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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과 축구공으로 에너지를 만든다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인류를 지키는 적정기술 (13) 리퍼포스스쿨백과 싸켓

저개발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세대들이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교육을 받아야만 선진 기술을 받아들여 산업을 일으킬 수 있고, 경제도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교육을 받기에는 여러 가지 난관이 앞에 놓여 있다.

그중 하나가 밤이 되면 공부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워낙 소득 수준이 낮다 보니 전기는커녕, 등유로 불을 켜는 것마저 제대로 할 수 있는 가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책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빛이 없는 것이 이들의 현실이다.

아프리카를 포함한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은 빛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NASA

아프리카를 포함한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은 빛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 NASA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적정기술 전문가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학생들이 등하교를 하는 동안 만든 에너지와 열심히 공을 차면서 만든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기술을 통해 오늘도 수많은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이 밤에도 공부를 하고 있다.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에 도움 주는 일석이조 가방

빈부격차가 심하기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빈민가 아이들은 매일 험준한 길을 걸어서 학교를 오간다. 학교가 워낙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해가 뜨기도 전에 집을 나서고, 어둑어둑해질 때야 집에 도착하는 것이 일상이다.

문제는 이 같은 등굣길이나 하굣길에서 크고 작은 위험에 마주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이들은 어두운 길에서 자동차에 치거나 폭행을 당해 매일 세명 정도가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회적 기업인 레타카(Rethaka)가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주는 책가방을 개발했다. 사회적기업가이자 적정기술전문가인 ‘다토 가틀항예(Thato Kgatlhanye)’가 설립한 이 회사는 현재 ‘리퍼포스스쿨백(Repurpose Schoolbags)’이라는 이름의 책가방을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이 책가방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일석이조의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용도 외에 밤이 되면 빛을 제공하여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까지 마련되어 있는 것.

비닐을 재활용하여 만든 리퍼포스스쿨백에는 태양광 패널이 내장되어 있다 Ⓒ Rethaka

비닐을 재활용하여 만든 리퍼포스스쿨백에는 태양광 패널이 내장되어 있다 Ⓒ Rethaka

리퍼포스스쿨백은 얼핏 보기에 보통의 다른 가방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가방의 전면에 동그란 유리가 붙어 있는 정도다.

하지만 이 유리야말로 리퍼포스스쿨백만의 특징이 담겨 있는 부분이다. 바로 햇빛을 받아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솔라 패널과 이를 빛으로 만들어 주는 전등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리퍼포스스쿨백을 매고 학교에 오가는 동안, 햇빛을 받은 솔라패널에서는 전기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전등을 밝혀주면서 등하굣길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표시등 역할을 해준다.

또한 남은 전기는 배터리에 저장되어 최대 12시간 동안 전등의 불빛을 밝힐 수 있는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도 가방에서 나오는 빛으로 공부를 계속할 수 있다.

리퍼포스스쿨백이 더 놀라운 점은 버려진 비닐봉지를 재활용하여 만들어지는 친환경·재활용 제품이라는 점이다. 버려진 비닐봉지를 수거하여 세척한 뒤 가방을 만들 수 있는 직물 형태로 가공한 뒤, 재봉사의 손을 거치면 어엿한 가방으로 재탄생 된다.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빛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회적기업이 가방으로 저개발 국가 아이들에게 빛을 제공하고 있다면, 미국의 사회적기업은 축구공으로 스포츠의 재미와 함께 빛을 안겨주고 있다.

언차티드플레이(Uncharted Play)는 미 하버드대의 학생들이 설립한 사회적기업이다. ‘미지의 놀거리’라는 의미의 상호답게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된 적정기술 제품을 개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가 최근 선보인 축구공은 스포츠용품과 전력 생성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제품으로서, 저개발 국가들의 전력 부족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뜻에서 개발되었다. 싸켓(SOCCKET)이란 이름은 축구의 ‘Soccer’와 플러그를 꼽는 전기 장치인 ‘Socket’를 합한 조합어다.

언차티드플레이사의 공동창업자인 ‘제시카 매튜(Jessica Matthews)’와 ‘줄리아 실버먼(Julia Silverman)’은 전 세계에 가장 널리 보급되고 즐기는 운동이 축구라는 점에 착안하여 전력을 생성할 수 있는 축구공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충전 배터리가 내장된 축구공으로 밤에도 불을 밝힌 채 공부를 할 수 있다  Ⓒ Uncharted Play

충전 배터리가 내장된 축구공으로 밤에도 불을 밝힌 채 공부할 수 있다 Ⓒ Uncharted Play

매튜 CEO는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빠르게 회전하는 자기장 안에서 발생되는 전기를 모아둔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라고 밝히며 “이 회전력에 의한 전기 발생에 대한 아이디어를 축구공에 적용하여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게 만든 것”이라고 소개했다.

회사가 공개한 축구공의 구조를 살펴보면, 공 내부에 진동을 감지하는 센서와 하이브리드형 발전 디바이스가 탑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공을 찰 때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고, 이렇게 발생한 전기에너지가 발전 디바이스를 통해 축구공 안에 축적되는 것이다.

또한 하얀 축구공 외부에 일부분만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이 바로 전기 콘센트가 내장되어 있는 곳이다. 여기에 플러그를 꼽으면 축구공이 배터리가 되어 전력 사용량이 많지 않은 전자제품 정도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전기 콘센트에 전등을 꼽으면 캄캄한 밤에도 책을 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라디오를 듣거나, 식수를 살균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캄캄한 밤에 화장실 가기를 겁내는 어린이들을 위해 가로등 역할도 해줄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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