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동서양을 아울러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해오며 수차례의 식량난을 버티게 해 준 대표적인 구황작물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기에 우주 식량으로도 각광받는다. 그러나 감자는 척박한 환경에는 강해도 더위에 취약한 작물이다. 고온에서 감자의 수확량이 급감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국제감자센터는(CIP)에서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감자의 수확량이 2060년까지 68%까지 감소할 것이라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에 따른 미래 식량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경고해왔다. 이에 따라 기후 위기 대응 전략과 함께 품종 개량 등 식량위기 대응 방책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 4월 19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효준 박사와 김현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감자가 고온에서 수확량이 감소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감자 품종개량의 열쇠를 찾았다. 해당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저명학술지인 ‘셀 리포트’의 3월 29일자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저명학술지인 ‘셀 리포트’의 3월 29일자 온라인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표지 위쪽의 감자는 고온에서, 아래쪽의 감자는 저온에서 자란 감자의 모습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기존 유전자 발현 분석을 통해, 고온 환경의 감자에서는 ‘StSP6A’라는 유전자의 양이 감소한다는 것이 알려져있다. 따라서 StSP6A 유전자의 감소로 감자의 수확량 또한 감소하는 것이라 추측해왔지만 이를 규명하는 연구는 수행된 바 없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온도에서 직접 감자를 재배할 뿐 아니라 감자의 생육 시기별로 유전자와 수확량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고온 환경의 감자에게서 일어나는 유전자 기능이 생육 초기와 후기가 다르다는 것과, 기존에 알려진 StSP6A 외의 다른 요인에 주목해야 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여러 온도에서 직접 키운 감자를 생육 시기별로 분석하여 연구를 수행했다. 왼쪽은 이효준 박사, 오른쪽은 박지선 박사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자는 온도가 높아지면 덩이 줄기 형성을 유도하는 유전자를 생육 전반에 걸쳐 스스로 억제하여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이효준 박사는 “고온 환경에서의 감자 수확량 감소는 생육 부진 등의 부작용이 아닌, 감자 스스로가 환경 적응을 위해 덩이줄기(괴경) 형성을 억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감자의 유전자 조절이 생육 초기와 후기에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감자가 생육 초기에는 StSP6A(덩이 줄기 생성 유전자)를 ‘microRNA를 통한 RNA 조절’을 통해 억제하는 반면, 후기에는 ‘DNA 전사’를 통해 조절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인위적으로 StSP6A 유전자의 발현을 높이면 작업을 생육 초기에 한다면 수확량을 회복할 수 있지만, 후기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 논문에 첨부된 그림으로, 온도에 따른 감자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그림이다. 왼쪽은 생육 초기, 오른쪽은 생육 후기에 고온에서 발현된 유전자 기능을 나타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StSP6A 유전자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기존의 기술을 이용해 StSP6A 유전자의 발현이 높은 감자를 만들어 고온 환경에서 재배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감자 덩이 줄기의 개수는 늘었으나 그 무게는 회복되지 않았다. StSP6A의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써 덩이 줄기 형성은 회복시킬 수 있으나 발달과 수확량까지는 완전히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감자가 고온에서도 잘 자라도록 하는 품종개량을 위해서는 StSP6A가 아닌 다른 유전자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덩이줄기 생성 유전자를 증가시킨 감자를 고온에서 생장시키는 실험을 했다. 감자 덩이줄기의 개수는 늘어날 뿐 수확량은 회복되지 않았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연구팀은 감자의 생육시기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초기와 후기에 감자의 덩이줄기 형성 및 발달을 억제할 것으로 추정되는 후보 유전자들을 선별하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고온 환경에서도 수확량이 많은 감자 품종을 개발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적인 유전자 규명 단계가 남아있기에 추가 연구에서 실용화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나,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감자의 재배와 수확을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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