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으로 우주 암흑물질 실체 찾는다

달 표면의 벼룩 관찰할 수 있을 만큼 정밀 확대

암흑물질(dark matter)의 실체를 찾기 위해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가상 우주에서 가장 작은 암흑물질 덩어리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관찰 연구가 시도됐다.

영국 더럼대(Durham University)를 비롯해 중국과학원 천문관측소와 독일 막스플랑크 천체물리연구소, 미국 하버드대 천체물리연구소가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유럽과 중국의 슈퍼컴퓨터가 생성한 우주의 전형적인 영역에 초점을 맞춰 암흑물질을 세부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2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구현한 최대 확대 크기는 달 표면의 벼룩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하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가상의 암흑물질 덩어리인 암흑물질 헤일로(dark matter halo) 또는 암흑 헤일로를 가장 큰 것부터 가장 작은 것까지 수백 개에 대해 상세한 분석을 할 수 있었다. 헤일로란  원래 후광을 뜻하나, 천문학에서는 구성 분포를 의미하는 말로 쓰고 있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모든 크기의 헤일로는 매우 유사한 내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중앙에서는 극도로 밀도가 높고 점차 밖으로 퍼져 나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작은 헤일로들이 바깥쪽 영역을 돌고 있었다.

우주론적 엔-바디 시뮬레이션(N-body simulation)을 통해 가상으로 표현된 암흑물질 헤일로. ⓒ위키피디아

암흑물질이 완전히 ‘어두운’ 것은 아니다?

암흑물질 입자는 헤일로의 중심 근처에서 암흑물질 반입자(anti-particles)와 충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부 이론에 따르면 이 입자들은 에너지를 가진 감마선 방사로 변환된다.

이번 연구는 매우 작은 헤일로에서 방사되는 감마선을 미래의 실제 관측에서 식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논문 공저자이자 더럼대 전산 우주론 연구소 기초 물리학자인 카를로스 프렝크(Carlos Frenk) 교수는 “상대적으로 작은 암흑물질 헤일로를 확대함으로써 다른 크기의 헤일로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방사선 양을 측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렝크 교수는 “대부분의 방사선은 별을 포함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암흑물질 헤일로에 의해 방사되며, 향후에 감마선 관측소에서 이 방사를 검출해 작은 암흑물질 헤일로들을 개별적 혹은 집합적으로 ‘가시화할 수(visible)’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결국 암흑물질이 완전히 어두운 것은 아니라는 암흑물질에 대한 가설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는 예측이다.

각 측면에서 24억 광년을 측정하는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투영한 암흑물질 밀도 지도. 오른쪽 상단의 정사각형은 가로가 1백만 광년 미만이다. 여기에서 가장 큰 암흑물질 헤일로는 태양 질량의 백만조 배에 달하는 거대 은하단과 유사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왼쪽 아래 정사각형은 가장 크게 확대한 모양으로, 지름이 태양계 크기의 500배인 783광년이다. © Dr Sownak Bose, Center for Astrophysics, Harvard University

전체 우주에서 5%만이 우리가 보는 정상 물질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제외하면 어둡고 별·행성·인간을 구성하는 물질과는 완전히 다르다.

우주의 약 27%는 보이거나 만져지지도 않으면서 중력을 가진 암흑물질로 구성돼 있으며, 나머지 대부분도 암흑물질과 똑같이 신비한 암흑에너지(Dark Energy)로 구성돼 있다.

별이나 행성, 동식물을 형성하는 것 같은 정상 물질들은 우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불과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다. 암흑물질의 거대한 덩어리인 이른바 암흑물질 헤일로의 중심에서 가스가 냉각되고 응축돼 은하들이 형성되고 성장한다.

천문학자들은 암흑 헤일로 안에 있는 은하와 가스의 특성으로부터 커다란 암흑물질 헤일로의 구조를 추론할 수 있다. 가장 큰 헤일로에는 은하단이라고 불리는 수백 개의 밝은 은하가 모여 있고, 은하단의 질량은 우리 태양보다 1000조 배나 더 큰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너무 작아서 은하계를 포함할 수 없는 소규모 암흑물질 헤일로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는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런 작은 헤일로들은 대형 슈퍼컴퓨터에서 우주 진화를 시뮬레이션해야만 연구를 할 수가 있었다.

이번 새 연구의 기초가 된 암흑물질에 대한 대중적 과학 이론에 따르면 가장 작은 암흑 헤일로는 지구 정도의 질량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왼쪽 아래 사각형은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크게 확대한 모습으로, 태양계 크기의 500배에 해당하는 783광년 크기다. 이 사각형에서 명확하게 보이는 가장 작은 암흑물질 헤일로는 지구와 비슷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 Dr Sownak Bose, Center for Astrophysics, Harvard University

별과 은하는 태양보다 100만 배 무거운 암흑 헤일로에서 탄생

이번 연구의 시뮬레이션은 영국 과학기술시설협의회(STFC)의 지원을 받아 더럼대 DiRAC 고성능 컴퓨팅 시설의 일부인 코스몰로지 머신(Cosmology Machine) 슈퍼컴과 중국과학원의 컴퓨터를 사용해 수행됐다.

연구팀은 컴퓨터 상에서 가상 우주를 크게 확대해 지구 질량 정도의 작은 크기에서 거대 은하단에 이르기까지의 광범위한 암흑물질 헤일로 구조를 연구했다.

이들은 측정 잣대가 없이는 태양의 일부 질량 정도를 가진 헤일로 중 하나로부터 거대 질량을 가진 은하 암흑 헤일로의 이미지를 말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논문 공저자인 독일 막스플랑크 천체물리연구소 시몬 화이트(Simon White) 교수는 “우리는 작은 암흑물질 헤일로가 엄청나게 많고 우주의 모든 암흑물질 중 상당 부분을 포함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별과 은하들은 태양보다 백만 배 이상 무거운 헤일로에서만 성장하기 때문에 작은 암흑 헤일로들은 우주 역사를 통해서 대부분이 어두운 채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암흑물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주 진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중에, 작은 암흑물질 헤일로들을 새롭게 조명해 주는 성과를 올렸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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