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헤드셋을 PC에 연결하고 로그인하여 들어간 곳은 ‘이상한 세계’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둡고 황폐한 공간에 허수아비가 서 있는 초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허수아비 VRC(Scarecrow VRC)’이 만들어낸 가상의 세계는 ‘VR 게임’이 아닌 ‘비대면 소셜 VR 공연’으로 펼쳐진다. 이승무 한국예술대학 교수와 정지현 감독이 만들어낸 이 공연은 관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공연자와 참관객이 함께 놀라운 무대 경험을 공유하며 호평을 받았다.
공연계가 변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곳 중 하나인 공연계는 첨단 미디어 기술과 공연을 접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최첨단 미디어 기술로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을 인정받아 지난 11월 폐막된 제28회 영국 레인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실감미디어상을 수상한 ‘허수아비 VRC(Scarecrow VRC)’의 한 장면. ⓒ 아트 앤 테크놀로지 랩(AT랩)
VR에서 함께 경험을 공유하는 새로운 시도
지난 17일 온라인에서 개최된 ‘아트 앤 테크놀로지 랩 첨단 콘퍼런스 001’에서는 코로나19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공연 전문가들의 생생한 증언이 오갔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비대면 소셜 VR 공연 ‘허수아비 VRC(Scarecrow VRC)’를 제작한 안상현 배우와 정지현 감독, 실감미디어 공연 ‘이중으로 걸어 다니는 자 : 도플갱어’를 만든 조충연 감독, 버추얼 스튜디오 및 확장 현실로 비대면 콘서트를 제작하는 신원호 자이언트 스태프 본부장, 최민형 SKT 점프 스튜디오 프로듀서 등 문화 예술 창작 분야의 선두주자들이 나와 기술과 예술을 통한 비대면 예술 콘텐츠 창작의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17일 온라인에서 개최된 ‘아트 앤 테크놀로지 랩 첨단 콘퍼런스 001’에서는 문화예술 분야의 선두주자들이 나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달라지고 있는 문화예술계를 살펴봤다. ⓒ 아트 앤 테크놀로지 랩(AT랩)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AT랩이 제작한 비대면 소셜 VR 공연 ‘허수아비 VRC(Scarecrow VRC)’이다. 이 공연은 배우와 참관객 최대 2인이 함께 하는 라이브 공연이다.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VR 헤드셋 등의 장비가 필요하다.
참관객들이 VR 헤드셋을 끼고 VRChat 소셜 플랫폼에 접속하면 불새가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버린 ‘이상하고 황량한’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들어가게 된다. 허수아비와 친구가 되어 함께 사람들의 마음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 주어진 미션이다.
가상의 캐릭터인 허수아비는 묘하게도 현실적이다. 허수아비는 체험자들에게 공중에 그림 그리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공중에서 색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장난도 친다. 함께 빛나는 들판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춤을 추기도 한다. 체험자들은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실컷 놀고 즐긴다.
‘허수아비 VRC(Scarecrow VRC)’는 이처럼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최첨단 미디어 기술로 자연스럽게 녹여낸 점을 인정받아 지난 11월 폐막된 제28회 영국 레인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실감미디어상(SPIRIT OF RAINDANCE AWARD)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확장 현실로 펼쳐지는 다양한 버추얼의 세계
최근 공연 및 영화, 콘서트 등에 폭넓게 접목되고 있는 기술은 확장 현실(XR) 기술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아우르는 초실감형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신원호 자이언트 스태프 본부장은 “현재 확장 현실(XR) 기술이 매우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XR 기술과 빅데이터, 첨단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콘서트의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로 확장된 무대를 설명했다.
지난 4월 슈퍼앰(M)을 시작으로 티켓 수익 500억 원을 올린 BTS 등의 비대면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존의 오프라인 공연을 뛰어넘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에 최적화된 형태의 디지털 콘서트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심화되면서 버추얼 스튜디오를 이용한 비대면 촬영도 많아졌다. 초록색 크로마키 무대에서 가수들이 노래하자 아무것도 없던 배경은 마치 좀비가 나올 것 같이 황량한 거리로 변한다. 이처럼 최근 XR 기술은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 뮤직비디오, 영화, 공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 또한 MTV 뮤직 어워드, 게임, 글로벌 가수 존 레전드(John Legend) 콘서트에 XR 기술을 이용하는 등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기획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하고 있다. 신원호 본부장은 “앞으로 보다 많은 영역에서 XR 효과를 잘 살릴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서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이용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최민혁 SKT 점프 스튜디오 프로듀서(PD)는 홀로그램 기술인 볼류 매트릭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추가했다. 볼류 매트릭(Volumetric) 기술은 360도를 도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대상을 촬영해 입체적인 실사 기반의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최 PD는 볼류 매트릭 기술에 대해 “106개의 카메라로 데이터를 캡처해 여러 단계에 걸쳐 효율적인 영상 포맷을 만드는 기술”이라며 “기존의 방식보다 유연하고 빠르고 재밌다. 앞으로 영상의 혁신을 일으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택트 시대를 겪으면서 이러한 새로운 기술이 기존의 스크린을 압도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 스크린을 더 보완하고 강화시키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볼류 매트릭 기술이 VR뿐만 아니라 모바일 AR 등에 쓰이면서 다양한 미디어를 가로질러 진화할 것”이라며 기술과 예술이 함께 융합해서 펼칠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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