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항아리곰팡이는 도롱뇽과 같은 양서류 피부에 서식하는 병원진균(fungal pathogen)을 말한다. 이 곰팡이는 양서류의 항아리곰팡이병(chytridiomycosis)을 일으키는 두 종의 병원균 중 하나다. 양서류가 이 병에 걸리면 하나둘 죽어가면서 멸종에 이르게 된다.
과학계는 항아리곰팡이(Bd)가 아시아에서 발원했다고 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시기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데 그 시기가 살아 있는 양서류를 국제적으로 교역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판단에 근거해 언제 어느 지역 간에 양서류 교역이 있었고, 관련된 지역에 살고 있던 양서류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각 지역에 살고 있는 개구리의 DNA 분석을 통해 추적에 들어갔다.
그리고 항아리곰팡이(Bd)가 한반도에서 발원해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지역 생태계에 각각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는 개구리의 경우 항아리곰팡이에 대해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수백 종의 개구리들은 대부분 Bd에 대해 취약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항아리곰팡이가 피부에 침투하게 되면 그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그리고 뱀이 피부갈이를 하듯이 피부를 벗겨내기 시작한다. 다른 점은 벗겨낸 피부 속에서 다른 피부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부가 사라진 개구리들은 결국 죽게 된다. 그러나 어떤 개구리들은 살아남기 위해 연못이나 시냇물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Bd가 급속히 퍼져나가면서 다른 개구리들 역시 재난에 휩싸이게 된다.
지난 2007년에도 유사한 연구가 진행됐었다. 당시 산타바바라, 덴버, 옥스퍼드 대학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Bd로 인해 약 200종의 개구리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멸종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 주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 제목은 ‘Amphibian fungal panzootic causes catastrophic and ongoing loss of biodiversit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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