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년째로 접어든 코로나 팬데믹은 언제나 끝날 수 있을까.
보건 전문가이든 일반인이든 요즘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게 바로 이 문제다.
안타깝게도 현 상황만 보면 앞은 캄캄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진정될지 감도 잡기 어렵다.
무엇보다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전염력과 독성이 더 강해진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5가 세계 곳곳에서 맹위를 떨친다.
백신 접종자의 돌파 감염과 감염증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의 재감염이 일상화되는 분위기다. 당연히 백신에 대한 믿음도 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어떻게 귀결될지 과학적으로 예측한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결국,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인플루엔자(독감)와 유사한 ‘엔데믹'(endemicㆍ풍토병)이 될 공산이 크다는 게 논문의 요지다.
어릴 때 수없이 노출된 감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어른이 될 때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게 전망의 근거다.
이처럼 감기 바이러스에 대해 ‘면역 기억'(immune memory)을 갖고 있으면 이른바 ‘교차 면역’이 작동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더 잘 식별하는 항체와 T세포가 생성된다는 것도 확인됐다.
미국 라호야 면역학 연구소(LJI)의 알세산드로 세테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저널 ‘셀 호스트 &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 온라인판에 논문으로 실렸다.
코로나 팬데믹이 터진 이후 감기 바이러스를 눈여겨본 과학자는 생각보다 많다.
인간이 감기 바이러스 면역력을 획득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코로나 팬데믹의 미래를 가늠해볼 실마리가 드러날 거로 믿었다.
과학자들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감기 바이러스의 ‘교차 면역’ 가능성에 주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와 감기 바이러스는 같은 코로나 계열이다.
표면이 스파이크 돌기로 덮인 바이러스 입자의 모양이 왕관과 비슷하다고 해서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신종 코로나 말고도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ㆍSARS-CoV),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ㆍMERS-CoV), 계절성 인간 코로나(HCoVs) 4종 등 6종이 더 있다.
이 가운데 ‘계절성 인간 코로나’가 감기 바이러스다. 가벼운 코감기를 유발한다고 해서 CCC(common cold coronaviruse)로 불리기도 한다.
아이들은 코가 막히고 콧물과 기침이 나는 이런 유형의 감기를 달고 살다시피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가벼운 감기에 훨씬 덜 걸린다. 면역계가 어릴 때 많이 걸린 감기 바이러스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세테 교수팀은 2년 넘게 팬데믹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인간의 면역계에 특별한 도전이 되는 무언가가 신종 코로나에 있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는 2년 남짓 유행하는 동안 쉬지 않고 진화하면서 계속 새로운 변이를 만들어냈다.
시료의 오염을 피하고자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다른 LJI 연구팀이 채취한 혈액 샘플을 썼다.
혈액 샘플을 제공한 피험자는 모두 어릴 때 자주 CCC에 감염됐을 것이 확실한 청소년이었다.
혈액 분석 결과, 피험자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CCC에 대한 안정적인 면역 기억을 유지했다.
이처럼 ‘확연히 안정적이고 오래가는’ 면역 반응 덕분에 성인 피험자가 CCC에 감염될 위험은 8년마다 한 번꼴에 불과했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 고생했던 코감기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와 CCC는 입자 구조상 유사한 부분이 많았다.
인간의 면역계가 어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의 구조를 기억하면,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의 비슷한 구조도 식별한다. 이는 앞서 다른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또 실험군의 성인 혈액에서 분리한 CCC 식별 항체와 T세포가 신종 코로나에 교차 반응(cross-reactivity)을 일으킬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런 교차 반응이 실제로 일어나면, CCC에 대한 면역 기억을 가진 사람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진행하는 걸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발견은 인간의 면역계가 신종 코로나와 감기 바이러스를 비슷한 방법으로 식별할 거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CCC에 대한 면역 구축 패턴을 그대로 따라간다면 코로나 팬데믹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거라고 연구팀은 내다봤다.
시간이 흐르면서 면역력을 가진 인구가 늘어나면 재감염 빈도가 낮아지고 코로나19의 증상도 점차 완화될 거라는 얘기다.
새로운 코로나 변이의 출현이 면역력 구축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한다.
논문의 교신 저자를 맡은 세테 교수는 “최종 결과가 이렇게 될 거로 추측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라면서 “문제는 아직 최종 국면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테 교수팀이 전망하는 최종 결과는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안정되는 것이다.
일정한 수위의 바이러스가 우리 곁에 존재하지만, 매일 같이 분란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인플루엔자가 보여주듯이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비근한 예로, 2020년 한 해 동안 5만3천544명의 미국인이 독감에 걸려 사망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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