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불청객 초대형 우박의 비밀

강한 상승기류가 큰 우박 만들어

대형 우박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준다.  ⓒ 픽사베이

최근 러시아에 골프공만 한 크기의 우박이 민간인 마을에 갑자기 쏟아진 기사가 해외토픽에 올랐다. 지난 14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극동 유대인 자치주에 있는 니콜라옙카 마을에 골프공만 한 크기의 우박들이 갑자기 무수히 떨어졌는데 인명 피해는 없으나 농작물과 주택에 큰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도 우박은 흔한 기상 현상이다. 기상청 예보 전문가는 “한반도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고 해당 지역의 기온이 예년보다 2∼3도 높아질 경우, 대기가 갑자기 불안정해지면서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치면, 소나기와 우박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대부분 지름 5㎜ 안팎의 싸락눈 크기이어서 큰 피해 소식은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사기나 고려사에 큰 우박의 피해 사례가 적혀있고, 해방 이후 기록에도 지름 5㎝ 크기의 우박 피해 사례가 종종 보고돼있어 초대형 우박에 대한 두려움은 상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박의 경우, 크기가 클수록 낙하 속도가 훨씬 빠르고, 지면과 충돌하는 순간의 충격력이 더 크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마치 융단폭격처럼 예고 없이 땅으로 떨어지는 대형 우박은 왜 생기며 그 대책은 없는 것일까?

적운, 상승기류 그리고 대형 우박

1987년 8월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인근 산골짜기에 있는 육군 모 사단의 동원훈련장. 이날 오전부터 8월의 뜨거운 태양은 수그러들고 하늘이 검게 변하면서, 천둥이 요란하게 치는 가운데 부슬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자, 하늘은 더욱 어두워지고, 벼락이 거세게 치면서 빗방울은 더욱 강해졌다. 그런데 식사를 마치고 식기를 닦던 병사들 가운데 몇 사람이 별안간 고함과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원인은 바로 대형 우박이었다. 휴대전화만 한 크기의 우박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 다행스럽게도 훈련 중이라 병사들은 모두 철모를 쓰고 있어서 무사했다. 이는 8월의 무더운 여름에 골짜기에서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만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뇌우가 몰아치는 가운데 12시∼15시 사이에 잘 부는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발생한 실제의 초대형 우박 사건이었다.

일반적인 우박은 적운(積雲)과 같은 습도가 높은 구름층에서 눈이 빠르게 성장해 무거워지면 낙하하다가 상승기류를 타고 다시 올라가 얼음 알갱이와 부딪혀 점점 더 커지고 무거워져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골프공만 한 크기의 대형 우박은 왜 생기는 것일까? 기상 전문가는“우박은 구름층의 통과 거리가 멀수록 커지는데 초대형 우박으로 성장하려면 강한 상승기류에 의해 장시간 구름층에 떠받혀져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골프공 크기의 우박은 사람에게도 위험하다. ⓒ 픽사베이

이중 편파 레이더로 대형 우박 예측

현재 발견된 가장 큰 우박 덩어리는 미국 네브래스카州에 떨어진 직경 18cm짜리이며, 가장 무거운 우박은 방글라데시에 내린 1kg 짜리 우박 등으로 알려져 있다.

빗방울의 경우 대개 1㎞ 이상의 높은 위치에서 떨어져도 사람이 다치지 않는 이유는 지름이 약 0.15㎜로 매우 작아서 낙하 과정에서 공기의 저항으로 속도가 현저하게 줄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무리 작은 빗방울이라도 공기의 저항 없이 그대로 낙하한다면 사람이 죽을 수 있다. 문제는 크기다.

우박이 골프공 크기가 되면 낙하 속도는 초속 30km에 이르고, 이는 거의 공기의 저항을 받지 않는 속도가 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해진다. 실제로 지난 2017년 5월 말 우리나라 전남 지방에 떨어진 우박이 자동차 유리에 구멍을 뚫는 사례도 있었다. 우박으로 인한 사망자가 미국에선 해마다 평균 24명 정도로 알려져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예고 없이 쏟아지는 대형 우박을 사전에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다. 현재로선 기상 예측 레이더(Radar)가 가장 효과적인 우박 감시 기술이다.

이는 대기에 발사한 전파가 강수 입자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신호를 분석, 강수 구름의 위치, 이동 방향, 속도, 강수 유형 등을 원격 관측하는 장비다. 이 레이더는 크게 단일편파와 이중편파 등으로 나뉘는데 이중편파 레이더는 우박 감시에 더 효과적인 장비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떨어지는 강우 입자는 공기 저항에 의해 수평축의 길이가 수직축의 길이보다 길어져 수평으로 납작한 타원형이 된다. 기존의 단일편파 레이더는 수평편파만을 이용해 강우 입자의 정확한 구분이 어렵지만 이중편파 레이더는 수평 및 수직 편파 수신 신호의 차이를 분석, 강우의 모양, 종류, 형태 등을 산출할 수 있다. 이로써 비, 눈, 우박 등의 강수 형태를 보다 상세하게 구분할 수 있다. 이중편파 레이더의 향후 발전 여부는 초대형 우박의 위험에 대비하는 안전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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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김종광 2020년 7월 13일9:46 오전

    골프공 크기의 우박 낙하속도는 초속 30km가 아니라 30m 입니다. 오타가 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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