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 국제천문연맹총회에 가다 ③] 부산의 과학관에서 우주를 즐기는 법
부산에서 개최된 2022 국제천문연맹총회(IAU 총회)는 천문학자 뿐 아니라 시민들도 기쁨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국립부산과학관과 연계한 한국 천문학자들의 대중강연 ‘차세대 천문학 특별강연’에는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또한 부산 소재 과학관에 비치된 우주와 관련한 다양한 전시와 체험은 ‘천문학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국제천문연맹총회(이하 IAU 총회,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연계 행사로 부산 BEXCO에서 진행된 해외 저명한 석학들의 대중 강연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관련 기사 링크 – “한국 중학생 절반은 천문학자를 꿈꾸나요?”, 해외 석학의 내한 강연) 온라인 강연 생중계에서는 직접 참석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는데, 연이어 6일과 7일 주말 양일간 국립부산과학관에서 한국 천문학자들의 대중강연이 열려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국제천문연맹총회 연계 대중행사 ‘차세대 천문학 특별강연’이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열렸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서울대학교 황호성 교수는 ‘현대우주론 : 우주 지도를 활용한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이해’ 강연을, 경희대학교 이정은 교수는 ‘생명의 근원 : 우주먼지와 얼음’강연을 마련했다. 또한 경희대학교 전명원 교수는 ‘우주 최초의 별과 은하’에 대한 강연을 했고,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의 손상모 박사는 자신이 직접 참여한 프로젝트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강연으로 시민들을 찾아왔다.
사전예약을 위해 접속한 국립부산과학관 홈페이지에서는 강연 당 100석씩 마련된 좌석이 거의 만석을 채웠다. 국립부산과학관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주말 동안 천문학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한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긴 줄이 이어졌다. 청중들의 나이 대는 가족들과 함께 온 어린이부터 천문학자를 꿈꾸는 10대 20대 학생, 우주와 별을 좋아하는 4,50대까지 다양한 분포를 이루었다. 해당 강연은 국립부산과학관과 ‘과학하고 앉아있네’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이정은 교수의 강연은 “우리는 별의 자녀이다”라는 칼 세이건의 명언과 함께, 우주의 먼지‧얼음으로 시작해 생명의 근원으로 이어졌다. 이정은 교수는 “우주공간에는 독성물질도 있기에 우주물질을 마구잡이로 채취해오는 것은 위험하다”며 “우리 생명의 근원을 탐사하는 방법은 우주에서 물질의 화학적 성분을 물질들이 내는 ‘빛(스펙트럼)으로’ 탐사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경희대학교 이정은 교수가 우주의 화학적 성분(유기분자)을 탐사하기 위한 망원경을 설명하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청중에게 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해가며, 쉽고 재미있는 설명부터 전문적인 영역까지 넘나드는 강연이었다. 더불어 여러 비유를 함께 들었는데, 빛을 통해 화학적 성분을 알아내는 것을 “범죄현장에 등록된 지문과 매칭을 해서 범인을 찾는”과정에 비유하기도 했고, 원시행성계와 얼음맨틀구조의 성장을 “드라이아이스에 손을 갖다 대면 달라붙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이해를 도왔다. 특히 원시별을 설명할 때에는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를 많이 한다는데, 별은 절대 단식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간헐적 폭식을 한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정은 교수가 혜성의 다양한 유기분자를 동물원에 비유하며 설명하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이날 강연에 참석한 A씨는 자신을 방송 관련 업종에 종사한다고 소개하며 “원시행성과 원시별의 기원에 대한 내용이 매우 흥미로웠고 내일 강연도 참석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우주의 기원,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것은 곧 ‘나의 기원’으로 이어진다”며 감상을 말했다.
차세대 천문학 강연의 마지막은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연구책임자 손상모 박사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강연으로 마무리되었다. 손상모 박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일한 한국인으로, 허블망원경에도 참여한 바 있다.
국립부산과학관 차세대 천문한 강연의 마지막 순서는 손상모 박사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강연이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손상모 박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어떤 프로젝트인지는 물론, 기존에 보도된 자료를 통해서는 알기 쉽지 않았던, 공개되지 않았던 지식을 훨씬 상세한 설명과 함께 전달했다. 자신이 담당했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정렬을 시뮬레이션 영상으로 직접 보여주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가까이에 함께했던 연구자만이 전할 수 있는 지식들을 아낌없이 풀어내었다. 또한 “해적들이 배를 훔쳐가겠다 선언해서 망원경 부품이 어느 배에 실려 있는지 모르도록 일부러 여러 배를 출항시킨 적도 있다”며 얽힌 비화를 풀기도 했다.
손상모 박사는 “그렇다면 이 넓은 우주에 지구와 같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우리밖에 없을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단언하며 우주탐사와 생명거주외계행성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현장 참석 인원 외 온라인만으로 300명 이상의 인원이 함께했으며, 온‧오프라인 질문의 대부분은 제임스 웹 망원경에 대한 애정으로 우려하고 기대하는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다. 손상모 박사와의 인터뷰는 후속 기사에 실을 예정이다.
손상모 박사가 외부 보도자료를 통해 널리 공개되지 않았던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마지막 강연에서 눈에 띄는 한 청중이 있었는데, 주말 양일간 진행된 4개 모든 강연에 빠짐없이 참석한 청중이었다. 짧은 인터뷰에 응한 22세 B씨는 “강연을 듣기 위해 말년휴가를 내고 금요일에 내려왔다”고 말했다. 강연 소감을 묻자 B씨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발사하는 것도 군대 사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봤는데, 이렇게 제임스 웹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분을 직접 만나고 설명하시는 걸 직접 들을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쉬운 내용도 어려운 내용도 새로운 것을 하나씩 알게 되어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B씨는 장래희망이 천문학자라고 말하며 “국제적으로 최신연구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분야로 나아가야 할지 좀 더 관심을 갖고 더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IAU 총회와 연계행사들에 대해 “누리호, 다누리, 제임스 웹 덕에 천문학과 우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많이 커졌다. 사그라들지 않도록 이러한 많은 행사와 홍보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 강연이 마무리되고 국립부산과학관 제 1관, 자동차‧항공우주 전시실을 방문했다. 전시체험물이 다양했는데, 특히 나로호 발사지휘센터를 구현해놓은 체험실은 나로호 발사 성공의 기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방문객들이 꼭 한 번씩은 들르는 곳이었다.
국립부산과학관 항공우주전시실 입구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국립부산과학관 항공우주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월면걷기 체험도 인기 있는 곳이었고, 이 외에도 화성 탐사 체험과 인공위성 전시 등 우주와 관련해 많은 전시물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빛’과 관련한 전시체험에서는 이정은 교수가 강연에서 말했던 빛과 스펙트럼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국립부산과학관 항공우주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국립부산과학관 항공우주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국립부산과학관 항공우주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부산광역시창의융합교육원에도 우주과학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키오스크와 거대한 스크린으로 우주 탄생과 역사가 상영되고 있으며, 거대한 태양 전시체험물과 우주개발사에 따른 로켓 전시물 등이 마련되어있다. 로켓과 우주탐사에 대한 전시물이 주를 이루었는데, 로켓발사시뮬레이션과 스윙바이 체험, 운석 만지기, 화성탐사 로봇 조종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체험 외에도 중력파와 블랙홀 촬영에 대한 키오스크 설명 등 최신 천문학의 내용도 함께 접할 수 있었다.
부산창의융합교육원 우주과학전시실 입구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부산창의융합교육원 우주과학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부산창의융합교육원 우주과학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부산창의융합교육원 우주과학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부산창의융합교육원 우주과학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국제천문연맹총회는 종료되었지만, 대중강연은 모두 유튜브 채널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과학관의 상설 전시 또한 남아있다. 또한 9월에는 국립부산과학관 천체투영관과 부산과학교육원 둘 모두에서 별자리 체험이 가능할 예정이다. 한국도 현재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인터뷰이 B씨의 바람대로 우주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어린이 및 학생들의 호기심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부산창의융합교육원 우주과학전시실의 모습 ©사이언스타임즈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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