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기업으로 퇴사율 낮춘다

허훈영씨의 유럽 기업 체험기

청년 실업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를 벗어나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어렵게 취업을 해서도 4명 중 1명은 적성이 맞지 않아서, 생각했던 직무가 달라서 등의 이유로 1년도 안돼 퇴사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전국 4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의 입사 포기율은 7.6%, 1년 내 퇴사율은 2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OECD가 발표한 1년 미만 근로자 퇴직율 조사 결과 독일(13%), 영국(19%), 캐나다(18%)는 물론 멕시코(21%), 슬로바키아(8%) 보다도 높은 수치이다.

가상실습기업으로 취업 돕고 퇴직율 낮추는 해외 선진국들

해외에서는 이러한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많은 나라에서는 취업 전 기업을 미리 체험해 이해하고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여부를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상실습기업)를 마련해 젊은이들의 취업 적응을 돕고 있다.

유럽 3개국 8개 기업의 업무를 가상으로 체험하고 돌아온 허훈영(외국어대학교 3학년)씨는 "국내에도 많은 실습기업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보였다.

유럽 3개국 8개 기업의 업무를 가상으로 체험하고 돌아온 허훈영(외국어대학교 3학년)씨는 “국내에도 많은 실습기업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보였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번에 가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체계적인 가상실습기업 프로그램이 참 좋더군요. 우리나라에도 많이 확산되었으면 좋겠어요.”

허훈영(한국외국어대학교 3학년)씨는 지난 4월 23일 구글서울캠퍼스에서 열린 ‘글로벌 퓨쳐 리더스 세미나(Global Future Leaders Seminar)’에 참석해 직접 가상실습기업에 참가한 경험담을 공유했다. 그는 잡코리아가 주관한 글로벌 프론티어에 선정되어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3개국 8개 기업 및 대학에서 ‘가상실습기업’을 체험해보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전세계 최초로 개념 도입한 독일과 가장 많은 기업 가진 오스트리아

그가 맨 처음 간 곳은 독일의 유로펜 인터네셔널. 독일은 가상실습기업 개념이 가장 먼저 도입된 나라이다. 독일은 1950년 일자리를 잃은 광부들과 통일 이후 늘어난 실업자들을 재교육 시키기 위해 처음으로 실습기업의 개념이 창안되었다. 허씨는 유로펜, 국가직업교육원, IBC 3곳을 방문했다.

독일의 가상실습기업의 장점은 성인 대상의 실습이 주 교육 내용이기 때문에 학생 뿐만 아니라 장애인, 전업주부,근로 전환을 희망하는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교육을 제공한다는 데 있었다.

맨 처음 가상실습기업 개념이 만들어진 독일에서는 오랜 역사만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맨 처음 가상실습기업 개념이 만들어진 독일에서는 오랜 역사만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두번째로 방문한 오스트리아는 정부 주도하에 체계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장 큰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에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실습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약 900개의 실습기업이 존재한다.

정부가 실습기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강력한 주도 하에서 실습이 이루어지다 보니 중고등학교에는 의무적으로 실습기업 교육 프로그램이 들어가 있다. 때문에 국가 교육 시스템에 맞춰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었다.

허훈영씨는 “정부가 1990년도부터 중고등학교에 정기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해 교육이 되고 있는 만큼 교육 시스템이 국가 교육제도에 맞춰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로 공공 교육프로그램이 된다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실제기업과의 멘토링이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이탈리아

세번째 방문 국가는 이탈리아였다. 허훈영씨는 이탈리아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실습기업과 멘토기업과의 연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었다.

멘토기업과 가상실습기업과의 상호협력을 워낙 잘 되고 있어 실제 멘토 기업으로의 취업도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실제로 이탈리아의 90%이상의 가상실습 기업들은 실제 기업을 ‘멘토 회사’로 삼아 청년들에게 현장감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두카티(Ducati), 람보르기니(Lamborghini), 일리(illy),  라바짜(Lavazza) 등의 글로벌 브랜드 회사들이 대표적인 멘토기업들이다. 이들 회사들은 상당한 금액을 실습기업에 후원하며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약 220여개의 실습기업이 실제 기업과 이러한 관계를 맺으며 청년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크리스티나 센터장은 인터뷰를 통해 "가상기업이기 때문에 더욱 현장감을 높일 수 있는 실제기업과의 멘토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센터장은 인터뷰를 통해 “가상기업이기 때문에 더욱 현장감을 높일 수 있는 실제기업과의 멘토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그는 이탈리아의 가상 실습기업인 ‘Simulimpresa’의 센터장인 크리스티나 크리산(Cristina Crisan)을 인터뷰 한 내용을 소개 했다. 크리스티나 센터장은 “실습 기업은 가상이기 때문에 현실감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실습기업이 실제 기업인들과 활발하게 연계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에 이어 대학에도 방문한 허훈영씨는 학과 이수 과목으로 가상실습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를 조사해왔던 구알디(Gualdi) 볼로냐 대학교 교수를 만나 그가 연구한 결과도 공유했다. 구알디 교수는 14년간 조사한 결과 “참여한 학생 10명 중 8명이 실제기업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허훈영씨는 “국내에서는 군산대학교는 한국최초로 대학 내에 가상실습기업을 3개나 운영하며 군산 내 중소기업과 취업 연계구축을 해나가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하고 “직무 분야가 좁고 자신의 적성을 잘 알지 못하는 문과 계열 학생들에게는 가상실습기업이 꼭 필요하다”며 가상실습기업의 필요성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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